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열풍 잠시 접고 영화 출연
<키스할까요> 이후 4년 만의 영화 출연이다. 또한 MBC TV 주말극 <엄마야 누나야> 이후 국내에서 연기한 건 2년 만이다.
경남 사천에서 영화 <하늘 정원>(두손드림픽쳐스, 이동현 감독)의 막바지 촬영 중인 안재욱(32)은 꽤 긴장된 표정이었다. “아직 촬영이 끝나지 않아 흥행 여부에 대해서는 신경 쓰지 않는다“면서도 “다만 ‘4년 만에 출연한 게 이거야?’라는 말을 들을까 걱정된다”는 말로 부담감을 슬쩍 내비쳤다.
■왜?
왜 <하늘 정원>을 택했을까. 그는 “연기를 하고 싶어서”라 답했다.
4년 동안 영화 시나리오를 받아오는 동안 그는 “도대체 관객이 어떤 영화를 좋아하는 지 모르겠다”고 했다. 비록 출연은 하지 않았지만 ‘이 영화는 반드시 될 것’이라 생각했던 영화는 흥행이 부진했고, ‘이런 영화도 만들어지네’라고 생각했던 영화는 대박이었다면서.
“고르다 보니 점점 더 신중해졌다. 주연으로 나와서 주인공다운 연기를 하고 싶은 작품을 골랐다”고 말했다. 코미디 영화는 대부분 주인공 보다는 조연의 받쳐주는 힘이 필요한 경우가 많아 꺼렸고, 그러다 보니 멜로 영화를 선택하게 됐다는 것.
거기에 슬픈 내용을 밝게 그린 점도 그를 이끌었다.
<하늘 정원>은 암 환자를 사랑하게 된 의사의 러브 스토리다. 그렇지만 우울하지 않다. 안재욱은 “로베르토 베니니 감독의 <인생은 아름다워>같은 느낌을 받았다. 죽음을 앞두고 있는 암 환자 역의 이은주는 화사하게 웃는데, 그걸 지켜보는 의사 역의 내가 곧 죽을 사람 같은 표정이다”고 말했다.
■어떻게?
그는 어떤 연기를 했을까. 촬영장에서 만난 이석기 총감독은 안재욱에게 푹 빠져 있었다.
“안재욱 병상에 누워있는 이은주에게 키스하면서 눈물을 뚝 떨어뜨리는 장면을 찍을 때였다. 워낙 중요한 장면이라 이동현 감독은 당연히 욕심을 냈고, 그래서 15번이나 촬영했다. 각각 다른 각도에서 찍기 위한 것이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안재욱이 그 때 마다 진짜 눈물이 흘렸다는 점이다. 그 장면 하나만으로 흥행에서 10만 명을 더 모을 수 있는 연기였다.”
이은주도 그날 안재욱의 연기에 감탄, 처음으로 촬영이 끝난 뒤 안재욱과 술을 마셨다고 할 정도였다.
안재욱은 기자들이 찾아갔던 14일에도 촬영 사인이 들어가는 동안 몇 차례 중지시키며 감정을 잡아냈다. “이상하다. 별로 눈물이 잘 안 나는 편이었는데 1주일 전 라스트 신을 찍은 이후 눈물이 샘솟듯 한다.”
작년 11월 서울에서 촬영을 한 후 12월 초부터 거의 두 달 동안 안재욱은 경남 사천에서 살고 있다.
연말 콘서트를 위해 1주일간 서울에 다녀왔던 것을 제외하면 청정 해역으로 불리는 푸른 바다가 보이는 사천에서 그는 <하늘 정원>의 의사 ‘최오성’으로 살았다. 바다 바람에 얼굴도 건강하게 그을려 있었다.
“서울 사람 보면 반가울 정도다. 내 노트북은 전용선이 없어 오디오 구실 밖에 하지 못해 서울 소식이 궁금하다.”
그는 한결 같았다. 드라마를 찍으면서도 바쁜 후배들을 강제로 불러 모아 포장마차에서 회식을 하는 것으로 유명한 그는 유배 생활(?)을 하면서 더욱 친해진 스태프들과 회식을 즐겼다.
또한 영화 촬영에 모든 시간을 다 내줬다. 주연 배우는 그 작품을 책임져야 하는 사람이기에 ‘더블은 절대 안된다’는 그의 방침 때문이었다. 덕택에 촬영이 예정보다 빨리 끝났다.
3월 말 팬들은 <하늘 정원>의 안재욱을 만날 수 있다.
김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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