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전 갖는 UCLA
워싱턴 St와 주말 대결
이길땐 앙숙 USC에 ‘선물’
지면 오히려 재정수입 늘어나
“현실적으론 지는 편이 훨씬 더 좋은데….”
“그래도 이겨야지 무슨 소리야?”
이번 주말 패사디나 로즈보울에서 전국랭킹 7위 워싱턴 스테이트(9승2패)와 정규시즌 최종전(7일 오후 1시30분- 채널 7)을 갖는 UCLA(7승4패)가 엉뚱하게 꼬인 보울게임 시나리오 때문에 딜렘마에 빠져 고민(?)하고 있다. 경기에서 최선을 다해 승리하는 것은 스포츠에서 기본 원칙이고 궁극적으로는 이번 케이스도 그 원칙에서 이탈할 수도, 해서도 안되지만 UCLA에게 이번 경기는 묘하게도 이겨야할 이유보다 져야할 이유가 훨씬 더 많아 고민 아닌 고민을 안겨주고 있는 것.
우선 패배가 더 반가운 가장 큰 이유는 앙숙 USC에게 본의 아니게 푸짐한 선물보따리를 안겨주기 싫다는 것이다. UCLA가 워싱턴 스테이트에 이긴다면 USC는 올 시즌 팩-10 챔피언의 타이틀과 함께 로즈보울 자동출전권을 얻게 된다. 서로 상대방이 잘되는 것이 보기 싫은 마당에 상대방을 우승시켜 로즈보울에 내보내는 일에 그렇게 흥이 날 리가 없다.
또 다른 이유는 이 경기에서 지는 것이 UCLA 풋볼팀에 재정수입이나 보울게임 출전에서 실질적으로 더 유리하다는 것이다. 워싱턴 스테이트가 UCLA를 꺾고 로즈보울에 나가면 USC는 오렌지나 슈거보울에 출전하게 되며 UCLA는 인근 샌디에고에서 벌어지는 할리데이보울에 초청받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만약 UCLA가 워싱턴 스테이트에 이긴다면 USC가 로즈보울에 나가고 워싱턴 스테이트가 할리데이보울로 내려오며 UCLA는 선보울이나 인사이트보울로 밀려나게 된다. 지면 갈 수 있는 할리데이보울이 이기면 가게 될 선보울이나 인사이트보울에 비해 경기의 격이나 상대, 출전수당 등 여러 면에서 앞서니 승부 욕이 나지 않는다.
재정적인 이유도 있다. UCLA가 패함으로써 최소 1,400만달러에서 1,600만달러의 출전 개런티가 있는 BCS보울게임에 워싱턴 스테이트와 USC 2팀이 나간다면 1팀만 나갈 때에 비해 팩-10 전체가 최소 1,400만달러의 추가수입을 올리는 셈이니 재정적 측면에서 훨씬 유리하다. 지는 편이 최소 140만달러이상 이득(보울게임 수입은 소속리그 팀이 똑같이 분배한다)인 셈.
또 한가지 고려사항은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이다. 패사디나와 인근 지역 비즈니스들은 로컬팀인 USC보다는 수많은 관광객을 동반한 워싱턴 스테이트가 로즈보울에 오기를 바라고 있다. 관광객들이 와야 호텔투숙과 식당 등 관광수입을 짭짤하게 올릴 수 있기 때문. 지역경제 활성화에 한 몫을 하려면 지는 편이 낫다는 논리도 과히 억지는 아닌 셈이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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