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파 방송사들이 부부관계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있다. SBS와 MBC는 봄개편을 맞아 부부관계를 소재로 한 프로그램을 각각 한편씩 신설했다.
SBS는 실제로 심각한 위기에 빠져있는 실제 부부들을 출연시켜, 해결점을 모색해보는 프로그램「터닝포인트 사랑과 이별」(매주 토요일 오후 11시 50분)을 오는 5월 5일부터 방송한다.
「터닝포인트…」는 드라마 형식을 빌어 부부간의 갈등을 그리는 기존의 프로그램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 당사자들이 직접 나와 본격적인 해결책을 찾는다는 점에서 차별화를 추구하고 있다.
가정경영상담소 등을 통해 섭외한 이혼을 앞둔 부부들이 심리상담사와 이야기를 나누거나, 심리극을 꾸미면서 화해의 계기를 마련해가는 과정이 TV전파를 탄다.
탤런트 양금석, MC한선교가 진행하며, 첫 방송에서는 남편의 외도를 알게된 뒤 부인이 알코올중독 증세에 빠진 40대 부부가 출연한다.
MBC는 밝은 톤의 프로그램「사랑은 아름다워」(매주 금요일 7시 25분)를 마련해부부관계의 일단을 조명한다. ‘우리 결혼해요’는 주변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결혼에 골인하는 커플의 이야기를, ‘사랑은 못말려’는 신혼부부들이 결혼하면서 맞닥뜨리게되는 다양한 문제들을, ‘인터뷰 드라마’는 유명인 부부의 결혼생활의 애환을 재연드라마로 보여준다. MC 정은아가 진행하며, 오는 5월 4일 첫방송에서는 신성일, 엄앵란 부부가 유명인 부부로 출연한다.
이런 부부문제를 다룬 프로그램들이 부쩍 늘고 있는 것은 지난 해 3월 첫 방송을 시작한 KBS 2TV「부부클리닉-사랑과 전쟁」(매주 금요일 오후 11시)이 이혼의 위기에 처한 부부들의 사연을 드라마화해 심야시간대임에도 불구하고 20% 안팎의 비교적 높은 시청률을 올리는데 적잖이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부부클리닉…」은 2명의 정신과 의사, 3명의 변호사로 이뤄진 자문위원단과 가정법률상담소 등을 통해 수집한 실제 사례를 중심으로 드라마를 구성해 시청자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드라마의 주요한 배경이 되는 가정법원 내 가사조정위원회에서 조정위원들이 부부와 함께 대화를 나누는 과정을 보여줌으로써 시청자의 균형잡힌 이해를 돕는다는것도 이 프로그램의 미덕이다.
그런가하면 다양한 남, 녀 관계의 양상을 보여준다는 취지로 지난 1월부터 방송돼온 SBS의 단막극 형식의「오픈드라마-남과 여」(매주 월요일 오후 10시 55분)도부부문제를 여러 각도에서 다루고 있다.
오늘날 높은 이혼률이 말해주듯 부부윤리와 결혼의 진정성이 위협을 받고 있는현실에서 부부관계를 본격적으로 다루는 프로그램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일단 긍정적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들이 방송사의 고질적인 병폐인 시청률 경쟁에 빠지게 되면, 시청자들의 엿보기 심리를 자극하며, 선정적인 소재에 치중하게 될 우려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실제로「부부클리닉…」과「오픈드라마…」는 지난 2월 경쟁구도가 형성되면서,성에 관한 문제에 지나치게 집착했다는 비판을 받았으며, 아침프로그램들도 이혼위기에 처한 부부들을 출연시키면서 돌발적인 상황을 여과없이 내보내 눈총을 산 바있다.
주창윤 서울여대 언론영상학부 교수는 "이 프로그램들이 선정성 경쟁으로 흐르지 않기 위해서는 건강하고 균형잡힌 시각으로 부부관계를 조명하려는 제작진의 노력과 시청자의 참여를 보장하는 열린 포맷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최승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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