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청난 출연료 챙기고도 흥행은 대 참패
머피, 주연영화 잇따라 죽쒀 대표급
포드-케이지-윌리스도 몸값 못미쳐
출연료 2,000만달러짜리 할리웃 수퍼스타들이 몸값을 제대로 못해 스튜디오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이같은 제구실 못하는 배우의 대표급은 코미디언 에디 머피. 그의 최신작인 코미디 액션물 ‘나는 스파이’(I Spy)는 당초 빅히트 하리라는 기대와 달리 개봉 3주째(17일 현재) 달랑 3,000만달러를 벌며 흥행 8위에 머무르고 있다. 머피가 젊은 배우 오웬 윌슨(샹하이 눈)과 공연한 이 스파이 영화는 1960년대 빌 코스비와 로버트 컬프가 콤비로 나왔던 동명 인기 TV 시리즈가 원전. 미들급 챔피언으로 나오는 머피와 2류 스파이 윌슨이 부다페스트의 무기 밀매상이 훔쳐간 첨단 정찰기를 회수하기 위해 난장판을 치는 얘기다.
우습지도 신나지도 않는 코미디 액션영화로 내용이 너무 허술하고 터무니없는 데다가 연출 솜씨가 가건물 짓는 듯해 비평가들의 혹평과 함께 관객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이번 주에 흥행 10위권 밖으로 밀려날 것이 뻔하다.
머피는 올 들어 로버트 드 니로와 공연한 또 다른 코미디 액션물 ‘쇼타임’과 제작비가 1억달러나 든 공상과학 코미디 액션물 ‘플루토 내쉬의 모험’(총수입 440만달러)이 흥행서 참패한데 이어 ‘나는 스파이’ 마저 흥행서 죽을 쓰고 있다. 그래서 할리웃에서는 머피가 이제는 더 이상 흥행 보증수표가 아니라는 말이 나돌고 있다.
머피 외에도 또 다른 2,000만달러 클럽 소속 스타들인 해리슨 포드와 니콜라스 케이지 등도 최근 슬럼프에 빠진 상태. 포드의 핵 잠수함 스릴러 ‘K-19’과 케이지의 2차 대전에 참전한 나바호 인디언들의 얘기인 ‘윈드토커스’ 등이 모두 흥행서 참패했다. 두 영화는 모두 제작비가 1억달러짜리다.
브루스 윌리스도 제 몸값 못하는 배우. 작년에 나온 ‘강도들’(Bandits)과 올해 나온 ‘하트의 전쟁’이 모두 흥행서 죽을 쑤었다. 존 트라볼타도 이 대열에 들어 있다. 그는 2년 전 개봉된 볼품 없는 공상 과학영화 ‘지구 전장’(Battlefield Earth)의 대참패의 후유증에 지금까지 시달리고 있다. 이 영화에 이어 나온 ‘럭키 넘버’ ‘소드피시’ 및 ‘가정폭력’ 등이 모두 팬들로부터 외면을 당했다.
최초로 출연료 2,000만달러를 받은 배우는 짐 캐리다. 그는 다크 코미디 ‘케이블 가이’(96)에 출연하면서 이같은 액수를 받았는데 이 영화도 역시 흥행이 예상만 못했다. 캐리의 작년 연말 대목용 영화 ‘마제스틱’도 역시 2,400만달러라는 저조한 성적을 냈다.
할리웃의 2,000만달러짜리 스타들은 약 10명(이중 줄리아 로버츠가 유일한 여자). 스타들의 몸값이 천정부지로 뛰면서 빅히트한 영화의 B급 배우가 속편 출연시 거침없이 2,000만달러를 요구하기도 한다. ‘러시 아워 2’에 나온 크리스 터커가 그런 경우다.
전문가들은 수퍼스타들의 흥행 참패는 스튜디오들이 이들을 팬들이 보기를 원치 않는 역에 출연시키기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포드의 경우 비행기 액션영화 ‘공군 1호기’는 히트한 반면 잠수함 액션영화 ‘K-19’은 실패했고 머피의 경우 ‘닥터 두리틀’과 ‘정신 나간 교수’ 같은 가족용 코미디에 나왔을 때는 빅히트를 한 것을 그 증거로 들고 있다.
스튜디오들은 또 수퍼스타들을 놓치기 싫어 때로 허술한 줄 알면서도 영화 제작을 강행, 자업자득이라는 소리를 듣고 있다.
박흥진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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