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간32돌 대하시리즈 [15] 중부편 - 미주리
▶ 미시시피 연안 미 동서부 연결
마크 트웨인의 고장 미주리. 20여년전만 해도 미주리의 세인트루이스는 LA보다 더 번창했던 곳이다. 미시시피 연안에 위치한 지리적 여건으로 증기선을 따라 각종 물자가 서부로 향했던 출발점이었다. 그래서 세인트루이스의 미시시피 강가에는 ‘서부로 통하는 게이트웨이’(Gateway to the West)라는 이름의 대형 아치가 우뚝 서있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구조물로 기록되는 이 아치는 서부로 향하려면 ‘이곳을 거쳐야 한다’는 옛 세인트루이스의 역할을 상징해 주는 기념비다.
기후는 그다지 좋은 편은 아니다. 대륙의 한 가운데에 위치해 있어 일기 변화가 심하고 미시시피 강가의 습기까지 가세해 한여름이면 등을 타고 흐르는 땀으로 끈적하고 무덥다. 올 4월에는 테니스공 만한 우박이 쏟아지면서 농작물이나 주택 피해가 심각했다.
이곳에는 6,767명의 한인들이 살고 있다(2000년 센서스 결과).
한인들은 주로 세인트루이스를 중심으로 인근 위성도시에 거주하고 있지만 캔사스와의 경계에 놓여 있는 미주리 캔사스시티에도 상당수의 한인들이 거주하고 있다.
세인트루이스에서 다리 하나를 건너면 바로 일리노이가 된다. 이곳에도 한인들이 적지 않게 살고 있지만 일리노이보다는 미주리 한인사회에 속한다.
세인트루이스는 요즘 강을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서있는 카지노 도박장들로 골치를 앓고 있다. 다리 건너 일리노이 카지노를 오고가며 재산을 탕진하는 한인들이 심심지 않게 나오면서 뭇사람의 입에 오르내린다. 중부 한인들의 공통된 현상이지만 골프 이외에는 별다른 취미생활이 없기 때문이라고 현지 한인들은 안타까워했다.
세인트루이스를 중심으로 일리노이주에 속해 있는 오팔론 공군 비행장(10마일 거리)과 미주리의 웬스빌(70마일) 미군 훈련소 등에도 군인 가족들이 많다. 또 세인트루이스에서 150마일 가량 떨어진 스프링필드에는 1,000여 한인들이 거주하고 있다.
여러 도시가 그렇듯 50년대 이후 미군을 따라 이민 온 국제결혼 여성들과 입양아들이 한인 이민사의 시초다. 동서를 연결하는 길목이라는 지리적 여건으로 50년대 이전에도 본토로 이주해온 하와이 이민세대들이 이곳을 거쳐 동부로 갔거나 정착했었을 것이라는 추측은 많지만 알려진 기록은 없다.
한인사회의 모습은 김의식 미주리대 교수 등 60년대 말까지 몇 안 되는 유학생과 전문직 종사자들이 고작이었다. 70년대 초반 유학생과 전문직 한인들을 중심으로 한인회가 출범했고 4H 그룹 농촌 연수단으로 왔다가 눌러앉은 한인들이 늘어나면서 식품점이 생겨나며 한인사회의 모습을 갖추게 된다. 그러나 80년대 중반까지 한인 마켓이 1곳뿐일 정도(현재는 3곳)로 크게 발전하지는 못했다.
이곳의 한인사회의 특징은 세탁소가 주업종이라는 점과 한국에서 이민온 화교가 많다는 것이다. 이곳에는 150여명의 회원을 둔 한국화 교회가 조직돼 한인사회와 중국사회의 교량역을 담당하고 있다. "한인 이민의 첫 기착지가 LA라면 중국인들에게는 미주리"라는 말이 나돌 정도로 이곳은 중국계 이민자들이 많다.
세인트루이스에는 이중문화협회(회장 박이섭)의 활동이 활발하다.
이중문화협회는 13년전 시카고에서 한 국제결혼 여성이 겨울에 트럭에 치여 숨진 사건을 계기로 목회자들이 중심이 돼 조직한 전국 규모의 단체로 현재 미주리를 비롯해 멤피스, LA, 뉴욕, 플로리다 등, 미국과 캐나다에 16개 지부가 운영되고 있다.
이중문화협회는 국제결혼 가정 1만명 위원회를 구성해 3년전 세인트루이스에서 멀지 않은 로버트빌이라는 소도시에 10에이커의 땅과 건물을 구입했다. 협회는 이곳에 국제결혼 후 문화 및 언어적 갈등으로 이혼한 후 오갈 데 없는 여성들을 수용하고 도와주는 ‘평화의 집’을 마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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