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1월1일, 로즈 퍼레이드우리 꽃차를 보면서 느꼈던 자랑스럽고 뿌듯한 마음은 나만이 아니었으리라 생각한다. 미 주류방송을 통해 전 세계에 방영된 이 꽃차에 승차한 이민 역사 100주년의 영웅들에게 찬사를 드린다.
시대가 영웅을 만든다는 말이 생각난다. 사실 우리 이민사회는 엄청난 각고를 겪어왔다. 10년 전, 4.29 폭동은 어디에 비할 수 없는 비극이었다. 우리가 피해자이면서도 가해자로 미 주류 언론을 통해 보여졌을 때 이런 일이 다시는 있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이번 이민 100주년 기념 꽃차는 아주 좋은 한인 인상을 심어줄 수 있었던 기회이었다. 비록 타계하시어 꽃차에는 탈 수 없었지만 도산 안창호 선생의 영웅적 삶을 다시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다. 그분의 구국이념과 구인정신을.
지난해 12월15일 정오쯤 주류사회 전역에 방영되는 브랙 엔터테인먼트 방송 인터뷰에 한인 3세인 C양이 신랄하게 한 민족을 비방하는 것을 보고 아연 실색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녀에 의하면 한인은 모두 인종차별주의자요, 건방지고, 예의 없고 야비한 민족이란다. 같은 동족이 한 민족을 이렇게 낙인찍다니…
그것도 모자란 듯 12월21일에 방영된 코미디 프로에 한국계인 코미디언 K씨는 왜 한국인들이 수의사가 없는지 아는가라고 방청객들에게 질문한 다음, 그의 익살스런 표정으로 이빨을 쑤시는 흉내를 내면서 그가 대답하고 있었다. “죄송하군요 손님, 손님께서 맡기신 애완용 개가 미안하게도 죽었습니다.”
우리 한인사회에서 100번 좋은 사업을 한들 이렇게 주류사회에서 부정적으로 비쳐지는 우리의 모습이 있는 한, 그것도 주류사회에서 인정받고 성공했다는 우리 한국계에 의한 비참한 상황이 있는 한, 우리는 우물안 개구리를 면치 못할 것 같은 슬픈 생각이 든다.
누군가가 한국인을 어항 속의 게와 비교했다고 들은 적이 있다. 서로 끌어내리고 밟아버리고 힘들게 만들어서 한 마리도 어항 밖 세상으로 나갈 수 없단다. 어항 밖이 바로 주류사회인데…
서로 밀어 주고 서로 언덕이 되어주고 끌어주고 도와주기는커녕 서로를 헐뜯고 비방하고 돕지 않으니 우리 한인사회가 잘되기 위해서는 의식 개혁이 필요하지 않을까.
실제로 미 주류사회에서 성공한 한인 전문가들, 기업가들이 많다는 사실을 우리는 알아야하고 또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들은 주류사회에서 자신의 일에 열중하면서 한인사회에 모습을 안 나타낼 뿐이다. 끌려 내리는 게가 되기 싫어서일까.
이제 이민 100년이니 앞으로 또 다가오는 100년에 더 많은 영웅이 나와야겠다. 주류사회에서 열심히 일을 하면서 한인사회에도 봉사하는, 그래서 우리 한인사회의 참 모습을 주류사회에 대변할 수 있는 보통 사람들인 영웅이 많이 있어야겠다.
한국민 반미감정으로 미국에 사는 우리의 입장이 난처해지고 있다. 한국전쟁 참전용사들이 언론에 나와 안 좋은 말을 하는 것도 이와 일맥 상통한다고 생각된다. 이런 때에 LA타임스와 같은 주류신문에 우리의 미묘한 입장을 대변할 인재를 키워야한다.
올해 계미년에는 우리 모두 합심하여 한인사회를 제대로 인식하는 젊은 지도자들이 미국사회에서 성공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할 것이다. 지역 교육위원, 시의원에서부터 우리의 미래 정치인들을 조건 없이 도와야 할 것이다.
소도 언덕이 있어야 등을 비빈다고 한다. 언덕도 없는 미국사회에, 미국 직장에 뿌리를 내리기 위해 동분서주, 고군분투하는 우리의 앞날의 지도자들을 위해 한인사회와 지도자들은 행동으로 보여 주어야 하겠다.
박동우/가든그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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