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깍발이라 하면 비가 오지 아니하여도 늘 나막신만 신는다는 고집세고 가난한 선비를 가리키던 말이다. 그리고 선비란 학식은 있으나 벼슬하지 않는 사람을 자칭했었다.
이 딸깍발이는 첫째 의기, 둘째 강직, 셋째 청렴을 미덕으로 삼고 당장에 편한 것만을 취하는 자세나 임시변통으로 이리저리 꾸며대어 일시적으로 눈가림만 하는 처세를 배척했다.
우리나라 사학자들은 역사상 목이 부러져도 굳히지 않는 기개를 지닌 사육신, 삼학사, 포은,민충정공등을 대표적인 딸깍발이에 속하는 훌륭한 조상으로 꼽고 있다.
사육신은 성삼문, 박팽년, 하위지, 이개, 유응부, 유성원등이며 이들은 세조를 반대하고 단종의 복위를 꾀하려다가 처형당했다. 삼학사는 홍익한, 오달제, 윤집 등이며 이들은 병자호란때 항복을 반대하고 끝까지 청군과 싸울 것을 주장하다가 심양으로 잡혀가 피살당했다.
포은 정몽주 충신은 이성계의 쿠데타를 완강히 반대하고 고려조를 받들다가 방원에 의해 선죽교에서 피살당했다. 이때 방원의 ‘하여가’와 포은의 ‘단심가’는 우리가 세상을 살아감에 많은 교훈을 시사해주고 있다.
민충정공 민영환은 고종때 외교관으로서 공훈이 많았으며 왕의 시종무관으로 재직시 을사보호조약의 폐기를 상소하였으나 뜻을 이루지 못하자 단도로 자결한 충신이다.
어느 철학자가 우리 사회를 신랄하게 비평했다.
“현대인은 너무 약다. 전체를 위해 약은 것이 아니라 자기 중심적이고 자기 본위로만 약다. 백년대계를 위해 영리한 것이아니라 당장 목전의 일에만 알음알음 고식지계에 영리하다. 청렴결백에 밝은 것이아니라 극단적인 이기주의에 밝다. 이것은 현명한 것이 아니라 우매하기 짝이 없으며 제 꾀에 제가 빠져서 속아 넘어갈 현명이다.”
그리고 연세대학의 이극찬 정치사회학 교수는 현대인의 유형을 해바라기처럼 권력이나 금력이 강한 쪽만 찾아 다니는 전파탐지기형(Radar-type)과 수억년동안 변함없이 태양을 중심으로 공전·자전을 하는 지구처럼 궤도를 이탈하지 않는 자전측정기형(Gyroscope-type)으로 분류하여 설명한 바있다.
레이다형은 주체성을 상실하고 주위의 변화에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사람이고, 자이로스코우프형은 주체성을 확립하고 주위의 변화에 알 바없이 자기임무를 묵묵히 실행하는 사람이라고 했다. 자이로스코우프형은 바로 딸깍발이 선비와 일맥상통함을 쉽게 알 수있다.
오늘날 한국에서는 내 소신대로 살겠다는 정치인, 관료들이 점점 줄고 있다. 이 정권에 붙었다 저 정권에 붙었다 하며 되는대로 편하게 살려드는 정치인들의 의식때문에 국민들은 소외당하고, 빈부의 격차는 심화되고, 부정부패는 고질화되고, 나라의 빚은 끝도 없이 늘어나고, 국민적 합의 없는 주요정책시행으로 갈등이 심화되는등 민주정치발전은 고사하고 퇴보하고있는 실정이다. 이와 같은 심각한 상황에서 한국이 소생할 수 있는 길은 오직 인간개조로 자이로스코우프형의 정치인이 많아져야 한다. 그렇게 되자면 우리 조상이 물려준 위대한 딸깍발이 정신을 되살려야 할 것이다.
박종식 예비역 육군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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