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군살 빼기’ ‘유가 안정세’로 캐시플로우 개선 전망
▶ 배럴 당 60달러 넘을 경우‘대박’ 장기적 석유수요 예측도 긍정적

셰브론이 호주에서 진행 중인 고르곤 천연가스 프로젝트 현장. <뉴욕타임스>
지난 2년 사이 원유가격이 급속히 하락하고 이에 따라 배당금 감소와 대규모 실직 등의 사태가 일어났음에도 대형 석유회사들은 원유 생산량 감소와 수익 감소에 적절히 대처할 수 있음을 다시 한 번 보여주고 있다. 2016년 한 해 동안 유가가 배럴 당 40~50달러 선을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유가가 지금처럼 안정세를 지속한다면 대형 석유회사들은 다시 살아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하고 있다.
모건 스탠리의 에퀴티 분석가인 에반 칼리오는 “헝거 게임 같은 분위기가 지속되고 있다. 그런 가운데서도 대형 석유회사들은 어떻게 더 효율적이 될 수 있는지를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2년 전만 해도 유가가 이처럼 떨어질 줄은 아무도 몰랐다. 충격적이었다. 이에 많은 사람들이 놀랐음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덧붙였다.
그 과정은 쉽지 않았다. 지난 12개월 사이에 원유 시추업체들은 미국에서만 2만명을 감원했다. 모건 스탠리는 금년도 막바지의 미국 내 원유생산량은 산량은 시작 때보다 50만 배럴 가량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멕시코만 같은 곳의 심해 원유시추는 크게 축소됐으며 이런 현상은 전 세계적으로도 마찬가지다.
미국의 경우 한때 프래킹 원유 시추로 경제 자체가 바뀔 정도로 경기가 뜨거웠던 노스 다코다는 급속히 냉각된 상태다. 공격적으로 새로운 유정을 찾았던 개별 기업들은 크게 고전하고 있다. 코노코필립스의 경우 배당금을 줄일 수밖에 없었을 뿐 아니라 탐사와 생산 관련 예산도 100억달러 이상 깎은 상태다. 지난 2014년 말 이후 이 회사의 주가는 주당 70달러 이상에서 현재는 40달러로 떨어진 상태다.
하지만 유가가 40달러 이상을 계속 유지할 경우 미국의 대형 석유회사들의 배당금과 주가는 안정세를 지속할 수 있다. 만약 배럴 당 50달러를 넘어 60달러까지 도달한다면 이들 회사들은 기나긴 침체에서 벗어나 다시 기지개를 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뉴저지 소재 리서치 기업인 코너스톤 어낼리틱스의 대표인 석유전문가 마이클 로스맨은 “살아남는 자가 승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대형 탐사 프로젝트들이 많이 취소되면서 현재 추진되고 있는 프로젝트들에 소요되는 비용은 상당히 떨어진 상태이다. 철강과 시추공, 그리고 다른 서비스에 들어가는 비용들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규모의 경제’에서 유리한 위치에 있는 대형 석유회사들은 이런 상황을 활용해 수익을 높일 수 있다. 골드만 삭스에서 북미지역 원유업계를 분석하고 있는 닐 메타는 “자본 지출이 크게 줄었으며 대형 업체들은 이미 군살을 많이 뺀 상태”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미 큰 지출을 해 놓은 상태이기 때문에 향후 캐시플로우 면에서 크게 나아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예를 들어 셰브론이 호주에서 벌여온 대형 고르곤 천연가스 프로젝트에는 당초 예상인 370억달러보다 훨씬 더 많은 500억달러의 돈이 소요되고 있다. 그러나 고르곤의 생산이 마침내 늘어나기 시작하면서 셰브론의 재정상황은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과 한국의 소비자들은 이곳에서 생산된 천연가스의 도착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JP모건의 분석가인 필 그레시는 “내년이나 2018년은 셰브론에게 변곡점이 될 것”이라며 고르곤 프로젝트는 거의 마무리 단계이며 이 회사의 캐시플로우가 좋아지면서 배당금 또한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만약 유가가 다시 떨어지거나 현재 수준이 배럴 당 50달러에서 움직이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 배럴 당 40달러 맡으로 떨어진다면 현 배당금을 유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메타는 말했다. 그는 “50달러 정도라면 미국 기업들은 견뎌낼 수 있겠지만 유럽 기업들은 어려울지도 모른다”며 “60달러 선이 되면 모두가 배당금을 무난하게 유지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석유업계의 장기적인 트렌드도 낙관적 분석에 힘을 실어준다. 환경변화에 따라 많은 국가들이 화석연료 의존도를 줄이려하고 있지만 석우에 대한 전 지구적 수요는 여전하다. 메타는 2017년부터 2020년 사이에 전 세계적인 원유 수요는 지금보다 하루 100만배럴 정도 더 늘어나 유가는 배럴 당 50~60달러 사이에서 거래될 것이라 내다보면서 “경제적인 지위를 높이려는 국가들이 많으며 이는 석유 수요의 증가를 의미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중국은 새로운 운전자들이 급증하면서 원유 수요 또한 크게 늘고 있다. 인도 역시 중산층 확대로 석유를 비롯한 에너지에 대한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디트로이트는 말할 것도 없고 미국 운전자들 또한 가솔린을 많이 먹는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이나 대형차량에 대한 수요가 높다. 이와 함께 러시아와 중동 산유국들은 2014년과 2015년 유가 폭락 사태 후 유가 안정을 위한 협력 의지를 보이고 있다.
그렇지만 유가가 다시 상승하거나 현 수준을 게속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 단언하기는 힘들다. 2년여 전 원유는 배럴당 100달러 이상에 거래됐다. 당시 전문가들과 석유회사 관계자들은 폭락사태가 오리라는 걸 전혀 눈치 채지 못하고 있었다. 석유회사들은 열심히 돈을 차입해 빠르게 시추를 했다. 폭락의 여파로 군소 회사들은 파산했다. 그러나 대형 업체들은 이런 상황을 최대한 이용해 파산업체들의 자산을 싸게 사들이거나 아예 회사를 인수했다.
다시 유가가 떨어져도 원유생산과 정유, 화학, 그리고 소매체인들을 두루 갖고 있는 대형 석유회사들은 군소기업들보다 훨씬 강한 경쟁력을 갖는다고 로스맨은 말했다. 로스맨은 “밑으로 주유소들까지 소유하고 있는 대형 기업들은 유리할 수밖에 없다”며 “주유소들이 가솔린보다 맥주와 담배를 팔아 더 큰 수익을 올린다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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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 본사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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