럼스펠드 미 국방 장관은 최근, 지금은 예상할 수 없는 수많은 변수들과 불확실성이 가득하다는 말을 했다. 아마 그의 말들은 고온과 변화 많은 사막의 날씨, 이라크의 생화학 무기 사용과 대량 살상무기, 민간인 투입 방어, 시가전, 터키와 쿠웨이트의 사정 등등 주로 군사 전략적인 변수들을 암시하고 있는 듯 하다.
그런데 이런 군사작전 요소들 못지 않게 우리의 우려를 자아내는 변수들도 많다. 우선 경제적인 문제를 살펴보자. 예일대학의 경제학자 윌리엄 노드 하우스는 이라크 전쟁에 들어갈 전비와 관련하여 “이것은 거대한 복권 게임과 같다”고 논평하고 군사비용 보다 더 심각한 것은 전후의 복구 및 재건비용이라고 지적했다. 이 예산은 최소한 1,000억 달러에서 5천억 또는 6천억 달러까지 될 수 있다고 추산했다.
하여튼, 전비와 복구비 등에 들어갈 천문학적인 예산은 모두 미국의 재원에 의존해야 한다. 그것은 국민의 세금이 대부분이다. 전쟁비용과 복구비는 이라크사태의 일부이며, 더 중요한 것은 전후의 이슬람 세계 동향이다. 기약할 수 없는 이라크와 중동의 민주화와 평화는 전쟁으로 더욱 복잡하게 되고, 극단주의자들의 활동과 반미 세력은 점점 더 커질 것이다. 미국 내에서의 테러리스트들의 활동도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프랑스, 독일, 러시아, 중국, 벨기에 등과 외교적인 관계도 계속 불편하게 되고, 반미감정과 데모는 세계적으로 점점 번져 나갈 것이다. 미국 제일주의, 우리가 정의로우니 무조건 따르라는 고압적이고, 오만한 자세를 비난하는 세계 여론은 더 나빠질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세계 각지의 이슬람 테러리스트 조직을 제압하고 소탕하기에는 어려움이 더 커질 것이다.
물론 미 당국은 속전 속결로 후세인을 제거하고, 생화학 무기 등 대량 살상 위험물을 없애고, 풍부한 유전을 확보하여 이라크와 중동에 민주화 바람을 불어넣고 평화를 안정시키려 한다. 이것이 미국 경제와 국가이익, 세계 평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 믿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게 낙관적인 결과를 기대하기가 힘든 상황이다.
2월 말 부시 대통령은 지금 우리는 미국 역사상 아주 중대하고 결정적인 시기에 와 있다고 했으나, 나는 지금 미국 자체의 운명이 심대한 기로에 서 있다는 생각이다. 그리고, 미국의 운명과 로마제국의 운명을 다시 한번 비교해 보게 된다.
막강한 군사력과 경제력으로 영토를 계속 넓혀가던 로마제국은 수많은 외세의 반격과 국내의 사치향락, 부패한 대중문화, 도덕의 타락 등으로 국가의 재원은 고갈되고 군대는 힘을 잃어 결국 몰락의 운명을 맞이한 로마 제국을 오늘의 아메리카 제국은 냉정하게 되돌아보는 지혜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이성형
애팔래치안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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