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8일자 한국일보 오피니언란에 난 ‘비굴한 기성세대’라는 글을 읽고 이 글을 쓴다. 나는 오래 전 한국에 있을 때 조그마한 신문사에서 잠시 일한 적이 있다. 그때 나는 기사(글)란 언제나 공정하고 진실하여 모든 사람이 읽은 후 공감을 가져야 한다고 배웠다. 다시 말하면 글이란 어느 한쪽으로 편중하지 말아야 한다는 말이다.
‘비굴한 기성세대’라는 글 속에서 기성세대란 누구를 일컫는 것인지 잘 모르겠지만 기성세대라고 해서 다 생각이 고루하고 폐쇄적이고 보수적인 것만은 아니다. 기성세대의 사람도 얼마든지 개혁적이고 진보적일 수 있으며 신세대의 사람이라고 해서 보수적인 생각을 갖지 말라는 법은 없다. 즉 신세대라도 얼마든지 보수적일 수 있다는 이야기다.
물론 한국의 현 정세를 바라보며 비판하는 사람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들도 나라를 염려하는 마음 때문에 그러는 것이다. 개혁 성향이 강한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나 햇빛정책의 국정을 이끌어온 김대중 대통령에 대해서 부정적인 시각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기성세대란 누구인가? 일제의 36년 동안 식민통치를 받으면서 조국의 독립을 애타게 사모하던 사람들이요 6.25라는 전쟁을 통해서 동족상잔의 아픔을 경험한 사람들이요 전쟁 후 배고픈 삶을 살아온 사람들이며 4.1+9와 5.16혁명의 암울하고 힘들었던 시대를 살아온 사람들이다. 이들이 반일 및 반북 감정을 가지고 있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다.
미국이 일본으로부터 해방시켜 대한 국민들에게 그렇게도 애타게 그리던 광복을 안겨 줘 숨통을 트게 해주었고 어쩌면 베트남처럼 공산화가 되었을지 모르는 남한을 미군들이 상륙하여 인민군을 퇴각시킨 후에 휴전협정을 체결함으로 우리 민족은 지금까지 평화스러운 시대를 지내왔다.
전쟁 직후 폐허와 굶주림 속에서 이마에는 피와 땀을 흘리며 두 볼을 타고 흘러내리는 눈물을 머금고 열심히 땅을 파고 일구어 오늘의 한국이 되도록 밑거름이 되어온 분들이기에 그 어느 세대보다도 애국 애족하는 마음이 뜨거우며 강렬하지 않겠는가?
지금 한국전쟁이 완전히 종식된 것은 아니다. 잠시 휴전일 뿐이고 언제 또 다시 개전이 될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 하에 있는 것이다. 북한의 실상과 실태를 잘 모르는, 소위 전쟁을 경험해 보지 못한 일부 젊은 세대들이 공공연히 통일이 되면 북한의 핵은 우리의 것이 된다는 억측의 논리를 주장하는 정신나간 사람들에게 혹 가혹한 언행을 하는 사람들이 있겠으나 그들에게도 그만한 이유가 있어서 한 말로 이해를 할 수는 없었는지 묻고 싶다.
기성세대를 모두 싸잡아서 비굴하다느니 한심하다느니 전근대적이라느니 하고 몰아붙이는 것은 대단히 잘못된 발상이다. 세월은 흘러가는 법, 영원한 신세대는 없고 영원한 기성세대도 없는 것이다.
시간과 역사는 변함 없이 지금도 흐르고 있지 않은가? 지금의 신세대는 언젠가는 기성세대가 될 것이고 또 다른 신세대가 나타나 똑같이 기성세대로 볼 것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유의선 / 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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