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만 해도 라일리 랜킨은 미여자골프계 최대의 유망주로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었다. 특히, 랜킨은 어떠한 위기상황에서도 심리적으로 흔들림이 없는 강심장 여자골퍼로 소문나 있었다.
그러나, 1999년 6월 랜킨의 인생에 청천벽력 같은 비운이 엄습했다.
당시 랜킨은 다른 친구들과 함께 앨라배마주 몽고메리 북방 40마일 지점에 있는 레이크 마틴 호수 근처에서 캠핑을 즐기고 있었다.
마틴 호수 주위는 수직암벽으로 둘러싸여 있었다.
워낙에 겁이 없는 랜킨은 깎아지른 암벽을 기어 올라섰다. 그러나, 암벽 꼭대기에 올라갔을 때 랜킨은 아찔함을 느꼈다. 암벽이 너무 험했기 때문에 다시 기어 내려가는 것보다는 차라리 70피트 아래 호수물 위로 다이빙하는 편이 낫겠다는 판단을 했다. 랜킨은 상당한 다이빙 실력도 갖추고 있었다.
랜킨은 호흡을 가다듬은 다음 호수물 위로 몸을 던졌다.
그러나, 그녀는 다이빙 순간 점프동작이 잘못됐음을 직감했다. 랜킨의 몸은 시속 60마일 속도로 호수물 위로 내리 꽂혔다. 그녀의 몸은 물과 부딪치는 순간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아래쪽 허리 척추뼈 두 개가 골절되고, 심장과 폐에도 손상이 갔다.
그러나, 랜킨은 친구들의 구조로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았다.
뿐만 아니라, 그로부터 2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그녀는 여자 프로골프계의 문을 다시 노크하고 있다.
사고 이후 랜킨은 17개월의 재활훈련을 마치고, 여자대학 골프 토너먼트로 복귀했다. 또한, 불과 3개월의 짧은 대학골프 복귀경력을 바탕으로 이번에는 프로골프 LPGA 투어 토너먼트에 도전하고 있다.
사고를 당하기 전, 랜킨은 대학여자 골프계에서 그 해 ‘4월의 롤렉스 여자골퍼’로 선정되기도 했다.
1999년 4월, 랜킨은 클리블랜드 골프 클래식에서 5언더파 211의 성적으로 우승했다. 그녀는 또한 대학 신입생으로서 대학여자골프 토너먼트 4연승을 거두기도 했다.
그밖에도, 두 개의 대회에서 상위 10위권에 진입했고, 다른 대회에서는 3위를 기록했다. 이같은 눈부신 활약 속에 랜킨은 골프전문지 ‘골프위크’에 의해, 1999년도 미국 최우수 여자골퍼 상위 9위에 랭크되기까지 했다. 특히, 1999년에 기록한 그녀의 4월 평균 스트로크 72.33은 매우 인상적인 기록이었다.
랜킨의 재기 스토리는 한편의 감동의 드라마와도 같다.
무엇보다도 척추뼈 두 개가 부러진 사람이 다시 프로골프 선수생활을 재개한다는 것 자체가 기적에 가까운 일이었다. 사고 직후 의사들은 그녀가 전신불구가 되지 않으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랜킨은 불굴의 재활의지를 불태우며 다시 일어섰다.
마지막 3개월간 집에서 요양을 할 때도 바닥에 누워 꼼짝도 하지 않은 채 지냈다. 조금만 잘못 움직였다가는 평생 불구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었기 때문이다.
의사들은 랜킨에게 다시는 골프를 해서는 안 된다고 강력하게 말했다.
이와 관련, 랜킨이 소속한 버지니아 대학 여자골프팀 ‘레이디 불독’의 타드 맥코크르 코치는 말한다.
"랜킨의 재기는 한 편의 극적인 드라마다. 그녀는 결코 주어진 현실을 인정하지 않고 극복해 냈다. 랜킨의 재기는 미국에서 여성 스포츠인이 만들어낸 가장 감동적인 인간승리 스토리다"
사실, 랜킨의 역경은 마틴 호수의 사고에서 시작된 것이 아니었다.
그녀는 원래부터 집중력 장애, 이해력 부족, 자기 표현력 부족 같은 중요한 언어적, 인지적 분야에서 심각한 장애를 갖고 있었다. 한마디로 랜킨은 정보를 받아서 분석하는 능력이 매우 비정상적이었다. 당연히 학업이 제대로 될 리 만무했다.
다른 사람들과의 정상적인 의사소통도 거의 불가능했다.
대학 신입생 시절, 처음으로 대회에서 우승한 후 우승소감을 말할 때도 랜킨은 커다란 어려움을 겪었다. 많은 사람들 앞에서 말하는 것이 랜킨에게는 죽기만큼 힘든 일이었다. 그녀는 연설을 일일이 적어서 간신히 읽어나갔고, 다른 선수들은 랜킨의 이런 모습에 웃음을 참지 못했다.
당시, 랜킨은 주변의 친구들에게 우승 연설을 하기 싫어서 골프대회 우승이 싫다고 말하곤 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골프는 언제나 그녀의 좋은 피난처였다. 그리고, 이제는 골프가 랜킨의 인생의 재도약과 자신을 재발견하기 위한 플랫폼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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