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그다드가 함락되어 시내가 무정부 상태에 들어간 상황을 화면에서 바라보며 50여 년 전 시체가 깔린 9.28 수복직후 서울 시내가 떠오른다. 북한의 남침으로 그때 우리는 200만의 사상자를 냈었다.
북한은 핵 개발을 시인하더니 이라크전쟁이 카운트다운에 들어 있을 때 대포동 미사일을 동해에 쏘아 올렸다. 무슨 배짱일까.
한 달포 전 일본 서점에서 ‘북조선의 연명전쟁’(세끼가와 에야 편저)등 북한 관련 서적을 여러 권 사다 읽었다.
이 책에 따르면 김정일은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에서 김성주(김일성의 본명)와 유격대 재봉원 사이에서 태어났다. 이름은 ‘유라’로 러시아어로 그레고리의 애칭이다. ‘정일’이라는 이름은 60년대에 붙여졌다고 한다. 남동생 슈라가 있었으나 집 뜰 연못에 익사하고 그 후에 태어난 여동생과만 서로 의지하며 고독하게 자랐다. 부친의 현지지도나 군부대 방문을 따라다니며 독재기질과 부친에 대한 심한 컴플렉스, 인간불신과 소심증이 싹튼 것 같다고 필자는 설명하고 있다.
그는 선전선동부장에 오르자 숙부와 이복형제들을 국외로 내놓고 자기를 ‘당 중앙’이라고 호칭케 했다. ‘70일 전투’를 제창하고 속도전, 전격전, 섬멸전을 부르짖으며 “생산도 생활도 학습도 항일유격대식으로” 진행해 나갔다. 국민 전체가 주체사상일색의 앵무새를 만들어 놓았다. 그는 공개석상에서 연설이나 설명회를 행한 일이 없다. 그의 활동기록영화에서도 그의 목소리는 내레이션으로 되어있다. 군사 퍼레이드에서도 그는 박수만 천천히 친다.
그는 24시간 근무를 즐기며 심야에 긴 논문이나 담화문을 자주 쓴다. 그것을 온 국민에게 학습시킨다. 잘못하는 사람은 몇 번이고 자아비판 시킨다. 외국인을 상대하는 사람은 ‘상정 문답집’을 암기시켜 똑같은 대답을 하게 한다. 집무실에 십여 대의 TV를 놓고 세계뉴스를 듣고 어떤 생각이 떠오르면 그 자리에서 명령을 내린다. 일본인 납치사건과 핵 개발을 실토하고 세상이 들끓는 모습을 즐긴다.
극비에 속하는 핵 개발이나 병기제작은 ‘트로이카기관’이 담당하고 핵 개발용 물자는 우라늄만 국내 것이고 그 밖의 자재는 기술정보와 같이 현지주재 외교관 몫이다. 트로이카의 일원이고 우수한 원자력기술자인 김희민(가명)은 억 단위의 외화를 쓸 수 있다. 과학원서 개발한 화학병기는 핵 화학 방위부를 거쳐 생산공장에 내려지고 혜산, 사리원, 순천, 함흥, 강계, 삭주, 만포의 군수공장서 ‘호스겐’ ‘사린’같은 ‘독 개스’가 만들어진다.
이 책에는 김정일의 도망로도 나와 있다. ‘금수산 기념궁전’ 지하터널은 평양시의 중심부에 있는 노동당청사 방향, 대성산 김일성 개인별장 방향으로 나가다가 묘향산 별장에서 갈라진다. 이 터널은 김부자 전용 전차와 승용차가 달릴 수 있게 설계되어 있다. 자모산의 김일성 별장에 들어간 자동차는 그대로 엘리베이터에 태워져서 지하별장으로 내려갈 수가 있다. 자모산 꼭대기에 있는 별장은 가로 파진 갱도를 통하여 자모산 산으로 내려올 수가 있다. 자모산 밑에는 김일성 지하별장이 세워져 있다.
일단 비상상황이 전개되면 김정일은 차를 탄 채 시내에서 지하터널로 들어가 자모산으로 직행하거나 평양 남동쪽에 있는 김정일 전용의 ‘미림 비행장’에서 항상 대기하고 있는 피난용 러시아제 ‘일류신’ 소형여객기를 타고 이북의 천연 요새지라고 하는 자강도의 강계로 빠져나갈 수도 있다. 중국 국경이 가까운 곳이기도 하다.
‘테러 국가 북조선의 행방’이라는 책에는 북한이 미국인 20~30만은 죽일 수 있는 핵무기를 가지면 미국과 결정적 교섭을 할 수 있으며 그 시기는 미군 철수운동이 전국에서 일어날 때라고 한다. 김정일은 이를 위해 한국 내 반미운동을 부추기고 미군을 철수시킨다는 시나리오를 세우고 공작활동을 적극화하고 있다고 했다.
통일은 민족의 염원이다. 그러나 김정일식 통일은 한국 사람이라면 어느 누구도 단 하루도 살 수 없는 것이다.
정옥희/ 미주 문협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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