▶ 마이크로소프트 등 대대적 투자 나서… 캐나다도 적극 호응
▶ 두 도시 간 초고속전철 건설 논의 밴쿠버의 살인적 주택가격은 걸림돌

시애틀 다운타운의 아마존 캠퍼스 전경. 시애틀과 밴쿠버의 정치인들과 학자, 테크 관계자들은 두 도시를 보다 긴밀하게 연결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뉴욕타임스>
<밴쿠버, 브리티시 콜럼비아> 시애틀과 밴쿠버는 출생 후 헤어진 이란성 쌍둥이 같다. 두 도시 모두 태평양 연안 북서지역의 대단히 붐비는, 그러면서도 화경친화적인 도시들이다. 일년 중 많은 기간 날씨가 우울하지만 인근에 스키 슬로프들과 카약 등을 즐길 수 있는 곳이 많고 특히 여름은 아름답다. 하지만 이처럼 문화적으로나 지리적으로 유사함에도 두 도시 사이의 140마일의 체증이 극심한 도로들은 이런 정체성보다 더 멀리 두 도시를 떼어 놓고 있다. 현재 정치인들과 학자들, 그리고 테크 관계자들은 두 도시를 더욱 가까이 이어줄 수 있는 방안들을 찾고 있다. 북미지역에서 경제가 가장 활성화 된 지역의 성장세를 지속하겠다는 목표에서다. 브리티시 콜럼비아의 크리스티 클락 수상은 한 인터뷰에서“밴쿠버는 캘거리와 몬트리올, 토론토 같은 캐나다 도시들보다 시애틀과 더 유사점이 많다”며“우리는 이런 문화적 공통점을 최대한 활용하려고 싶다”고 말했다.
이 지역의 캐스케이드 산맥에서 이름을 따 ‘캐스캐디아 이노베이션 코리도’라고 명명된 이들의 거대한 비전이 현실화 될지는 두고 봐야 하지만 국경을 사이에 둔 두 도시 지도자들은 더욱 가까워질 분명한 동기들을 갖고 있다. 미국의 테크 아이콘인 마이크로소프트는 글로벌 인재 수요에 따라 밴쿠버 지역 사무실을 대폭 확장하고 있다. 이런 움직임은 캐나다의 이민정책이 다른 국가들보다 더 유화적인 것에도 기인한다.
밴쿠버 또한 상대적으로 취약한 캐나다 테크놀러지 기업들의 기반을 확대시켜줄 미래의 기업가들을 키워내기 위해 미국 테크놀러지 기업들 유치가 절실한 상황이다. 하지만 어질할 정도로 치솟은 밴쿠버의 주택가격이 장애물이 되고 있다. 밴쿠버 메트로폴리탄 지역 단독주택의 지난 8월 중간가격은 140만 캐나다달러(미화 106만달러)이다. 이는 1년 전과 비교할 때 27.8%나 폭등한 것이다. 샌프란시스코 지역 단독주책 중간가격은 이보다 낮은 84만8,000달러이다.
그러나 테크 관련 기업 근로자들의 중간소득은 샌프란시스코가 11만2,000달러인데 반해 밴쿠버는 4만9,000달러가 채 되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캐나다 달러 약세로 미화 소득이 더욱 떨어졌다고 밝힌다. 밴쿠버 사이먼 프레이저 대학의 시티 프로그램 디렉터인 앤디 얀은 “우리는 리노와 내시빌 중간 정도의 소득 수준이면서도 샌프란시스코에 해당하는 주택가격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밴쿠버 다운타운 언저리를 둘러보면 시애틀과 밴쿠버 간에 경제적 관계가 증진되고 있음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유리와 철강으로 지어진 사각 건물 밑에는 시애틀의 상징인 노스트롬 백화점이 들어서 있고 그 위에는 커다란 간판을 부착한 마이크로소프트 사무실이 입주해 있다. 이 건물은 한 블록 전체를 차지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 6월 문을 연 밴쿠버 새 사무실에 1억2,000만달러를 투자했다. 그리고 매년 임금과 운영비로 9,000만달러를 사용할 계획이다. 밴쿠버에서만 750명을 신규 채용할 계획도 갖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캐나다 투자를 늘리기로 한 데는 개방적인 이민정책이 한몫했다고 마이크로소프트 브랫 스미스 사장을 밝혔다. 마이크로소프트를 비롯한 미국기업들은 미국의 교육시스템이 필요한 만큼의 컴퓨터 전공자들은 배출해 내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해 왔다. 중국이나 인도 등지의 인력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보스턴 컨설팅 그룹에 따르면 미국 내 외국 근로자들은 비자를 받는 데 캐나다 내 외국 근로자들보다 3배나 긴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다. 또 도널드 트럼프의 등장은 미국의 이민정책과 관련한 불확실성을 증폭시켰다고 스미스는 지적했다.
지난 달 양 도시의 관계자들은 밴쿠버에 모여 어떻게 하면 두 도시 사이에 인력과 자본, 아이디어의 흐름을 더욱 원활히 할 것인가를 놓고 토론을 벌였다. 캐스캐디아 컨퍼런스에서 클락 수상과 제이 인슬리 워싱턴 주지사는 브리티시 콜럼비아 대학과 워싱턴 대학 간의 연구 교류 증진 등을 포함한 협력 강화 협정에 서명했다. 마이크로소프트 빌 게이츠 등도 참석해 글로벌화와 교육 등에 관해 연설했다.
두 도시 간 교통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들 가운데 하나는 초고속 전철 건설안이다. 시속 200마일 이상 속도로 달리는 전철은 두 도시를 57분 안에 연결한다. 자동차로는 보통 4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하지만 300억달러 이상 될 것으로 예상되는 예산안에 관해서는 아무런 구체적 게획도 나오지 않고 있다.
시애틀의 테크 관계자들은 이보다 비용이 덜 드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시애틀에서 캐나다 국경에 이르는 5번 프리웨이에 무인차량 전용차선을 만들자는 것이다. 아직도 해결해야 할 난제가 많은 이 방안은 실시된다 해도 출퇴근 소요시간을 크게 줄여주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탑승자는 영화를 보거나 일을 하면서 좀 더 편히 출퇴근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임업과 해양수송에 뿌리를 둔 밴쿠버 경제는 최근 영화와 비디오 게임 산업 등으로 점차 다변화돼 왔다. 소셜미디어 툴을 만드는 훗스윗(hootsuite)이 창업되면서 10억덜러 이상 가치가 되는 신생 테크기업을 뜻하는 ‘유니콘’도 갖게 됐다. 그러나 테크 업계에서 밴쿠버의 존재감은 미미하다. 지난 10년 간 이 지역 테크 창업기업에 흘러들어간 투자액은 17억8,000만달러로 시애틀의 89억달러와 크게 비교된다.
여전히 가장 큰 걸림돌은 주택가격이다. 주택시장은 밴쿠버의 전반적 경제와 따로 논다. 밴쿠버는 홍콩과 시드니에 이어 세계에서 3번째로 주택을 부담하기 힘든 도시로 꼽힌다. 하지만 최근 진정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고무적이다. 주택거래가 많이 줄었고 가격 상승도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모바일 앱 개발자들을 위한 툴 생산업체인 밴쿠버 소재 버디빌드의 경영자인 데니스 필라리노스는 높은 주택가격도 좁은 방을 룸메이트와 같이 쓰기 꺼리지 않는 젊은 직원들에게는 별 문제가 되지 않지만 가족과 함께 이주해야 하는 간부들에게는 걸림돌이 된다며 이 때문에 인력 확보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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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 본사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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