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금리시대 개막’ 배경과 영향은 - 지속적인 고용호조가 가장 큰 밑거름
▶ 은퇴자·예금자‘희소식 ‘대출자는 ‘부담’ 자동차·주택시장·신용카드 위축 불가피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14일 예상했던대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갖고 기준금리를 0.50%∼0.75%로 올리는 금리 인상 조치를 단행했다. 이날 뉴욕증시는 금리가 내년에 예상보다 빠르게 인상될 것이라는 소식에 3개 지수가 일제히 하락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 전광판에 FRB의 금리 소식이 보도되고 있다.
연방 기준금리가 14일 1년만에 0.25%포인트 또 오르고 내년 추가 인상이 예고되면서 시장의 관심은 이번 인상 배경과 속도에 쏠리고 있다. 경제 전문가들은 이미 1년 전부터 예고된 금리인상이 이제서야 이뤄진 것이라며 고용시장 안정이 연준에 힘을 실어줬다고 보고 있다.
거시경제 전반의 확연한 확장세가 가장 분명한 인상의 원인이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탄생이‘인플레이션 파이터’인 FRB(연방준비제도이사회)를 자극해 액션을 취하게 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내년 2월 트럼프 정부 출범을 계기로 지난 1년간의 워밍업을 끝마친 FRB가 본격적인 금리인상기로 접어들 것이란 전망 가운데 경제 주체별로 이해득실을 따지는데 분주하다.
■예견된 인상, 고용시장이 견인
이번 금리인상은 이미 충분히 예고된 측면이 컸다. 재닛 옐런 FRB 의장은 지난달 17일 열린 상하원 합동경제위원회 청문회에서 “금리 인상이 비교적 이른 시점에 적절하게 이뤄질 수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며 연말 인상을 예고했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지난달 회의록에서도 FRB 내부에서 연내에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조성됐음이 드러났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그룹이 국채선물 가격 동향을 바탕으로 산출하는 12월 기준금리 인상 확률은 지난달 90%를 넘어서기 시작했고 이날 금리인상 결정 발표 직전에 92.9%까지 치솟았다.
올해 들어 시기별로 인상이 이뤄질 것이란 당초 전망과 달리 연초부터 중국발 금융위기, 유럽의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쇼크, 미국의 대선 등 글로벌 악재와 대형 이슈들이 터져나오며 금리인상이 피일차일 미뤄진 게 사실이다. 그러나 지난달 대선에서 대규모 재정정책을 주요 공약으로 한 트럼프 당선인이 탄생하면서 연준도 고민만 거듭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옐런 의장은 물가안정과 함께 통화정책의 주요한 두 가지 기준인 고용동향에 집중하는 일종의 승부수를 던졌다. 고용 회복이 일반 미국인의 소비 여력을 키우고 그로 인해 발생한 소비 증가가 물가상승으로 이어진다는 논리인데 고용 호조가 재개되면서 이번 금리인상의 기초가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추가 인상 속도 빨라질 듯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두번째로 기준금리가 오르고 내년에 3차례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양은 정해졌고 이제 속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차기 행정부의 경제정책이 통화정책에 영향을 미칠 가장 큰 변수라는데 이견이 없는 상태다.
트럼프 행정부는 감세정책과 더불어 인프라 투자를 중심으로 한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시행할 전망이다. 이런 기대감에 대선이 끝난 직후부터 주가와 달러화, 국채는 강력한 동반 상승세를 보였다.
FOMC 참석자들이 내다보는 예상 금리수준인 ‘점도표’만 봐도 가장 많은 6명의 위원들이 내년 말 예상 금리로 1.25~1.50%를 제시하면서 금리인상에 속도를 더할 것으로 전망했다. 월스트릿저널(WSJ)이 금융시장 분석가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이날 인상을 포함해 내년 말까지 4차례 인상이 점쳐졌다.
다만 미국의 경제 체력이 빠른 금리인상 속도를 감당할 수 있을지는 아직은 미지수다. 이날 발표된 11월 산업생산이 0.4% 감소한 점은 제조업이 여전히 불황에서 벗어나지 못한 시그널로 해석되고 채권금리 상승이 실물경기 위축으로 직결되지 않을지 여부는 통화당국은 물론, 트럼프 행정부까지 주목하는 점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국내외 경제 상황에서 돌발악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난해 12월 9년만에 금리인상 뒤 대다수 경제전문가는 올해 분기별로 한번씩 추가 인상을 예견했지만 갖가지 글로벌 악재가 터지면서 피일차일 미뤄졌다.
■예금자, 은퇴자, 구직자 희소식
사상 최장 기간 ‘제로 금리’ 기간이 이어지면서 미국인들은 저축을 통한 이익을 얻을 길이 없었지만 1년 새 2차례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소폭이나마 상황이 나아질 길이 열렸다. 이와 관련, CNN머니는 이날 보도를 통해 “한두번의 인상으로는 불충분하지만 내년 추가로 점진적인 인상이 이뤄지면 예금금리가 오르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자 수입에 의존해 사는 은퇴자에게도 희소식이지만 본격적인 이익을 보기까지는 다소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금리가 올라도 은행들이 예금 금리를 가까운 시일 내 올릴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이유다. 뱅크레이트의 그렉 맥브라이드 수석 애널리스트는 “그동안의 제로 금리는 은행의 마진율을 낮춰온 결정적 원인이었다”며 “은행도 ‘숨 돌릴 곳’을 만들고 싶어하기 때문에 기준금리가 오르더라도 은행들이 이를 따라가기는 머뭇거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구직자들에게도 금리인상은 굿뉴스로 보인다. CNN머니는 올해 약 200만개의 일자리가 만들어져 실업률이 2007년 이후 최저치인 4.6%까지 떨어진 가운데 기준금리 인상의 강력한 동력이 된 이같은 고용시장 현황이 금리인상 이후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신용카드, 모기지, 오토론 대출자에 부담
각종 대출을 끼고 있는 경우라면 즉각적인 부담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일례로 기준금리가 오르면 크레딧 카드사들은 45일 이내에 이자율을 올린다는 통계가 있다.
로우카드닷컴의 빌 하데코프 회장은 “크레딧 카드는 그 다양함 만큼 상이한 금리 체계를 갖고 있지만 기준금리 인상에는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무서운 공통점이 있다”며 “미리 밸런스를 조정해 두는 등 이자율 상승의 충격파에 대비해 할 것”이라고 말했다.
모기지나 오토론도 이자율 상승이 불가피하다. 통상 국채 10년물 금리와 연동해서 움직이는 이들 상품의 기본금리는 대선 이전 1.75% 수준에서 움직이던 것이 꾸준히 오른 뒤 이날 연준의 결정 이후 2.53%까지 상승했다.
자동차 금융 이자율 상승이 예고되면서 자동차 소비 시장에도 불똥이 튈까 우려된다. 시장조사업체 JD파워는 오토론 이자율이 0.5%포인트 오르면 연간 15만대 가량의 차량 수요가 감소할 것으로 추정한 바 있다.
웬만한 가정이 갖고 있는 모기지나 자동차 할부금 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주택이나 고가의 내구재 소비 시장도 위축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질로우닷컴의 에린 란츠 모기지 부문 부사장은 “5~7년의 재융자가 3.00~3.25% 정도로 이자율이 오르는 등 전반적인 이자률 상승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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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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