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한광옥 최고위원이 구속되었다. 그가 기업으로부터 거액의 돈을 받은 시기가 청와대 비서실장 때였고 그것도 그의 집무실에서 돈을 받았다고 한다. 그는 돈을 받기는 했으나 대가성이 없는 돈이라고 하였는데 이것은 모든 정치인들이 기업으로부터 돈을 받은 것이 들통난 후에 하는 한결같은 구차한 변명이다.
기업인들이 어떤 사람들인데 대가성 없는 돈을 남에게 주겠는가? 기업인들로부터 돈을 받지 않는 고위정치인이 얼마나 되겠는가? 대통령도 기업인들로부터 무더기돈을 받아 청와대를 나가다가 들켜 감옥살이를 하여 세계 뉴스가 되었던 한국 정치풍토 아닌가?
지금 한국 국회의원 중에 법정 한도내의 선거비를 쓰고 당선된 국회의원이 몇명이나 있겠는가? 그처럼 많은 돈을 쓰고 국회의원에 당선되면 국가에서 받는 세비가 선거비를 충당할 수 있겠는가? 지난번 어느 국회의장도 돈을 받은 것은 사실이나 대가성이 없었다고 해서 그냥 넘어가기도 했다.
국민들의 정치인들에 대한 불신은 이미 환멸 상태다. 참 희한한 것은 그래도 할 수만 있으면 국회의원이 되고 정치인이 되어 나라를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하겠다는 사람들이 줄을 서 있다는 사실이다.
지난날 선비의 고매한 사상을 가지고 나라를 다스렸던 황희나 정약용, 율곡 같은 우리 민족의 사표는 이미 과거 역사에 묻히고 말았다.
현대 정치인중에 나는 잊혀지지 않는 한 사람이 있다. 필리핀의 막사이사이 대통령이다. 그가 대통령에 당선된 뒤 한 친구가 찾아와서 필리핀 근해에 침몰한 일본 함정을 인양하면 고철가치로도 국가경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니 인양을 허가해 달라고 부탁 하니 그 자리에서 허가해 주었다고 한다.
의외로 쉽게 허락을 받은 이 친구는 감격해서 막사이사이에게 “자네 대통령을 그만두고 은퇴했을 때 자네 생활은 내가 책임질 테니 아무 걱정 말게“라고 하 였다.
그랬더니 막사이사이는 “자네 그 서류를 다시 좀 보세” 하고는 서류를 받아 그 자리에서 찢어버리며“자네가 뒤에 나에게 돈을 준다고 했으니 결국 내가 돈 받고 허락한 셈 아닌가? 차라리 일본 군함은 그대로 바다 속에 있는 것이 낫겠네”라고 했다고 한다.
그는 대통령에 당선된 후 경제 건설은 잠시 뒤로 미루고 우선 공무원의 최저생활비를 보장해 준 뒤 부정부패를 철저히 개혁하였다고 한다. 그가 불행히도 1957년 비행기 사고로 죽은 뒤에 그의 청렴했던 정치적 생애를 기리어 필리핀에서는 `막사이사이상’을 만들었다. 이 막사이사이상은 한국 사람들 중에도 가나안 농군학교를 창시한 김용기 장로를 비롯해 여럿이 탄줄 안다.
언제 한국에도 필리핀의 막사이사이 같은 청백리가 나와서 나라를 바로잡고 정치적 기강을 세울 것인가.
김 라파엘/어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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