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기 싫다는 미국을 억지로 끌고 왔는데..."
11일 새벽 사우스 센트럴에서 총에 맞아 숨진 채 발견된 벨캡 택시기사 전학춘(64)씨의 부인 전명희(59)씨는 비보에 충격을 감추지 못하며 애통해 했다. 특히 명희씨는 2주전 심장수술을 받아 제대로 몸을 가누지도 못하는 상태여서 이를 바라보는 가족과 친지들의 마음을 더욱 애타게 만들었다.
부인 명희씨에 따르면 전학춘씨는 함경북도 회령이 고향으로 미국에 오기 전까지 경기도 시흥군(지금의 의왕시)에서 평범한 공무원으로 30여년간 일했으며 평소 대인관계가 적고 말이 없어 직원들 사이에선 "하루에 다섯 마디 듣기도 힘들다"라는 평을 듣기도 했다. 그러나 자신의 일에는 헌신적으로 일해 대통령 표창을 비롯해 수많은 상을 받기도 했던 청렴결백한 공무원이었다.
지난 90년 부인이 취업비자를 받아 4남매를 데리고 먼저 미국에 들어온 뒤 3년 뒤 명예퇴직을 하고 가족과 합류한 전씨는 한때 LA 한인타운에서 ‘장충족발집’이란 식당을 운영하기도 했으나 사정이 여의치 않아 가게를 판 뒤 청소 등 잡다한 일을 하며 생계를 꾸려나가기도 했다. 그러다 3년전 택시기사로 새로운 생활을 시작했던 전씨는 가끔 가족들에게 "영어가 수월치 않아 힘들다"며 고충을 토로하기도 했고 얼마 전에는 "이젠 밤눈이 어두워 그만둬야겠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명희씨는 사건 당일 남편의 행적에 대해 "10일 아침 9시께 차를 갖고 나갔다가 손님이 별로 없다며 오후 2시쯤 돌아와 잠시 쉰 뒤 5시에 공항지역 근무라며 다시 나갔다"며 "아이들이 일자리를 얻게 돼 이제 택시일 그만두고 자식 덕 보게 됐다고 좋아했었다"라며 울먹였다.
숨진 전씨는 90을 바라보는 노모와 함께 가든그로브의 한 아파트에서 생활해 왔으며 부친은 한국에서 경찰 총경으로 근무하다 한국전쟁 때 순직한 전세걸씨로 알려졌다. 또한 전씨의 큰아들 성훈(29)씨는 4.29폭동 당시 타운을 지키는데 앞장서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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