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상영중인 공상과학 드라마 ‘솔라리스’는 당초 미 영화협회 등급심사위로부터 R등급(17세 미만 관람시 부모나 성인동반 필요)을 받았었다. 주인공 조지 클루니가 아내(나타샤 맥엘혼)와 나체로 춤을 추는 장면에서 클루니의 맨살 엉덩이가 노출되었기 때문이다. 이같은 결정에 대해 감독 스티븐 소더버그는 “클루니의 나체는 단순한 눈요깃거리가 아니라 부부간의 지극한 사랑을 표시하기 위한 예술적 수단”이라며 재심을 요청해 PG-13 등급(13세 미만 관람시 부모의 적극적 안내 필요)을 받아냈다.
감독 - 배우들은…
“지극한 사랑표현
실감연기에 필수”
할리웃 소문은…
“섹시하게 보여야
돈도벌고 잘팔려”
지난 1973년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감독의 ‘파리에서의 마지막 탱고’에서 완전 나체의 말론 브랜도와 마리아 슈나이더가 섹스 도구로 버터를 사용하면서 노골적인 성행위를 해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한 뒤로 지금까지 스타들의 나체 장면이 과연 예술행위냐 또는 장삿속이냐 하는 논란이 거듭돼 오고 있다. 올해만 해도 오스카상을 탔거나 후보에 올랐던 여배우들인 할리 베리, 니콜 키드만, 케이트 윈슬렛, 시시 스페이섹 및 헬렌 미렌 등이 자기 역을 위해 서슴없이 옷을 벗었다.
‘몬스터스 볼’로 올해 오스카 주연상을 탄 베리는 여기서 젖가슴과 온몸을 드러낸 채 맹렬한 연기를 했었다. 영화 관계자들은 베리의 이같은 물불 안 가리는 투혼이 그에게 주연상을 안겨준 직접적 원인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그런데 베리는 존 트라볼타와 공연한 ‘소드 피시’에서도 젖가슴을 노출했었는데 당시 그가 출연료 외에 고액의 돈을 더 받는 조건으로 가슴을 보여줬다는 얘기가 나돌았었다.
올해 나온 ‘부정’에서 연하의 남자와 나체로 혼외정사 장면을 보여줬던 다이앤 레인은 자기가 옷을 벗은 것은 리얼리즘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는 “나체 정사 없는 불륜의 얘기는 고기 없는 햄버거와 같다”고 자신의 알몸 노출을 변명했다. 그런데 레인과 상대역의 올리비에 마티네즈는 나체 정사장면을 찍기 전 샴페인 한 병을 마시고 긴장을 풀어야 했다고 한다.
한국에서도 노골적인 섹스장면이 없으면 영화장사가 잘 안 되듯이 할리웃에서도 여자 배우가 젖가슴이나 알몸을 보여주면 손님이 더 드는 것이 사실이다. 스타들의 나체 연기가 리얼리즘보다는 돈벌이 때문이라는 주장도 그래서 나온다. 또 여배우가 한번 자극적인 나체장면을 연기해 화제가 되면 다음에 더욱 비중 있는 작품에 출연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설도 있다.
샤론 스톤이 ‘원초적 본능’에서 팬티를 안 입은 채 다리를 이리 저리 꼬은 뒤 마틴 스코르세지의 ‘카지노’에 출연한 것을 그 예로 들고 있다. 여하튼 여배우들로서는 어느 정도의 나이가 될 때까지는 관객에게 자기 나체를 보여줘 섹시하다는 인상을 심어 놓아야 잘 팔린다는 것이 할리웃의 보편적 논리다.
그러나 영화에서 결코 옷을 안 벗는 여배우들도 있다. 줄리아 로버츠, 샌드라 불락, 새라 제시카 파커 및 캐메론 디애스 등은 계약시 몸의 어디까지만 벗는다는 조건을 명기토록 한다. 로버츠의 빅히트작 ‘프리티 우먼’에서 그의 나체는 대역 쉘리 미셀의 것이었다.
남자 스타로 옷을 안 벗는 사람은 존 트라볼타. 그리고 할리웃에서의 나체장면 중 마지막 타부는 남자의 성기 노출이다. ‘부기 나이츠’에서 마크 왈버그가 보여준 대형 성기는 인조 성기였다.
<박흥진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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