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진학 준비 요령 시리즈 네 번째 순서로 대학 학자금 마련 계획 및 요령에 대해 알아본다. 최근 수년간 각 대학마다 학비를 큰 폭으로 속속 인상하고 있고 또한 지속적인 불경기로 인해 학부모들의 숨통이 점점 조여들고 있다. 때문에 대학학자금 마련 계획은 미리부터, 현명하고 꼼꼼하게 세워둘 필요가 있다.
지난 3년간 미국에서는 불경기 여파로 200만명 이상이 실직했다. 주식시장도 불황으로 허덕였다. 반면, 같은 기간동안 미국내 공립대학 학비는 평균 21% 인상됐다. 때문에 대학진학을 앞둔 자녀를 둔 부모들은 은퇴 시기도 미루고, 가족휴가 계획도 취소하는 등 지출을 줄여 나가기 위해 갖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자녀들도 나름대로 파트타임 직장을 구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는가 하면 대학학비 마련을 위해 집을 담보로 은행 문을 두드리는 부모들도 늘어났다.
■연방신청서 작성은 필수
대학 학자금 마련의 가장 기초는 연방학비보조신청서(FAFSA) 작성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연방정부로부터 무상으로 학비지원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마다할 이유가 없는 것. 하지만 대학 신입생의 절반 가량이 아예 FAFSA 신청조차 하지 않는다는 사실은 믿기 어렵지만 사실이다.
FAFSA는 매년 1월1일 이후부터 접수를 시작한다. 가능한 새해가 시작되자마자 곧바로 신청서를 작성해 제출토록 한다. 때로 일부 대학은 뒤늦게 신청하는 학생들을 위해 별도의 기금을 비축해 두기도 하지만 기대하지 않는 것이 좋다. 무조건 빨리 신청하는 것이 요령이다. 신청서는 웹사이트(www.fafsa.ed.gov)에서 얻을 수 있으며 신청은 무료다.
FAFSA를 이용하면 연방무상학자금 이외에도 주정부 학자금 프로그램 등 다양한 정부차원의 학비보조 프로그램도 이용할 수 있다. 이외에도 www.fastweb.com 등의 웹사이트를 이용하면 대학생을 대상으로 제공하는 사립장학재단 프로그램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최근에는 FAFSA를 인용한 유사 사이트, 예를 들면 www.fafsa.com 등이 등장해 학생과 부모들에게 혼돈을 일으키기도 한다. 이러한 유사 사이트 경우 연방신청서와 달리, 서비스 대행을 조건으로 비용을 요구하는 것이 특징인 만큼 부모와 학생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은퇴자금 활용법
많은 부모들이 자녀의 대학 학비 마련을 위해 은퇴자금으로 적립한 401(K)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401(K)를 해약하는 것은 절대 하지 말아야 할 실수라고 경제학자들은 조언한다.
은퇴하기 전 해약하면 벌금과 그동안 공제됐던 세금까지 물어야 할 뿐 아니라 부모의 수익으로 간주되기 때문에 다음 학년도에 자녀의 학비보조를 신청할 때 오히려 학비보조 규모가 줄어드는 불이익을 당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401(K)를 활용할 계획이라면 해약하기보다는 적립금 중 일부를 융자형식으로 대출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학자금 적립 플랜
연방정부에서 실시하는 섹션 529 플랜 등 다양한 학자금 적립 프로그램을 적극 활용한다. 자녀가 태어날 때부터 계좌를 만들어 적립을 시작하는 것이 이상적이겠지만 그렇지 못했더라도 최소 2년만 적립해도 상당한 수익을 올릴 수 있으므로 바로 시작하도록 한다. 세금공제 혜택도 받을 수 있어 여러모로 유익하다.
현재 뉴욕주는 연방 섹션 529 플랜의 일환으로 `뉴욕 칼리지 세이빙스 프로그램(NY College Savings Program)’을, 뉴저지주는 `뉴저지 베스트(NYBEST)’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자세한 정보는 웹사이트 www.nysaves.org와 www.hesaa.org/students/njbest를 참조하면 된다.
■저리의 학비 융자
미국 대학생의 70% 가량이 학비 융자 프로그램을 활용하고 있다. 이는 50%에도 미치지 않던 10년 전보다 크게 늘어난 수준. 더불어 융자액수도 점차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2000년 기준, 미국 대학생들은 졸업과 동시에 일인당 평균 1만7,800달러 상당의 융자 상환금을 안고 사회에 진출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10년 전인 1990년 대비, 2배 늘어난
액수.
일부 학생과 부모들은 학비 융자에 대한 거부감을 드러내기도 하지만 학비조달이 어려워 중퇴 또는 휴학을 하는 것보다는 저리의 학비융자 프로그램을 활용하는 것이 훨씬 경제적이라고 경제학자들은 입을 모은다.
