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장사가 가장 뱃속 편하다며 많은 분들이 자영업을 열심히 일궈 나가신다. 우리의 부모님들과 그리고 이제는 1.5세와 2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사업을 하는 분들을 접하게 되는데, 이제는 그 규모와 사업 성향 등이 예전에 비해 놀라울 만큼 발전되었다.
그런데 참으로 신기한 것은 한인들의 공통된 특징이, 그 세대 차이와 사업규모를 떠나 늘 나타나는 것이 있는데, 그것은 서두른다는 것과 모든 것을 문서화하는 것에 터무니없이 약하다는 것이다. 한인들이 협상과 계약 때 이행 사항을 조목조목 열거하는 것이 좀 야박하다고 생각, 상대방을 믿고, 가슴 졸이는 경우를 많이 보아왔다. 미국인들은 심지어 가족간의 매매에도 브로커를 개입시키고, 상세하게 문서화해 달라고 부탁하는 것이 지극히 일반적이다. 이 때문에 나중에 서로 얼굴을 붉히고, 계약이 지연되거나, 앙숙이 되는 경우가 없다.
부동산 매매 때, 현금거래를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은행(Lender)들은 에스크로를 통할 것을 요구하지만, 융자가 개입되지 않은 사업체 매매 때 에스크로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분들은 그리 많지가 않다.
일간지 공고를 통해 에스크로는 크레디터의 클레임을 일정기간 오픈으로 받는다. 이를 통해 셀러 미불금은 정리가 되고, 에스크로가 끝난 후 바이어에게 책임이 돌아가는 일은 없다.
다음으로 사업체 이름과 주소, 그리고 주인의 이름으로 조사(Search)가 이루어진다. 부동산에 담보는 Deed of Trust로 주로 하나, 사업체나 개인재산(Personal Property)에는 UCC(Uniform Commercial Code)를 통해 담보를 건다. 모든 조사는 카운티와 주 차원으로 나뉘어 진행되고, 혹 간과될 것에 대비해 유사한 리스트까지 조사된다.
이에 부과되는 모든 비용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서로가 반반씩 나누는 것이 상례다. 물론 세금관계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왜냐하면 미국에서 세금은 무덤까지 쫓아가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그 이자도 거의 크레딧 카드에 못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는 체면과 예의가 중요하게 여기지만 그 미덕이 왜곡되어 상대방에게 당연히 요구해야 할 일도 그냥 묻어 버리게 되는 일이 많다. 매매 자금은 반드시 에스크로에 명시하고 영수증을 보관해야 한다. 에스크로를 통해 셀러에게 지불되는 것은 당연히 서류에 남지만, 시큐리티 디파딧 같은 지불은 가급적 체크로 하고 서류로 남기도록 한다.
우리에게 생소하게 들릴 수 있는 에스크로는, 사업체 매매 때 브로커가 잘 연결하여 놓은 그 고리들을 정돈하고 깔끔하게 마무리하는 역할을 한다. 에스크로란 제도를 잘 이용해 애써 모은 소중한 재산을 많은 분들이 기쁨으로 즐길 수 있으시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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