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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11테러로 비행공포 확산되면서 수요 급증
9.11 테러 이후 미국인들 사이에 급속히 확산된 공포의식은 불경기에 위축된 미국 경제의 발목을 붙잡았다. 그런가 하면, 테러에 대한 시민들의 공포의식을 최대한 활용하는 비즈니스 분야도 있어 좋은 대조를 이룬다.
9.11 이후 조성된 공포분위기를 만끽하는 분야로는 사설 보안회사, 민수용 군장비 판매업체, 그리고 변호사 업계와 함께 사설 전세 비행기 업계를 꼽을 수 있다.
신설 전세 항공사인 블루스타 제츠를 운영하는 타드 롬은 자신이 미국인들의 공포의식을 최대한 비즈니스에 이용한다는 사실을 숨기지 않는다. 롬은 9.11 테러 직후부터 블루스타 제츠가 위험한 상업용 항공여행을 대신할 수 있는 최선의 해결책이라고 선전해 왔다.
롬이 주장하는 것처럼 블루스타 제츠를 포함한 사설 전세 항공사들의 안전성을 독립적으로 검증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전미 비즈니스 항공협회는 9월11일 이후 전세 항공업계 매출이 10% 이상 신장됐다고 보고한다. 이런 면에서 ‘사람들의 공포심리가 존재하는 한, 미국식 자본주의는 기어이 이윤창출의 수단을 발견하고 만다’는 롬의 비즈니스 철학은 시사하는 바 크다.
문제는 롬이 자신의 주장에 걸맞는 안전을 고객들에게 담보할 수 있는지, 아니면 또 하나의 사탕발림에 불과한지에 달려 있다.
이 물음에 대해, 롬은 이렇게 주장한다.
"블루스타가 항공보안에 관한 한 세계 최고를 자랑하는 이스라엘 엘알 항공사의 전직 중역을 자사의 보안담당 책임자로 영입했다."
블루스타는 또 고객들이 원한다면 기내에 비밀 보안요원을 배치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주장한다.
최근 롬의 한 고객은 14명의 가족 및 친구들을 대동하고 뉴저지 테터보로 공항에서 LA 공항으로 여행하는데 2만3,284달러를 지불했다. 이것은 탑승객의 기내식이 포함되지 않는 순수 항공요금이다. 스낵류나 간단한 소다는 무료로 제공되지만, 와인이나 정식 식사는 별도로 계정된다.
롬은 자신의 고객들에게 비행과 관련된 모든 사항들이 철저히 통제되고 있다는 확신을 주는데 초점을 맞춘다.
예를 들면 롬은 고객들에게 조종사의 연방 항공국 기록이나 기타 비행관련 기록, 해당 항공기의 안전관련 사항 등을 낱낱이 공개한다. 또 사설탐정을 고용하여 사전에 각각의 승객들에게 대한 철저한 신원확인 과정을 거친다. 모든 수화물은 고객 또는 조종사의 요청에 의거하여 일일이 수작업으로 검색되며, 비행 스케줄, 비행 위치, 승객의 신원 같은 주요 정보들은 기밀사항으로 취급된다.
32세의 젊은 사업가 타드 롬은 전세 항공업에 진출하기 전까지 월스트릿의 주식 브로커 업자였다. 그러나 롬은 자신의 브로커 전력을 상세히 밝히기를 꺼려한다. 그 까닭은 2000년 4월 닷컴 산업 붐이 한창일 무렵, 그가 대표로 있던 밀레니엄 시큐리티사가 전미 주식브로커협회로부터 주식상장 편법 혐의로 제소된 전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2000년 5월, 제소에 관련된 롬과 일단의 주식 브로커 업자들은 불법 혐의를 인정하지 않은 채, 벌금 10만달러와 증권업계를 떠난다는 각서를 쓰고 사건을 종결지었다.
롬이 블루스타 제츠를 창업한 것은 지난해 3월의 일이었다.
처음에는 창업 초기인데다 여름철부터 심화된 불경기 때문에 심한 경영난을 겪었으나, 9.11 테러가 터지면서 상황이 돌변했다. 예전 같으면 기업 최고 경영자, 스포츠와 연예계 스타들이나 이용하던 전세항공 시장에 부유한 일반 가족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9.11 이후 전세 항공업계에 활황을 가져다 준 결정적 반전의 계기는 테러분자에게 납치 당한 상업용 항공기를 공중 요격할 수 있다는 연방 항공국의 결정이었다. 그 후 연방 의회와 부시 행정부가 장기적 항공여행 안전대책 마련에 본격 돌입하면서부터 고객들의 문의가 봇물을 이루기 시작했다.
연방 항공국 자료에 따르면 미국내 사설 전세 항공기 회사들은 안전도 면에서 상업용 항공사들에 비해 전혀 뒤지지 않는 것으로 되어 있다. 하지만 비판론자들은 전세 항공사들은 승객들의 금속 탐지기 통과나 수화물 스캐닝을 의무화하지 않기 때문에 상업용 항공사에 비해 테러 공격에 더욱 취약하다고 주장한다.
또한 기존의 전세 항공 업계들은 자체 보유 항공기가 전무한 블루스타 같은 신설 전세 항공사는 타 항공사로부터 비행기를 리스해야 하므로 운영상 많은 취약점을 안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롬은 이렇게 반박한다.
"블루스타가 미국내 대부분의 공항 사용권을 확보했으며 항공기 확보도 승객 300명 이상의 점보기로부터 7인승 소형 비행기에 이르기까지 전혀 문제가 없다."
향후 사업 전망에 대해, 롬은 지금 당장은 승객들의 항공여행 공포심리가 전세 항공업계 비즈니스의 핵심 요인이지만, 언제까지 거기에만 기댈 수는 없다고 말한다.
"앞으로는 항공여행 자체의 공포보다는 대폭 강화된 보안점검의 부작용인 긴 공항 대기시간에 대한 불편 심리를 집중 공략할 것이다."
항공기의 이륙 및 착륙 지점에서 대기시간을 최소화함으로써, 승객들로 하여금 신속히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롬은 이미, 이같은 장기적 사업 전략에 입각한 전세 항공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블루스타 제츠가 올 겨울 시즌 ‘공항 대기시간 없는 비행’을 주무기로 내세운 버몬트 스키여행 항공 패키지는 7인승 리어 제트기를 시간당 1,800달러에 전세 내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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