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복 거의 35시간의 비행인 장거리 여행을 건강상 만의 하나라도 걱정은 하였지만 남북 이산가족 상봉의 TV장면을 눈물로 지켜본 직후 지척이 천리길인 뉴욕-부산 여행을 결행한 지난 추석의 추억은 많다.(84세의 백씨께서 두번째 쓰러졌다는 전갈을 듣고)
4박 5일의 하와이 관광을 마치고 KAL에 몸을 실으니 그 풍성한 기내음식은 과연 「기내식 음료 서비스에 혁신적인 개념 도입으로 전세계 항공관련업계의 최고 영예인 머큐리상(Mercury Award’s)을 국제기내협회로부터 수상하였다」는 사실을 미녀들의 세련된 서비스에서 자랑스럽게 확인하고 맘껏 먹었다. 그 많고 맛 좋은 음식 먹느라니 어느 사이 서울에 도착하였는지 미처 깨닫지 못할 지경이었다.
고도 8만피트의 상공을 수평으로 편안하게 시속 900마일로 날으는 비행기에서 내려다 본 산야가 마치 5.16 직후의 한국 산야 같아서 승무원에게 물어본 즉, 일본 땅이라 하였다.
현해탄을 지나 우리 조국땅을 비행하는데 천지가 푸른색으로 덮여있지 않은가? 한 사의 훌륭한 미래지향형의 조국의 백년대계를 설계한 녹화사업이 실시된지 30여년이 된 이 때 헐벗었던 국토가 푸른 옷으로 변장되었으니 참으로 감개무량하였다.
그 무서운 stroke로 쓰러졌으나 살아나서 20여년만에 김포공항에 내리니 마치 잠에서 깨어난 듯 마중나온 사람들의 화사하게 입은 옷이랑 모두 환희에 찬 웃음진 얼굴들, 너무나 많이 변한 공항 터미널, 흡사 시골 장터에 갔다 놓은 촌닭같은 느낌이었다.
부산 공항에 내리니 세 시간 죽었다는 사람이 살아서 돌아왔으니 친우들과 가속들이 얼싸안고 눈물 흘렸다. 이 아름다운 순간은 길이길이 추억이 되리라.
눈물의 풍성을 안고 곧바로 고속도로를 달려 하단과 다대포에 있는 생선집으로 안내되어 여기서부터 한국 떠날 때까지 계속 생선 회를 대접 받았는데 생선회가 장수에 좋다면 마음껏 포식하였다. 생선 값은 뉴욕의 값 보다 조금 비싼 느낌이었다.
약 열흘간 계속 먹고 나니 얼굴이 조금 희어진 것 같고 몸무게가 조금 가벼워진 느낌이다.
동대문 시장에서 팔고있는 국산 옷들의 질이 왜 그렇게 좋으며 값이 싼지, 사람과 옷의 풍성이었다.
깨끗하고 시원하게 마련된 지하철이나 전차는 65세 이상 손님에겐 ID 등 확인없이 100% 공짜이니 조국의 아름다움을 새삼 느꼈고 만에 하나라도 옥에 티가 없었더라면 더더욱 금상첨화이었을 텐데 즉
(1) 지하도나 거리에서 서로 부딪쳐도 미안한 표정 하나 없이 오히려 쳐다보는 좋지 못한 매너
(2) 지하도 군데 군데 실직자들이 떼를 지어 신문지 깔고 잠들고 있는 광경
(3) 전차가 출발하려는데 지팡이를 가진 이 뉴요커는 지팡이 밀어넣어 문이 열리게 하였는데 차장은 눈을 어디에 두었는지 마이동풍으로 전차는 떠나버렸다. 지팡이를 간신히 잡아당겨 보니 끝에 달린 고무받침이 삼십육계된 것 등이다.
옛 말에 생선가게의 생선은 사흘만 지나면 생선 눈이 변색하고 냄새가 진동하며 남의 집 손님 되어 사흘만 지나면 눈치 코치밥 먹게 된다는데(형제 집이라도) 20여년만에 고향 찾아 2주일이면 서로 아쉬움을 나누고 한 풀게되어 1주일 만에 나의 제2의 고향인 세계의 수도 뉴욕으로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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