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어, 부시 앞다퉈 ‘오프라’ ‘레터맨’등 출연
TV 토크쇼의 정치적 위상이 높아졌다.
미국의 대통령선거가 이제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조지 부시와 알 고어등 양당 후보가 앞을 다퉈 토크쇼에 출연하고 있다.
공화당의 부시후보와 민주당의 고어후보가 이례적으로 토크쇼에 서로 모습을 나타내는 것은 여성유권자를 의식하기 때문.
시청률이 높고 특히 여성팬들을 많이 확보하고 있는 오후 토크쇼 오프라 윈프리에 각각 출연했던 부시와 고어는 다른 여성취향의 TV쇼에도 얼굴을 내밀었다.
부시후보는 지난 주 ABC의 ‘라이브 위드 리지스’쇼(시청자 500만명 가운데 60%가 여성)에 출연했다. 진행자 리지스 필빈과 비슷한 복장으로 출연, 화제를 모은 부시후보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부드러움과 유머감각을 과시, 많은 호응을 얻었다. 고어후보 역시 이 프로그램과 또 다른 토크쇼 ‘로지 오도널’에 출연, 여성표잡기에 주력하고 있다.
이들 후보는 심야 토크쇼 출연에도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고어후보는 최근 CBS의 간판 심야 토크쇼 ‘데이빗 레터맨쇼’에 출연했고 부시도 이미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했다. 고어는 지난 19일 제이 레노가 진행하는 NBC의 심야 토크쇼 ‘투나잇쇼’에 출연, 방송진행을 코믹하게 묘사하기도 했다.
미국의 대통령후보들은 존 F. 케네디가 1960년대 당시 잭 파 진행의 ‘투나잇 쇼’, 에드워드 R. 머로우의 ‘퍼슨 투 퍼슨’에 출연한 것을 계기로 뉴스 아닌 일반대담쇼등의 TV프로그램에 출연하기 시작했다.
세월이 흐르면서 후보들의 토크쇼출연은 선거운동의 중요한 부분이 됐다.
1992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당시 빌 클린턴 후보는 아세니오 홀이 진행하던 토크쇼에 나와 색소폰을 연주, 딱딱한 정치인의 틀을 깨면서 젊은 유권자들을 공략했다. 클린턴 대통령은 1996년의 재선 켐페인때는 이같은 쇼에 출연하지 않았지만 당시 공화당 후보 밥 도울은 ABC의 인기 모닝 토크쇼 ‘라이브 위드 리지스와 캐티 리’에 출연했었다.
"후보들이 토크쇼에 출연하는 것은 유권자 가운데 상당부분이 전통적인 저녁 뉴스프로그램이 아닌 토크쇼같은 일반 프로그램에서 뉴스를 접하고 있는 세태를 반영하는 것이다"
고어후보의 대변인인 마크 파비아니는 말한다.
"부시가 토크쇼에 출연하는 것은 선거에 중요한 유권자 집단인 수많은 여성들을 포함한 수천 만명의 미국인들이 이들 프로그램을 시청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시진영의 대변인 애리 플라이셔의 설명이다.
"토크쇼는 유권자들이 후보의 모습을 연출되지 않은 있는 그대로의 상태로 보고 들을 수 있는 좋은 기회다"
플라이셔는 덧붙인다.
선거가 임박했지만 아직 어떤 후보를 찍을지 마음을 정하지 못한 유동층이 많은데 토크쇼는 바로 이들 유권자들에게 접근할 수 있는 좋은 통로인 것이다. 즉 후보들은 토크쇼가 유권자들에게 보다 친밀한 느낌을 전할 수 있고 인터뷰도 경직된 기자회견보다 훨씬 부드럽게 이끌어 나갈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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