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2)이 하나(1)되는 매월 21일을 부부의 날로 정하자”
옛날에도 우리나라에 가정폭력이 있었을까. 옛날이나 지금이나 부부간에는 좋은 일만 있을 수는 없었다. 그러나 가정사가 가정폭력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극히 드물었다.
신분상 여성이 남성 부럽지 않게 살았던 고려시대와 그 이전은 물론이고 가부장제였던 조선시대에도 향리마다 향약이란 엄격한 율법이 있어 부모 앞에서 개를 꾸짖는 일조차도 불효로 처벌을 받았다.
하물며 가정불화로 험한 말이 담 너머로 여러 차례 새거나 가정폭력이 있을 경우 ‘대과악’이란 죄명으로 마을에서 추방하였다. 그래서 가정생활에서 여자는 바느질하는 것으로 참고, 남자는 참을 인(忍)자를 백번 되풀이하는 것으로 미덕을 삼 았다.
살과 살이 섞인 관계여서 촌수조차 없다는 가장 가까운 부부 사이, 그래서 부부 사이를 금실이라 하여 거문고와 비파의 아름다운 어울림 소리로 비유하기도 하고, 부부 산술법에서는 1+1=2가 아니고 1+1=1로 계산하기도 하고, “주머니 돈이 쌈지 돈”이란 말로 미화되기도 한다.
지금도 남편이 휘두르는 폭언과 각종 도구를 동원한 폭력 앞에 소리 없이 울고 지내는 가정폭력 희생자들이 수도 없이 많기 때문이다.
최근 UCLA의 모 교수가 캘리포니아주에 거주하는 비슷한 숫자의 한인, 백인, 흑인, 히스패닉 등 18~91세 남녀 3,713명을 대상으로 가정폭력 인지도 조사를 했다.
이 조사에서 전체 응답자의 40.5%가 “가정폭력으로 피해를 입은 이들을 알고 있다”고 대답했으며 이 중 85%는 “피해자들이 육체적인 부상이 있었다”고 말했다. 응답자들은 또 집안에서 어린이들이 보는 앞에서 일어난 가정폭력에 대해 25%가 “알고 있다”고 대답했으며 26.1%는 심한 가정폭력으로 경찰이 출동한 사례도 있다고 응답했다.
아내와 남편은 시간이 흐르면 서로가 서로에게 지치고, 서로가 서로에게 권태를 느끼게 마련이다. 서로 참고 지낸다고 하지만 인내라는 것도 한계가 있는 것이고 그게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다. 최선의 방법은 거문고와 비파가 아름다운 어울림 소리를 낼 수 있도록 사전에 조율을 해 두는 것 이다.
첫째, 아내와 남편을 하나가 되게 하는 가교는 사랑이다. 그리고 그 사랑의 가교를 지탱하는 것은 수시로 가벼운 유머도 섞어가며 대화하는 관계다.
둘째, 자기 자신보다 공동 관심사에 대하여 더 많은 얘기를 나눈다. 셋째, 서로 아픈 곳을 자극하지 말고, 상대방을 제3자와 비교하지 않 는다.
넷째, 두 사람이 동시에 화를 내지 않으며, 집에 불이 났을 때를 제외하고 고함을 지르지 않는다. 다섯째, 사랑한다고 먼저 말하고 화해도 먼저 한다.(부부 5계명)
한국에서 ‘가정의 달’인 5월 중 21일을 ‘부부의 날’로 삼는다는 얘기가 나왔다. 왜 21일인가. 둘(2)이 하나(1)가 되는 날이라 그렇다고 한다.
그러나 덤으로 매월 21일을 ‘부부의 날’로 삼고 달력에 동그라미 하나 표시해 두면 좋겠다. 금실은 자주 조율해 두는 것이 좋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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