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미·북·중 북경회담에서 북한 정권은 소위 주체사상에 핵무기 보유라는 암시적 힘을 실어 강하게 위협한 바 있다.
지금은 지구촌 시대이다. 어느 한 나라 문제는 그 나라 문제로만 남지 않고 지구촌의 문제가 되어 국제적 상호협력 없이는 생존할 수 없는 세상이 되었다.
뿐만 아니라 ‘힘의 논리’에 따라 정치가 행해지는 경계와 민족적인 경계가 서로 일치하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국제환경을 북한 정권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예일대의 윌리엄 맥과이어 교수는 “핵무기와 같은 강한 위협적 호소는 오히려 공격적 반응을 야기 시켜 수용자가 주체자를 격퇴시켜 버린다”는 논문을 발표한 바 있다.
아주 적절한 예로 이라크의 후세인이 여기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북한 정권이 휴전이후 집요하게 주창하며 세뇌공작을 하여온 주체사상에서의 민족주의가 무엇이며 이 시대에 적합한 이론인지 분명히 알아야 한다고 본다.
북한정권이 주체사상을 거론하게 된 것은 한국전쟁이 끝나고 대내적으로 불안한 상황에서였다.
김일성 공산 왕조라는 절대권력의 구조를 확고하게 구축해야 했고, 종주국인 소련과 중공의 이념분쟁으로 혼란한 상황에 적절히 대처해야 했기에 김일성은 1955년 주체사상 즉 모든 것은 민족이 주체가 되어야 한다는 배타적이고 폐쇄적인 민족주의를 주창하며 변형된 이데올로기를 내놨다.
1984년에는 소위 워싱턴 ‘민족 자주 통일 협회’라는 집단을 이용해 한국군의 작전 지휘권 문제와 관련하여 주한 미군철수를 여론화시키려고 재미 한인들을 대상으로 각종 비방선전을 전개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주체사상을 바탕으로 민족해방, 자주평화통일을 앞세우며 민족의 정통성이 북한에 있다고 주장하고 한국정부를 종속이론과 사대주의사상으로 덮어 씌우며 맹비난을 퍼부었다.
인류사회가 조성된 이해 가장 이상적인 정치체제는 자유 민주주의 체제임이 경험적으로 입증이 되었다. 이러한 체제를 파괴해서 김씨 왕조체제로 만들려고 온갖 권모술수와 테러로 반세기동안 일관하고 있는데 한사람을 위해 7,000만 겨레 모두가 죽어야 하는가 묻고 싶다.
우리는 종속이론이 되었든 사대사상이 되었든 국제 정치무대에서 ‘힘의 논리’를 지혜롭게 이용해서 자유 민주주의 체제를 지키고 살아 남아야 한다. 어차피 정치의 본질은 야누스의 두 얼굴이 아닌가.
1950년 소련의 사주를 받아 6.25전쟁을 일으키고 중공군의 인해 전술로 겨우 살아난 그들, 이제는 민족을 멸살시킬 핵무기까지 개발한 장본인들이 무슨 주체사상을 논할 자격이 있는가.
역사를 통해 보면 민족주의의 개념도 많이 변했으며 특히 지구촌 시대의 민족주의는 주관에서 객관으로, 배타에서 협조로, 폐쇄에서 개방으로 변화되었음을 북한은 알아야 한다.
북한 정권은 더 이상 재미한인을 심리전 공격의 대상으로 삼아 주체사상의 폐쇄적 민족주의를 주입시켜 주사파를 양성하려는 시대착오적인 행위를 그만두어야 한다. 신설된 미국의 국토안보국은 철저한 감시와 색출로 일본에서의 조총련과 같은 조직을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 분명하다.
반면에 다양한 민족으로 구성되어 협력하며 살아가야 할 미합중국에서 우리가 지나치게 민족주의를 주장하거나 과시하는 것은 미국의 기본 정신에 위배된다고 본다.
뿐만 아니라 우리가 올바른 윤리도덕, 부정 부패방지, 민족주의 등 무엇이든 지나치게 강조 하다가 보면 자기가 설치한 덫에 자신이 걸려든다는 실제 정치의 원리를 알고 있어야 한다.
요즘 미국사회에서 “북한이나 남한이나 같은 민족이 아니가”라며 “코리안 고 홈!”소리를 듣게 된 것도 지혜롭게 멀리 내다보는 혜안이 우리에게 없었기 때문이라고 생각 된다.
박종식/ 예비역 육군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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