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신마비 풋볼선수 동생위해 안락한 삶 포기한 형 화제
풋볼은 모든 스포츠 중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만큼 격렬한 운동이다. 그러다 보니 부상자가 속출하는 것도 당연하다.
지난 시즌 미대학 풋볼리그에서는 유난히 부상자들이 많이 생겼다. 그 중에는 전신마비가 되어 평생 휠체어 신세를 져야 하는 비참한 경우도 있었다.
전 펜스테이트의 주전 코너백 아담 텔리아페로는 지난해, 오하이오 스테이트와의 경기 도중 치명적인 목부상을 당했다. 그는 의사로부터 다시는 걸을 수 없다는 절망적인 진단을 받았다. 그런데 얼마전 텔라아페로는 친정팀의 시즌 오픈경기가 열리는 비버 스테디엄 가운데로 혼자 힘으로 걸어나왔다.
평생 걸을 수 없다던 사람이 부상 일년만에 제 발로 경기장에 걸어나온 것이다. 이에 비버 스테디엄에 운집한 11만여 관중들은 열렬한 박수로 화답했다. 많은 사람들은 이를 보고 기적 같은 일이라고 말했다.
같은 시간, TV 화면을 통해 부러움 가득한 시선으로 텔리아페로를 지켜보고 있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지난해에 경기 도중 부상당한 대학풋볼의 스타 세이프티 커티스 윌리엄스였다. 하지만 커티스에게는 기적이 일어나지 않았다.
텔리아페로와 커티스는 지난해 거의 같은 방식으로 부상을 당했다.
두 선수 모두 볼을 갖고 맹렬한 기세로 돌진해 오는 상대방 공격수를 막다가 머리를 받혔고, 그라운드에 떨어져서 다시는 일어나지 못했다. 23세의 커티스는 목 아래로 전신마비 부상을 당했다.
비록 텔리아페로가 경기장에 걸어 나왔다고는 하나, 그 역시 다시는 풋볼을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한때 NFL 유망주로 각광받았던 커티스는 평생 걷지도 못하게 될 것이다. 환호하는 관중들을 향해 손을 흔들 수도, 그의 딸을 안아 줄 수도 없을 것이다. 유일한 희망은 앞으로 척추신경 대수술을 받아보는 것이다.
커티스가 사고를 당한 후, 그의 큰형 데이비드는 자신의 삶을 희생하며 동생 뒷바라지에 헌신해 왔다. 커티스는 스탠포드 대학에서 치료를 받은 후, 평생을 요양원에서 지내도록 되어 있었다.
그러나 데이비드는 NCAA 및 재난보험사 오마하 뮤추얼과의 끈질긴 투쟁 끝에 커티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보험혜택을 이끌어냈다. 그 결과 커티스의 연간 홈너싱 케어비용이 종전의 10만달러에서 25만달러로 상향조정되었다. 그전에 보험사의 입장은 커티스가 24시간 케어를 받으려면 요양소로 가야 한다는 것이었다.
커티스의 형 데이비드도 대학시절 프레즈노 스테이트의 풋볼선수였다.
올해 37세의 데이비드는 선수생활에서 은퇴한 후 행복한 가정을 꾸리며 아무 걱정 없는 삶을 영위하고 있었다. 그러나 동생이 비극적인 부상을 당한 후 그는 자신의 안락한 생활을 기꺼이 포기했다.
커티스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오전 8시부터 오후 4시까지, 그리고 자정부터 오전 8시까지 집에서 간병인의 보호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주말에는 달리 간병인이 없다. 이때부터는 모든 일이 데이비드와 그의 아내 크리스의 몫이다.
데이비드는 때로 커티스를 돌보느라 잠을 제대로 못 잘 때도 있다. 그는 의료 폐기물 회사 매니저로서 매우 바쁜 사람이지만, 오후 4시까지는 무조건 집에 도착해야 한다. 커티스의 간병인이 떠날 시간이기 때문이다.
때로는 커티스에게 필요한 각종 의료장비 공급문제로 보험사와 한나절 내내 전화통을 붙잡고 씨름할 때도 있다. 또 의료보험이 좋은 방향으로 변했다고는 하지만 커티스 같은 중환자를 위해 제대로 훈련받은 간호인, 그것도 주말과 밤 시간까지 일해줄 사람을 찾기란 매우 힘든 일이다.
지난 6월 커티스는 횡경막 신경자극 수술을 받았다. 이는 커티스가 호흡기 없이도 호흡할 수 있도록 해주는 수술이다. 그러나 데이비드는 수술경과가 좋을 경우, 보험사에서 커티스를 다시 요양원에 보내려 할지 모른다고 우려한다.
"내 동생이 아니라면 도저히 이런 일을 못할 것이다. 시간이 엄청나게 소요된다. 그러나 최소한 커티스가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도록 해줘야겠다" 데이비드는 말한다.
이에 대해 커티스의 둘째형 제이디는 "데이비드 형은 원래 성자 같은 사람이다"라고 말한다. 제이디 역시 형과 같이 프레즈노 스테이트 풋볼선수였고, 현재는 이 팀의 보조코치로 활동중이다.
최근 데이비드는 정든 집을 팔고, 그 돈으로 클로비스 인근에 10에이커의 넓은 부지를 구입했다.
데이비드는 거기에 커티스가 지내기 편하도록 커다란 랜치하우스를 지을 계획이다. 지금까지, 데이비드는 위성턴 대학이 커티스 재활기금으로 마련해 준 36만달러의 돈에는 손을 대지 않았다. 그러나 앞으로 집을 짓고 특수 의료시설 설치하기 위해 기금 일부를 사용할 예정이다.
한편 커티스는 요즘 대부분의 시간을 TV시청, 음악감상, 가족 방문 등으로 소일한다. 그는 앞으로 입을 사용한 컴퓨터 조작법을 익히고, 미대륙 인종연구로 학위를 마치고 싶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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