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기자의 눈
▶ 장래준 <취재부 차장대우>
새로운 정치를 소리 높여 외쳐온 56세의 노무현 후보가 21세기 첫 대한민국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소수 여당 민주당 후보가 다수 야당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를 간발의 차로 누르고 대통령에 당선된 까닭은 여러 곳에서 찾을 수 있겠지만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모임)’를 빼놓을 수는 없다. 온라인으로 태동해 ‘한국 최초의 정치인 팬클럽’, ‘국민경선장의 붉은 악마’ 등으로 불리며 노 후보를 당선시키는데 혁혁한 공을 세운 노사모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들며 한국정치사에 새로운 장을 열었다.
노사모는 민주당 경선을 앞둔 지난해 12월 국민선거인단 모집에 나서기도 했으며 지난 10월 후보 지위가 흔들릴 때는 ‘희망돼지 저금통 분양’과 ‘온라인 성금 모금’에 앞장서기도해 한국의 정치 풍조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다. 이 같은 노사모의 활약은 부재자 투표 결과로 집약된다.
전체 유권자의 2.5%인 부재자 투표 대상자 86만7,476명 가운데 93.9%인 81만4,929명이 투표에 참가했고 노 후보가 61.8%에 달하는 50만3,371표를 얻어 이회창 후보의 24만17표(27.7%)를 압도했다는 잠정 집계다.
두 사람의 부재자 투표 득표차인 25만3,354표는 전체 투표에서 노 후보가 이긴 57만4,000여표의 45.9%에 이르는 것이다. 부재자 투표의 57%에 달하는 군인은 물론 대학생 등 인터넷의 영향을 많이 받는 젊은 세대들이 노 후보에 몰표를 던졌다는 분석이다.
이 점은 동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많은 점을 시사한다. 유권자의 절반에 가까운 40대 이하의 젊은 층은 인터넷에 익숙한 디지털 세대로 이들로부터 뿜어져 나온 ‘변화’에 대한 갈망이 사회 전분야의 의사 결정에 결정적인 발언권을 갖게 된 것이다.
뉴욕 한인사회에도 수많은 디지털 세대가 우리를 지켜보고 있다. 아직까지 이들의 뜻이 집약적으로 표출될 분출구가 없기 때문이지 이들의 의지 여하에 따라 사회 발전의 동력이 될 수 있는 무한한 잠재력이 있는 것이다. 디지털 세대가 갈망하는 ‘새로운 변화의 바람’을 모르고서야 어찌 우리가 미래를 기약할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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