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들린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이 지난 주 북한을 방문하여 한반도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고 지난 9월 열린 유엔 밀레니엄 정상회의에는 바이라 비케 프레이베르 라트비아 대통령을 비롯해 여성 지도자 10여명이 참가했다.
또한 지난 20-21일 서울에서 열린 제 3차 아시아 유럽 정상회의에도 타르야 카리나 할로넨 핀란드 대통령이 홍일점으로 참가하여 여성 지도자로서 당당한 면모를 보여주었다.
유엔 회원국 수가 총 189개, 거기에 비하면 여성 지도자 수는 아직도 태부족이지만 실력 있고 성취감을 지닌 여성들이 정계로 나설 준비를 부지런히 하고 있다.
우리가 살고있는 뉴욕에서도 뉴욕주 상원의원 선거에 출마한 힐러리가 여기 저기 안가는데 없이 가며 홍보 활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공화당 라지오와 맞붙은 민주당 힐러리를 돕기 위한 남편 클린턴 대통령의 협조도 상당하다. 아내에게 국제적 망신을 당하게 했던 보상으로 당연히 따라야 할 남편의 봉사이겠지만.
여론은 매일 힐러리냐, 라지오냐를 점쳐가며 유권자들의 마음을 갈팡질팡하게 하고 있다.
오랜만에 나온 여성정치인의 선거 운동을 지켜보며 세계를 이끈 여성 지도자들은 어떤 공통점이 있는 가를 추측해 본다.
강력하고 혁신적인 이념을 지녔던 영국 마거릿 대처 수상, 이스라엘 건국의 어머니 골다 메이어, 프랑스 최초의 여성 수상 에디트 크레송, 인도를 부국 강병으로 이끈 인디라 간디, 자유 민주주의자 필리핀의 코라손 아키노, 이슬람 독재에 맞선 파키스탄의 베나지르 부토 등등......
그들은 과연 남편의 후광으로, 부유한 집안의 배경이 있기에 지도자로서 성공했던 것일까?
이들 대부분은 일찌기 정계에 입문하여 오랫동안 정치수업을 받았고 고등교육과 전문직 종사 경험이 많았다. 이러한 전문성을 살리면서 정치에 임했고 자신에게 지도자적 자질이 있었지만 그에 대한 준비성도 철저했다.
모든 것은 하루아침에 굴러 떨어지는 것이 아니다. 언젠가 올 그 날을 위해 차근차근 실력을 쌓으며 만반의 준비를 해왔다는 점이 이들의 공통점이었다.
또, 이들은 하나같이 여성이기에 부당하게 받았던 편견과 무시를 멋지게 이겨내었다.
1986년 필리핀 대통령 선거에서 마르코스는 정적 코라손 아키노에게 “여자는 베개 밑 송사나 해야 한다. 그녀는 정부를 운영한 경험이 전혀 없다”고 모욕했으나 코리는 “나는 물론 거짓말이나 사기, 도둑질, 정적을 죽인 경험이 없다는 것을 인정한다.”고 맞받아 쳐 마침내 민중의 힘에 의해 대통령에 당선되었었다.
우리가 아는 속담에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는 것이 있다. 이는 중국의 오래된 유교경전 「서경」 에 나오는 것으로 이 말에 압박 받고 설움 받은 한국 여성들이 많았다.
‘자연의 모든 형상과 사물을 음과 양으로 이분하고 그 음양의 배합과 유전에 따라 만물이 형성되고 온갖 변화가 나타난다. 인간이 음양의 원리에 순응하는 것이야말로 인륜의 절대적 도리’라는 그 이론이 어려서부터 싹이 보이던 여성의 성장을 수없이 가로막았다.
그래도 1.5세나 2세, 우리의 딸들은 한국에 비해 탁월한 능력만 지니면 얼마든지 뻗어나갈 수 있게 뒷받침해주는 교육 환경에 살고 있는 편이다.
잘나고 똑똑하고 인간성도 좋은 여성은 씩씩하게 자신의 능력을 발휘해 나갔으면 한다.
‘여성의 적은 여성’,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는 말은 박물관에 들어가고 ‘암탉이 울어야 집안이 흥한다’는 말로 맞받아 칠 수 있는 배짱도 있기 바란다.
사실, 남성이나 여성이나 다 똑같은 인간이다.
평등하게 대우하고, 대우받는 차원에서 유권자들도 이번 11월 선거에 ‘힐러리’라는 개인을 보고 투표했으면 한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