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포사회와는 별로 관계를 갖고 있지 않은 코리아 소사이어티가 지난 김대중 대통령의 뉴욕방문시 가진 연례만찬은 그 어느 때 보다도 규모가 크고 뜻깊은 행사였다고 보여진다. 이 행사는 본래 지난 봄 김대통령의 뉴욕 방문때 예정됐다가 미뤄진 것으로 알려지는데 이번 행사는 성황을 이룬 가운데 성대히 치러져 한국의 새로운 모습과 김 대통령의 파워를 미국인들에게 다시 한번 과시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던 것 같다.
평소 동포들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코리아 소사이어티 입장에서도 조직의 근본 취지 및 활동, 역할을 차제에 한국과 미국사회에 알릴 수 있는 더할 수 없이 좋은 계기가 아니었나 싶다. 우선 이 행사에는 참석한 인원만도 한국인 500명과 미국인 250명 등 750여명에 달하는 규모였다. 행사에 걸맞게 참석한 사람들은 아시안, 제팬 소사이어티 회장을 위시한 미 정치계의 저명인사, 월 스트릿의 골드만 삭스, 리만 브라더스의 CEO들을한국사회에서는 평소에 코리아 소사이어티를 후원해온 한인사회 인사를 비롯, 본보 장재민 회장 및 김영만 코참 회장 등 한국계 미국현지법인 사장들이 총망라, 그야말로 한인사회에선 전례 없던 최대의 행사였다고 할 수 있다.
미국사회와 평소 친숙한 관계를 맺고 있던 한국계 리더들과 미국의 진짜 리더들이 한 자리에서 격의 없이 대화를 나누고 친교를 할 수 있었던 한판의 격조 있는 만남의 자리였다.
미국인과 한국인이 넉넉하게 만나 회포를 푼 이날 행사는 한마디로 한 미 간의 관계를 더욱 가깝게 하는 한인사회 유일무이한 행사요, 특별한 만남의 자리였다고 평가된다.
더욱 특별한 것은 김대통령이 오랜 투쟁 끝에 얻은 참 민주화를 지구상의 온 세계가 주시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렇지 않아도 지난 3년 IMF로 극심한 경제난을 잘 극복한 시기에 이런 행사를 한 것은 한국이 민주화의 대열에 진입해 세계의 정상 반열로 들어가는 하나의 상징으로 보인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점이다. 이 자리에는 특히 김대중 대통령과 그와 가장 밀접한 관계에 있는 지미 카터 전 대통령과 닉슨 대통령 당시 헨리 키신저 국방장관, 한때 한국의 주한 미대사로 있으면서 한국은 물론, 김대통령과 가까이 지냈던 도널드 그레그 현 아시아 소사이어티 회장 등이 동석, 이날 행사의 의미와 격을 더욱 높였다.
김대통령의 재야시절 그의 든든한 지원세력이었을 뿐 아니라 대북 정책에 있어 포용정책으로 김대통령과 보조를 같이하고 미국 정치인으로서는 유일하게 한국 민주화에 문을 여는데 가장 많이 기여한 카터 대통령, 핑퐁외교의 선두주자로 중국의 죽의 장막을 최초로 열게 해 한반도 세계화의 물꼬를 트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키신저의 모습은 더욱 돋보였다.
CIA출신으로 부시 부통령 안보특보로 동북아시아 및 한국문제 전문가인 그레그 대사 등, 김대통령과 맥을 같이 하는 산 증인들이 자리를 같이 해 감회가 남달랐다. 함께 한 이들 4인의 정치가도 특별한 감회를 느꼈으리라 본다.
행사가 더욱 빛을 발한 것은 재임 중에 별로 두각을 나타내지 않았지만 퇴임후 자연인으로 돌아가 열심히 봉사해 국민들로부터 인기를 얻으면서 존경받는 카터 대통령의 모습이다. 그는 후진지역에서 목공일도 하고 할렘 같은 빈민지역의 주민들을 위해 집을 지어주는 등 봉사하며 보통사람으로 살고 있다. 이런 카터를 보며 우리 한국도 이젠 전도사로 뜻 있는 말년을 보내고 있는 카터처럼 자연인이 되어 의미 있는 생활을 할 수 있는 여유 있는 대통령이 나올 수 있겠구나 하는 기대감도 가져봤다
코리아 소사이어티가 주최한 이번 행사는 이래저래 특별한 의미가 담겨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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