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근무시간 재조정에 불만… 전국 곳곳서 파업·시위 나서
▶ “오버타임 줄고 노동강도 더 세져”, 중국 정부는 역풍 우려 거리두기

20년 전 중국에서 처음 문을 연 셴젠의 월마트. 월마트 직원들은 현재 열악한 노동조건에 항의하는 쟁의를 벌이고 있다. <뉴욕타임스>
<셴젠> 원 베드룸 아파트에서 왕시슈라는 이름의 월마트 해고 노동자는 전화기에 매달려 수많은 노동자들에게 자신의 메시지를 전하면서 다음 움직임을 조직했다. 지난 수개월 동안 왕(56)은 중국 내 월마트를 상대로 한 대규모 항의 운동을 조직화 하는데 노력을 쏟아 왔다. 스트라이크는 중국 남부지역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일어났다. 또 북부지역에서도 보이콧이 계속됐다.
그리고 20년 전 중국에서 처음으로 월마트가 문을 연 이곳 셴젠에서는 노동자들이 체불임금 지급을 요구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왕은 굵은 바리톤 목소리로 “우리는 눈덩이 효과를 기대한다. 다음에 어떤 행동을 취해야 할지 모두가 알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중국 경제가 둔화되면서 파업과 노동시위는 전국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대부분 단일 공장이니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것이다. 중국 정부는 노동운동가들을 구금하고 검열을 강화하는 등 이런 움직임에 적극 대처해 왔다.
하지만 중국 내에 400개 이상의 스토어를 가진 월마트를 상대로 한 노동운동에 대처하는 패턴은 다르다. 노동자들이 공산당이 통제하는 관제노조를 우회해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노동운동을 조직화하고 있지만 당국은 이를 방관하고 있다. 월마트 노동자들은 주먹을 치켜 올리며 “노동자들이여, 일어나라”고 구호를 외친다. 지역 관리들에게는 애국심으로 호소한다. 온라인에는 기업주들과 꼭두각시 노조에 대한 장문의 비판 글을 올린다.
그럼으로써 세계에서 제일 큰 소매체인의 노동자들은 중국 정부를 불편한 처지로 몰아넣고 있다. 노동자를 보호해야 한다는 마르크스주의를 공개적으로 시험하고 있는 것이다. 폴란드에서 솔리대리티 운동이 공산정부 전복을 가져온 이후 중국 정부는 전국적 노동운동의 출현을 경계해 왔다. 그래서 지역별 산업별로 노조를 억눌러 왔다.
하지만 노동자들이 저임금과 새로운 근무 스케줄을 비판하고 있는 월마트의 경우는 주저하고 있다. 중국 내 월마트 직원의 5분의 1에 해당하는 2만여명은 왕과 인기 있는 앱인 위챗이 만든 만든 메시징 그룹에 가입했다. 이 포럼을 통해 이들은 회사의 정책에 분통을 터뜨리고 시위 슬로건을 공유한다. 또 시위 효과를 최대화하기 위한 계획을 논의한다.
전직 월마트 고객서비스 직원으로 두 번이나 해고된 적이 있는 왕은 손주들을 돌보고 전국 노동자들과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 왕은 “저들의 행위는 비인간적”이라며 “월마트가 예전의 회사로 돌아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코넬 대학의 노동문제 전문가인 일라이 프리드만 교수는 “월마트 운동은 중국 경제의 민간부문에서 일어난 독립적인 노동운동 가운데 가장 지속적이고 광범위하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역풍을 우려해 거리를 두고 있다. 또 중국 내 민족주의가 고개를 들고 있는 가운운대 미국의 대표적 기업을 두둔한다는 인상을 주지 않으려 하고 있다. 하지만 거의 아무 것도 하지 않음으로써 중국 정부는 그동안 이런 운동에 무관심했던 다른 소매체인 노동자들을 부추길지도 모르는 위험을 안고 있다. 이미 차이나 유니컴 같은 대기업들의 직원들은 처벌을 피하면서 비슷한 전술을 사용한 바 있다.
특히 소매분야는 노동운동의 온상이 되고 있다. 중국 정부는 경제의 중심을 제조업에서 서비스업으로 전환하려 하고 있다. 하지만 식당과 호텔, 그리고 상점들의 일자리는 대부분 저임금이다. 지난 7월부터 9월까지 서비스 기업 124개에서 파업이나 항의 시위가 있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두 배가 늘어난 것이다.
중국 기업법은 노조결성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대부분 경영진에 의해 통제된다. 그리고 기업들은 노조를 직원들의 노동운동을 규제하는데 이용한다. 노동 쟁의를 막기 위해 일부 기업들은 체불 임금과 보너스 등을 지급하기도 한다.
하지만 다른 기업들은 노동운동으로 값비싼 양보를 해야 할지 모른다는 우려에 강경책을 쓰기도 한다. 주동자들을 강력히 처벌하는 것이다. 월마트의 경우 주도적인 노동자들은 임금인상이 안되거나 업무 재배치 등의 불이익을 당했다. 그리고 어떤 경우는 해고되기도 했다.
종샨의 한 월마트 스토어에서는 한 노조 주동 여성이 이에 대한 보복으로 화장실안에서 사진 촬영을 당하기도 했다. 그녀는 추가 보복을 두려워 해 자신의 이름을 밝히지 말아줄 것을 당부했다.
대부분의 불만은 월마트가 직원들에게 근무 유연성을 준다며 지난 여름부터 시행하고 있는 근무시간 재조정에서 비롯되고 있다. 직원들은 이로 인해 오버타임이 줄어들고 근무 시프트가 지나치게 긴 경우도 많다고 불평한다. 일부 직원들은 새로운 계약에 강제로 서명하가도 했다고 주장했다.
월마트는 직원들을 불공평하게 대우한 적이 없다며 이를 부인했다. 월마트 대변인은 대다수 직원들은 새로운 근무 시스템을 지지하고 있다며 원할 경우 옛날 스케줄을 계속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변인은 성명서를 통해 “직원들은 우리에게 아주 소중한 자산”이라고 밝혔다.
월마트는 전 세계적으로 노조화에 저항해 왔다. 하지만 지난 2006년 중국 정부는 공산당이 통제하는 전 중국 노조연합 지부를 설치하도록 강제했다. 중국 정부는 외국 기업들에 노조를 허용하도록 압력을 행사하고 있다.
하지만 월마트 노조들은 대부분 스토어 매니저들의 통제하에 있다. 노조 간부들은 직원들의 불만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를 놓고 다른 입장들을 보이고 있다. 광동성 노조 간부들은 월마트가 새로운 근무 스케줄을 시행하면서 정부 승인을 받지 않은 사실을 비판하고 있다. 하지만 노동자들을 위한 보다 강력한 조치들은 취하지 않고 있월마트 노조운동가들은 시진핑 주석의 이상과 노동자들을 보호해 온 중국 공산당의 역사를 거론한다. 전문가들은 이런 운동이 월마트 같은 외국기업들의 영향력을 좀 더 규제해야 한다고 여기는 일부 관료들의 믿음에 의해 도움을 받고 있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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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The New York Times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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