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가 취소에 대회 ‘썰렁’ 이라크전반대 앙심
9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파리 에어쇼가 미국ㆍ프랑스간 감정싸움의 유탄을 맞았다.
로이터 통신 등은 14일 파리 외곽 르 부르제에서 개막한 제 45회 파리 에어쇼를 미국이 보이코트해 썰렁한 동네 잔치로 전락했다고 전했다. 전세계 항공산업을 주무르는 미국은 2년마다 열리는 이 행사에 최대의 인원과 물량을 파견해 왔다. 하지만 이번엔 프랑스가 끝까지 이라크전을 반대한 데 대해 앙심을 품고 참가 규모를 대폭 축소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측 참가자는 2001년 350명에서 183명으로 줄었다. 록히드 마틴, 보잉 등 유력 항공사의 대표들은 바쁜 스케줄 등을 핑계로 수일 전 갑자기 참가 일정을 취소했다. 특히 미 국방부의 결정에 따라 군에선 대령급 이하만 참석이 허용됐고, 전투기 조종사들의 전시 비행이 전면 금지됐다. 이에 따라 해마다 미 공군의 화려한 의례 비행으로 시작하던 개막전도 빛을 잃었다. 미국은 러시아 등에도 불참 압력을 넣은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는 에어 프랑스의 콩코드 고별 비행 행사를 마련하는 등 에어쇼에 큰 의미를 뒀던 터라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었다. 더욱이 11일 도널드 럼스펠드 미 국방장관의 “미국 편 안 들면 늙은 유럽”이라는 발언에 잔뜩 날이 선 상태였다. 미셀 알리오 마리 국방장관은 14일 “미 국방부는 세계에서 유일한 군사적 경제적 파워라고 착각하고 있다”며 “미국이 경제전쟁을 통해 유럽의 군수산업을 장악하려는 의도가 드러났다”고 맹비난했다. 짐 터너 미 국방부 대변인은 이에 대해 “미 국방부에 대해 제대로 알지도 못하고 하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최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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