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천년이 저물며 21세기가 다가오고 있다.
한 해가 다 가면서 내년이 무슨 해라고 묻는 전화가 부쩍 늘고 있다.
대부분 한인 노인 분들로 새해의 희망을 기원하는 연하장을 쓰기 위한 목적인 듯 하다. 결론적으로 새 천년인 올 2000년은 경진 년(庚辰年) 용띠 해였으니, 내년은 뱀띠 해인 신사 년(辛巳年)이다. 매년 연말이 되면 반복되는 ‘내년이 무슨 해인가?’ 의 궁금증은 역학의 기본인 천간(天干)을 이해하면 쉽게 풀릴 수 있다. 역학 속에 나오는 천간의 설명을 잠시 들여다보면 재미있다.
천간(天干)이라 함은 ‘줄기 간(幹)’에서 干자를 따온 것이니 하늘이 줄기(天幹)가 되는 것이고 지지(地支)라 함은 ‘가지 지(枝)’에서 支자를 따온 것이니 땅이 가지(地枝)가 되는 것이다. 나무에 줄기가 있고 가지가 있어 잎이 나고 꽃이 피고 열매를 맺듯이, 우주에는 하늘이 줄기(干)가 되고 땅이 가지(支)가 되어 천지의 이치 속에서 만물이 소생하고 변화하니, 천지조화(天地造化)는 곧 간지(干支)의 작용에 의해 이루어진다.
천간은 갑·을·병·정·무·기·경·신·임·계(甲乙丙丁戊己庚辛壬癸)이기 때문에 십간(十干)이라 하고 지지는 자·축·인·묘·진·사·오·미·신·유·술·해(子丑寅卯辰巳午未申酉戌亥)이기 때문에 십이지(十二支)라 하며 이것을 약칭으로 간지(干支)라 한다. 매 해의 명칭은 간(干)과 지(支)를 상하로 각각 붙이면 60가지가 나오는 육십갑자(六十甲子)의 반복으로 정해지는 것이다. 예를 들어 올 해가 ‘경진 년’이니까 내년은 십간의 경 다음인 신과 십이지의 진 다음의 사가 합쳐 ‘신사 년’이 되는 것이다.
또한 우리 모두가 각자의 출생에 따라 띠를 갖고 있는 것은 바로 12支를 동물에 비유했기 때문이다.
子는 쥐(鼠) 丑은 소(牛) 寅은 범(虎) 卯는 토끼(兎) 辰은 용(龍) 巳는 뱀(蛇) 午는 말(馬) 未는 양(羊) 申은 원숭이(후) 酉는 닭(鷄) 戌은 개(狗) 亥는 돼지(猪)이다. 내년 신사 년(辛巳年)은 12지의 사(巳)생이라 뱀띠 해가 되는 것이 바로 이런 이치에 의한 것이다.
우리는 누구나 자연 속에서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고 있다. 역학이란 우리가 속하여 살아가는 자연의 법칙을 설명한 학문이며 결국 사람은 역학(易學)속에서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셈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역학은 이 세상의 모든 변화가 우주자연의 정연한 법칙이라 자연의 조화 속에서 일어나는 천재지변도 막을 수 없으며, 그에 따르는 자기 자신의 운명도 결국은 자연의 조화를 벗어날 수 없다고 정의하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인간에게는 그 주어진 운명의 궤도를 벗어날 수 있고 또 개척할 수도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이다. 고대 성현들이 생활역학을 설파해 전함으로써 이를 미리 알고 대처해왔던 것이 바로 인간만의 능력 때문이 아니었을까...
현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 우리는 어느 누구나 욕망도 가질 수 있고 희망도 가질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자신을 과대평가하고 자신만 잘난 것처럼 행동하며 욕망과 희망 모두가 제 것인 것처럼 착각 속에 살고 있는 한인들을 종종 보게 된다. 심지어는 콩을 심어놓은 밭에서 팥을 거두려는 어리석음을 범하고 있는 한인들로 인해 눈살을 찌푸려야 하는 경우도 접하곤 한다. 한 해를 보내며 21세기를 준비하고 있는 한인들. 콩을 심으면 콩이 열린다는 우주의 진리를, 콩을 수확 팥과 교환할 수도 있는 슬기로운 역학의 진리를 깊이 새겨 봄은 어쩌면 이민생활 최고의 보약이 될 수도 있다.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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