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한인상의가 적극 지지하고 있는 윌셔 코리아타운 시민의회에 참석한 적이 있다. 전에도 알고는 있었지만 투표 권리를 행사하면서 목소리를 내는 한 사람이 투표를 안하고 침묵을 지키는 수백만명보다 힘이 있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공청회 같은 모임을 가면 여러 사람들을 접하게 된다. 그중 한인들의 이익을 위해 노력하는 몇 봉사단체의 젊은이들, 한인들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정보를 제공하는 정치인의 보좌관들, 또 몇 명 안되지만 그래도 한인들의 목소리를 알리기 위해 노력하는 노인들을 보면 앞으로 한인들의 미래도 밝다는 희망을 가지게 된다. 그러면서도 한인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지원이 없이 고군분투하는 모습에 마음 한구석 안쓰러움도 느낀다.
지팡이를 짚고 나와 타운이 변화하는 모습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는 할머니와 할아버지들. 아무 이해관계가 없어 보이는 사람이 안건에 대해 당당히 반대의사를 표시하기도 하고 집단적으로 같은 옷을 입고 나와서 안건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자신들의 주장을 내세우며 정치인들을 은근히 협박하는 주민 등 많은 사람들이 있지만 정작 목소리를 내는 한인들의 모습이 많지 않은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한인들로부터 어떠한 자격이 있어야 윌셔 코리아타운 시민의회 회의에 참석할 수 있느냐는 질문을 받는다. 지난 8월5일 윌셔 코리아타운 시민의회라는 명칭과 해당되는 구역이 행정기관으로부터 정식으로 인가를 받았다. 앞으로 6개월 안에 시민의원을 선출할 예정이며 현재는 이 지역에 이해관계가 있는 모든 사람이 참여해서 자신의 의사를 표시할 수가 있다.
이해관계라 하면 이 지역에 사는 사람들, 이 지역에서 일을 하는 사람들, 이 지역과 관련이 있는 사람들, 앞으로 이 지역에 살 계획이 있다거나 혹시 살지도 모르는 사람들, 이 지역에 앞으로 투자를 생각하려는 사람들 등 한마디로 모든 사람들이 참석할 수가 있다.
시민의회에서는 관할구역 내에서 개발이나 발전과 관계되는 모든 안건을 심의해서 찬성이나 반대의사를 표시할 수 있는 단체로 발전을 할 것이다. 한인들의 정치력 신장을 위해서, 그리고 영향력을 키우기 위해서 힘을 모아서 많은 한인이 시민의원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한인타운은 먼저 이 땅을 밟은 한인들이 피와 땀으로 일구어온 삶의 터전이며 우리 경제력과 이 땅에 사는 한인들을 상징하는 의미가 있다. 남의 일처럼 방관, 시민의원을 배출하지 않으면 우리 한인들의 이익을 지킬 수가 없다. 시민의원으로 선출된 타민족의 이익이 우리 이익과 다를 경우 우리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타민족의 이해에 따라 모든 것이 결정돼 불리한 입장에 처해지게 될 뿐만 아니라 나중엔 한인타운의 존립마저 예측할 수 없게 된다.
민주주의는 한마디로 숫자 싸움이다. 숫자가 많은 쪽이 항상 이기는 것이 룰이며 현실이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소리를 내고 주어진 권리를 행사하는 한 사람의 힘이 참여치 않고 침묵을 지키는 수백만의 힘보다 강하다.
공청회는 8월16일 오전 10시 옥스퍼드와 7가에 있는 피오 피코 도서관에서 열린다. 한인들도 이 땅에 사는 이상 주인의식을 가지고 힘을 모으고 적극 참여하여 우리 소리를 높이 내야 한다고 본다.
에리카 김
LA 한인상공회의소 회장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