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가장 권위 있는 시멘스 웨스팅하우스 과학 경시대회에서 2년 연속 준결승에 오른 자랑스런 한인 청소년은 과연 어떤 학생일지 궁금했다.
고정관념의 탓이었을까?
송교준(17·미국명 앤드류·롱 아일랜드 제리코 고등학교 12학년)
군을 만나기 전 기자가 나름대로 머리속에 그린 교준이의 모습은 두꺼운 안경을 끼고 알버트 아인슈타인의 머리 스타일을 지닌 전형적인 ‘공부벌레’였다.
하지만 6피트 3인치의 훤칠한 키에 날카로운 눈매, 여드름 하나 없는 고운 피부를 지닌 교준이를 만난 순간, 기자가 갖고 있던 고정관념은 무안할 정도로 순식간에 깨져버렸다.
그런 기자의 무안함을 감지했는지 교준이는 웃으면서 저를 처음 보는 사람들은 다들 제가 농구선수인줄로 생각하는데 사실 농구는 잘 못해요라며 말을 건넸다.
교준이는 어릴 적부터 수학과 과학을 좋아했다. 교실에서 배우는 시간도 흥미로웠지만 스스로 도서관에서 과학 관련 도서를 보며 탐구하는 시간이 교준이에게는 더욱더 값진 시간이었다.
과학에 대한 남다른 관심과 모르는 것이 있으면 몇일간 밤을 새서라도 알아내야 직성이 풀리는 집념으로 교준이는 11학년때 인텔 국제 과학 경시대회와 시멘스 웨스팅하우스 과학 경시대회에서부터 롱 아일랜드 과학 및 엔지니어링 경시대회에 이르기까지 과학 경시대회란 대회는 모두 휩쓸 정도로 이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말이 고등학교 과학 경시대회이지 요즘 고등학생들이 경시대회에서 발표하는 주제는 박사학위 소지자들을 능가할 정도로 창조적이고 기발하다. 교준이가 11학년때 시멘스 웨스팅하우스에 출품한 연구 주제는 페인트의 발화 성분을 최소화시키는 것이었다.
올해 초 로드 아일랜드주의 한 나이트 클럽에서 발생해 많은 사상자를 낸 화재 기억나시죠? 당시 화재는 발화성이 강한 나이트 클럽내의 페인트로 인해 불과 3분만에 클럽 전체로 번진 것입니다.
친구인 조나단 헤프너군과 함께 밤잠을 설쳐가며 연구한 교준이의 연구문은 미 정부에 발명특허신청(Patent)이 등록됐다. 교준이는 그러나 이에 결코 자만하지 않았다.
교준이가 12학년에 들어서면서 발표한 또 하나의 연구는 허리 디스크 환자들의 치료 개선을 위한 플루로닉 하이드로젤(Pluronic Hydrogel)과 관련된 것이다. 이 연구문 또한 발명특허신청이 접수된 상태이다.
교준이는 이 연구를 위해 지난 여름을 인근 대학 도서관에서 파묻혀 살았다며 오늘도 인터뷰 마치고 대학 연구실로 향해야 한다고 말했다.
교준이의 일과는 ‘도대체 어떻게 한 사람이 이 모든 것을 다할 수 있을까’라고 느껴질 만큼 다양하고 분주하다. 수영(학교 수영선수인 교준이는 교내 100미터 평영 기록 보유자이다), 플루트, 피아노...거기다가 병원에서 자원봉사 일까지 한단다.
1,600점 만점인 SAT 시험에서 1,590점을 기록한 교준이는 펜실베니아 대학(U. Penn)의 입학 통지서를 기다리고 있다. 펜실베니아 대학을 왜 선호하느냐고 묻자 그 대학의 유명한 와튼 비즈니스 스쿨과 엔지니어링 학과에서 실시하는 이중 학위 프로그램에 도전하고 싶다고 대답했다.
앗 참! 펜 대학에는 한국어 프로그램이 있어 제가 지금은 잘 못하는 한국어를 배울 수 있고 한인 학생들도 많기 때문이라는 이유도 있단다.
보험업계에 종사하는 부친 송정훈씨와 모친 송경희씨의 외아들인 교준이의 롤 모델은 금융업계의 대부 워런 버펫이다.
버펫씨의 논리적이고 칼날 같은 사업 방식은 꼭 배워야 할 것 같아요.
잘 정리된 수학 공식처럼 한치의 오차도 없는 교준이의 말을 들으며 앞으로 ‘앤드류 송’이란 이름이 발명 특허신청에 무수하게 많이 기록될 것이라는 예감이 느껴진다.
<정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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