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기승부’는 금물
▶ 5~6번 들른 후에야 한벌 구입
인테리어등 총 비용, 예상액 3배 들어
화재방지 장치등 건물주요구 까다로워
“베벌리센터가 까다롭기로 유명하다지만 이 정도인지는 몰랐습니다. 호된 만큼 많이 배웠죠”
지난 7월 베벌리힐스의 고급 샤핑몰 베벌리센터에 한국산 여성의류 ‘오브제’ 전문매장을 연 문광규씨는 남가주의 대표적 백화점 중 하나라는 베벌리센터에 입주하면서 겪은 경험과 그간의 비즈니스 경험을 이렇게 털어놓았다.
99년 ‘오브제’ LA 현지법인을 연 뒤 스스로도 “돈 좀 벌었다”고 할 만큼 탄탄대로를 달리던 터 였다.
타운장사를 하면서 쌓은 자신감은 베벌리센터 성벽을 덜컥 넘을 수는 있었으나 “적을 다 알지 못하고 뛰어든 우물 밖 세계는 예측불허 그 자체였다”고 한다.
그의 토로는 그래서 주류사회 진출을 준비중인 다른 한인 비즈니스 오너들에게 참고가 될지 모르겠다.
올해 4월1일 개장 예정이던 베벌리센터 오브제는 석 달 뒤인 7월4일에야 겨우 문을 열 수 있었다. 크지도 않은 1,570스퀘어피트 매장인데 입주계약부터 인테리어까지 소요된 비용은 당초 예산의 3배였다.
그것도 고급 자재 쓰면서 인테리어를 업그레이드하는데 든 게 아니라, 화재방지 장치 등 안전에 대한 베벌리센터 측 요구가 워낙 까다로워서 든 돈이다. 올해 1월 타운 6가에 문을 연 문 사장 소유의 또다른 여성의류 매장 ‘텔레그라프’ 는 인테리어에 아낌없이 투자하고도 베벌리센터 매장의 채 4분의1이 들지 않았다. 이런 매장을 여럿 열고도 남을 비용이 베벌리센터 한 곳에 들어갔으니 유명 백화점이나 상가에 들어가려는 이들은 새길 만한 일이다.
몇 달 지연되자 오브제가 망했단 소문이 도는 해프닝도 있었다. 보이는 것 없이 돈은 들지, 인테리어도 맘대로 못하지, 답답해서 아예 그만둘까 고민하기가 수 차례였다고 한다.
개장 후 장사도 기대와는 딴판이었다. 석 달이면 손익분기점을 바라보는 한인타운의 단기 승부란 없었다. 고객들 샤핑성향도 한인 고객들 보다 훨씬 보수적이다. 조사결과 베벌리센터의 손님들은 평균 5∼6번은 매장을 들른 뒤 한 벌씩 구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번 보고 사는 충동구매가 극히 적다는 분석이다.
문 사장은 “베벌리센터는 오픈 후 브레이크 이븐까지 1년 6개월은 봐야할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타운이 오르내림이 심한 반면, 이 곳은 일단 궤도에 오르면 꾸준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오브제’는 브랜드 인지도를 확 끌어올릴 기회로 연말 대목을 노리고 있다. 단기 승부에 대한 기대를 접고, 오브제만의 캐릭터를 알린다는 전략이다.
문광규 사장은 “석 달간 장사하면서 색감과 디자인 면에서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바잉파워를 최대한 높여 단가를 낮추고, 뚜렷한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할 것”이라고 나름의 베벌리센터 공략법을 말했다.
<김수현 기자>sooh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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