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이 영화 빈곤의 해라면 올해는 양질의 영화가 많았다. 이와 함께 흥행 위주의 영화들도 고루 나와 할리웃의 수입도 또 한번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올해는 특히 양질의 외국어 영화와 기록영화들이 많았다. 그리고 여성영화들이 양산돼 예년에 비해 5명의 오스카 주연상 후보 고르기가 훨씬 수월(어려워졌다고 할 수 있다)해졌다.
‘슈미트에 관하여’(About Schmidt)
정년퇴직한 남자의 지나온 삶에 대한 열람과 자아발견을 통찰력 있게 그린 다크 코미디로 쓸쓸한 정감이 감돈다.
잭 니콜슨의 감정을 안으로 삭이는 연기가 훌륭하다. 현재 상영중.
‘천국에서 먼 곳’(Far from Heaven)
50년대 겉으로는 완벽한 한 미중산층 가정의 붕괴를 아름답고 우아하게 그린 멜로 드라마. 50년대 멜로물의 거장 더글러스 서크 감독에게 바치는 헌사로 고뇌하는 주부역의 줄리안 모어의 연기가 심오하다.
‘타임 아웃’(Time Out)
실직문제를 심리 드라마 형태로 다룬 절제되고 강건하며 또 냉기감 도는 걸작.
‘마을은 조용하다’(The Town is Quiet)
마르세유 서민들의 삶을 통해 현대 도시의 고뇌를 사실적이면서도 감정 충만하니 그렸다. 둘 다 프랑스영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Spirited Away)
소녀 치히로가 돼지가 된 부모를 구출하려고 모험하는 얘기가 아름답고 영혼 가득히 그려진 일본 만화영화.
‘릴로와 스티치’(Lilo & Stitch)
꼬마 외계동물과 하와이안 소녀의 우정과 모험이 신나는 디즈니 만화영화.
‘세월’(The Hours)
버지니아 울프의 소설 ‘댈로웨인 부인’이 매체가 돼 세대가 다른 세 여인의 고뇌와 권태에 싸인 삶이 섬세하게 펼쳐진다. 니콜 키드만, 줄리안 모어, 메릴 스트립의 연기와 필립 글래스의 음악이 인상적이다. 현재 상영중.
‘진짜 여자들은 커브가 졌어’(Real Women Have Curves)
이스트 LA의 멕시칸 서민가정의 삶을 고교를 막 나온 소녀의 눈으로 본 감동적인 드라마. 삶과 가족애 그리고 뚱뚱한 여자들에게 바치는 찬사로 감독과 배우 등이 모두 멕시칸이다.
‘조용한 미국인’(The Quiet American)
50년대 초 사이공을 무대로 한 정열과 회한이 들끓는 삼각 사랑의 이야기이자 정치 스릴러.
그레엄 그린의 소설이 원작으로 마이클 케인의 연기와 촬영이 돋보인다.
‘멸망에로의 길’(Road to Perdition)
갱단 히트맨 아버지를 둔 어린 아들의 눈으로 본 유혈폭력 복수극이자 죄와 구원에 관한 도덕극. 명상하는 듯한 갱영화로 탐 행스가 과묵하니 호연한다.
‘그녀에게 말해’(Talk to Her)
살아있는 두 남자와 그들이 각기 사랑하는 식물인간이 된 두 여자의 관계에 관한 유머와 페이소스가 고루 섞인 스페인 영화. 고독과 집념, 질병과 죽음 그리고 운명의 내밀한 사연이 은근하게 이야기된다. 현재 상영중.
‘션샤인 스테이트’
변화의 문턱에서 옛 것을 지키려는 플로리다 한 섬의 흑백 두 동네의 두 중년여인을 중심으로 가족과 책임, 사랑과 의무 그리고 자기 구원과 희망의 사연이 사실적으로 엮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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