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1일 텍사스주의 휴스턴에서 개최된 전국체전 출전 대표팀 선발을 위한 미주지역 축구대회에서 워싱턴팀이 관련된 폭력사태가 발생,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이날 사고는 오전 10시 조지부시 공원에서 벌어진 토너먼트 B조 첫 경기 워싱턴의 태극팀과 뉴저지간의 시합에서 일어났다.
현지 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후반 10분경 주심이 4대0으로 지고 있던 워싱턴 태극팀의 한 선수에 파울을 선언, 페널티킥을 주자 판정에 불만을 품은 태극팀 선수들이 이의를 제기하면서 발단됐다.
거세게 항의하는 태극팀 선수들에게 주심인 미국인 빌 지머씨(Bill Zimmer)가『자꾸 항의하면 퇴장시키겠다』고 경고하자 이에 격분한 한 선수가 빌 주심에게 주먹을 휘둘렀다.
오른손 주먹에 얼굴 아래쪽을 맞은 빌씨는 턱부분이 2인치 가량 찢어져 피가 흘러나오는 부상을 입고 인근 병원으로 향했으며 다행히 상처가 심하지 않았던지 다음날 결승 경기를 관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폭행사고를 일으킨 태극팀은 곧바로 몰수패를 당했으며 빌씨에게 주먹질을 한 멧 팽 선수(31. 한국명 팽준태)는 미주체전에 3년간 출전정지를 당하는 징계를 받았다.
20년 가까운 창단 역사를 지닌 태극(단장 최정현)은 금년 봉황기 대회 우승, 평통회장배에서 준우승하는 등 워싱턴 지역에서 최강팀의 하나로 꼽혀온 팀. 그리고 이번 대회 참가는 워싱턴 대표팀 자격이 아닌 개별팀 자격으로 출전했다.
문효택 워싱턴축구협회 사무총장은『대회 개최 연락을 너무 늦게 받아 대표팀을 구성할 시간적 여유가 없는데다 참가 경비 마련도 힘들어 참가를 포기했으나 태극팀이 출전 의사를 밝혀와 개인 자격으로 출전케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지 신문의 보도와 달리 경기에 참가한 태극팀 관계자들은 심판 구타의 잘못은 인정하나 그 과정에 억울한 측면이 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신상용 감독은『태극이 리드하는 게임이었다. 근데 후반전에만 페널티킥을 4개나 줬다. 선수들이 화가 나있는 상태에서 주심이 다시 에릭이란 선수에게 퇴장명령을 내렸다. 본부에 심판 교체를 요구하며 항의하니 주심이‘코리언들은 축구도 못하면서 컴플레인만 한다’고 말했다. 그 말을 듣고 화를 참지못한 팽 선수가 그만 일을 저질렀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신 감독은 이어『구타는 분명 잘못한 것이나 주심의 발언은 인종차별적인 언사였으며 12살짜리 여자아이가 선심을 볼 정도로 심판들의 수준이 낮았다』고 주장했다.
애틀랜타, 오클라호마, 뉴저지, 시애틀, 오렌지 카운티, 실리콘 밸리, 오레곤, 휴스턴등 9개 지역 대표팀들이 출전, 이틀동안 경기를 치른 미주지역 축구대회는 워싱턴 팀의 심판 폭행외에도 포틀랜드주 오레곤과 캘리포니아주 오렌지 카운티간 경기에서 심판 판정에 불만을 품은 오레곤 선수들이 각목을 휘두르며 본부석 천막을 부서버리는 등 경기장 폭력으로 얼룩진 대회였다.
주최측의 원활치 못한 운영으로 엉망이 된 이번 대회의 우승컵은 애틀랜타팀이 차지했다. 첫 경기서 몰수게임을 당한 태극팀은 2차전 시애틀과의 경기에서도 2대0으로 이기고 있다가 심판의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몰수패를 당했다.
뒤늦게 이번 사태를 접한 워싱턴축구협회(회장 조성걸)는 조만간 대책회의를 소집, 정확한 진상을 파악한 후 대응책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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