단, 학생 일인당 융자 총액은 자신이 대학 졸업 후 받게 될 초봉 수준을 고려해 이보다 더 높지 않는 선에서 맞추도록 한다.
2001년 기준, 대학을 갓 졸업한 남성의 초봉은 평균 3만8,000달러, 여성은 3만2,000달러 수준이다. 직종별 초봉 수준은 웹사이트 www.salary.com를 참조하면 된다. 학비를 융자할 생각이라면 스태포드 론과 같은 연방정부 제공의 학비 융자 프로그램을 활용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가장 낮은 이자율을 적용 받을 수 있고 상환기간도 길어 학생과 부모의 부담을 훨씬 줄여준다. 연방 스태포드 론은 5년간 최고 2만3,000달러까지 융자가 가능
하며 독립한 학생이라면 최고 4만6,000달러까지 융자 가능하다.
또 연방 프로그램 이외 사설 융자기관에서 제공하는 학비융자 프로그램을 추가로 이용해야 한다면 충분히 살펴본 후 신중히 선택하도록 한다.
■대학과 합의
12학년생들은 일반적으로 5월1일 이전에 자신이 진학할 대학을 최종 결정해 학교에 통보를 마쳐야 한다. 이때 취해야 할 행동 중 하나가 바로 학교측과 합의를 보는 일이다. 학교측이 제시한 학비보조 규모보다 높게 받을 수 있도록 해당 대학에 직접 문의해 합의를 시도한다.
전국 학생 학비보조 행정연합회 조사에 따르면, 합의 성공률은 평균 50%(2001년 기준). 이때 부모와 학생은 그동안 가정의 재정형편에 일어난 변화를 대학측에 꼼꼼히 알려줄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부모의 실직 또는 새로 늘어난 의료비용 지출 등 재정형편이 열악해져 학비 보조를 더 받아야 하는 타당한 근거를 설명하는 것이 요령이다.
■집 통학 및 편입제도 활용
대학 학비 지출을 줄이는 가장 손쉬운 방법 중 하나가 바로 기숙사에 거주하는 대신 부모의 집에서 통학하는 것이다. 또 2년제 대학에 우선 진학한 뒤 4년제로 편입하는 방법도 있다. 최근 2년제 커뮤니티 칼리지 등록률이 4년제 대학 등록률에 비해 50% 이상 빠른 속도로 급증하고 있다.
커뮤니티 칼리지의 연평균 학비는 1,735달러로, 일반 공립대학 학비의 절반보다 낮은 수준이고 사립대학과 비교해도 불과 10% 수준으로 저렴하다. 대학 1, 2학년 때 택하는 교양과목을 2년제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수강한 뒤 4년제 대학에 3학년으로 편입하면 수만 달러의 학비를 절약할 수 있게 된다.
■파트타임 구직
미국 대학생의 80% 가량은 재학 중 파트타임 경험을 갖고 있거나 학업과 병행해 일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대부분의 학교에서는 학비보조를 승인할 때 학생들이 여름방학 중 약 1,000달러 안팎의 수입을 벌어 스스로 학비를 보조할 것을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기도 하다.
최근 새로 발표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주당 15시간씩(또는 미만) 근무하는 대학생들이 그렇지 않은 학생에 비해 학교성적이 높고, 졸업 후 사회에 진출한 뒤 근무실적도 보다 우수한 것으로 조사됐다. 재학 중 파트타임 근무를 원한다면 우선 대학 1, 2학년 때 학교생활 적응을 마친 후 3학년 때부터 시작하는 것도 좋다.
■AP과목 및 학점취득시험
학비 절약의 또 다른 방법 가운데 하나가 바로 고교 과정에서 미리 대학과정을 이수하는 AP과목 수강이다. 대학 1, 2학년 때 수강하는 교양과목을 고교과정에서 미리 택함으로써 남보다 먼저 전공과목 수강이 가능해 졸업시기를 앞당길 수 있어 그만큼 학비도 절약할 수 있다.
AP과목을 택하지 못했더라도 대학 입학 후 특별 시험을 치러 전공과목을 미리 이수하는 방법도 있다. SAT 대학입학시험을 주관하는 칼리지보드에서 제공하는 클렙(CLEP·College Level Examination Program)이나 단테 과목별 표준시험(DSST·Dantes Subject Standardized Test)이 대표적인 학점취득시험의 예이다.
CLEP 시험은 지난해 26만명이 시험에 응시해 전년도 대비 24%나 응시율이 늘어나는 등 인기가 높아가고 있다. 하지만 일부 학교는 학교의 재정수익 감소를 우려, 학점취득시험을 인정하지 않는 곳도 있다. CLEP과 DSST 시험 정보는 www.collegeboard.com 또는 www.getcollegecredit.com를 참조하면 된다.
<이정은 기자> juliannele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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