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경찰국이 배우 로버트 블레이크(68)를 부인 보니 리 베이클리(44)를 살해한 혐의로 18일 전격 체포, O.J. 심슨에 이은 유명인사 살인미스터리극 2탄의 막을 열었다.
공갈, 정략결혼, 그리고 살인, 여기에다 유명인사가 가미된 이번 사건은 애초부터 블레이크가 수사선상에 가장 유력한 용의자로 떠올랐으나 언론과 타블로이드를 통해 전개된 암시와 풍문의 드라마는 거의 1년동안 계속됐다.
이번 사건은 작년 5월4일. 결혼한지 5개월이 남짓한 신부 베이클리가 스튜디오시티 식당에서 남편 블레이크와 식사를 한 뒤 차안에서 남편을 기다리다가 머리에 총격을 받고 숨지는 것으로 시작됐다.
블레이크는 당시 아내를 차에 데려다 준 후 호신용 총을 식당에 두고 온 것이 기억나 이를 가지러 되돌아 간 사이에 아내가 변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아내가 당시 살해위협을 받았기 때문에 호신용 권총을 소지하고 다녔다는 설명이었다.
한편 블레이크의 운전사이자 경호원인 얼 칼드웰은 수사관에게 "누가 베이클리를 죽였든 간에 다른 사람을 죽이려고 한 것이 틀림없다"는 희한한 ‘시나리오’를 제시, 경찰의 의혹을 증폭시켰다. 칼드웰도 18일 살인음모혐의로 체포됐다.
그러나 사건의 시발점은 5개월전에 치러진 블레이크와 베이클리의 결혼이었다. 베이클리는 블레이크와 사귀고 있을 때 임신을 했는데 남자관계가 복잡해 아버지가 블레이크인지, 아니면 유명한 배우 말론 브란도의 아들 크리스챤 브란도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DNA시험 결과 아기 로지의 아버지가 블레이크로 밝혀지자 블레이크는 책임을 지겠다며 어쩔 수 없이 베이클리와 결혼했다.
블레이크의 변호사 할런드 브라운은 베이클리가 "누구든지 그녀를 만났던 사람은 모두 살인 동기를 갖게 되는" 악녀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변호사측이 언론에 공개한 녹음 테이프에는 베이클리가 로지의 아버지를 누구라고 할지 의논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또 베이클리의 편지, 포르로사진 등의 서류에는 그녀가 고독한 남자들을 신문광고로 유인해 돈을 사취하는 음란한 비즈니스를 운영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베이클리가 띄운 많은 편지에는 돈을 보내주면 자신의 나체사진을 보내주겠다는 제의가 담겨 있었다.
버나드 팍스 경찰국장에 따르면, 이번 사건은 LA경찰국 사상 가장 방대한 수사 중 하나로 수사관들이 20개주 이상의 지역을 방문하고 150명이상의 증인과 인터뷰했으며 150개 이상의 단서를 뒤쫓고 900개 이상의 증거물을 조사했다.
팍스 경찰국장은 "블레이크가 베이클리를 살해했다고 입증할 만한 물증과 정황증거를 확보했다"며 "다른 용의자들은 모두 수사과정에서 혐의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경찰은 블레이크가 청부살인자 고용을 시도했으나 실패하자 자신이 직접 방아쇠를 당겼다고 밝혔다.
22일 인정신문에 출두하는 블레이크는 특수상황에 의한 살인과 살인교사 혐의로 기소될 예정으로 유죄가 인정되면 사형선고까지 받을 수 있다. 블레이크는 일반 수감자들로부터 분리하기 위해 LA카운티 감옥 병원에 수감됐다.
70년대 TV시리즈 ‘바레타’에서 거친 형사역할로 인기를 모은 블레이크는 60∼70년대 배우시절에 도맡았던 악역을 현실에서 재현한 셈이다. 블레이크는 30년대에 아역배우로 데뷔했지만 배우로써 처음 주목을 받은 것은 67년 영화 ‘냉혈한’(In Cold Blood)에서 일가족을 살해하고 교수형을 당하는 실존 범죄자를 연기하면서였다.
그 다음 영화에서 블레이크는 애인의 부친을 살해하고 도주하는 인디언으로 출연했고 종교영화 ‘가장 위대한 이야기’에서도 유혈봉기를 주창해 ‘열심당’이라고 불렸던 예수의 사도 시몬역을 맡았다. 그후 오랜 세월 끝에 블레이크가 연예계에 복귀한 93년도 TV영화에서도 아내와 자녀 3명을 살해하는 내성적인 남성을 연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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