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서면옥에서 물냉면·불고기덮밥 콤보를 먹고 있는 바바라 핸슨씨. 기자가 덜어준 비빔냉면도 맛있다며 깨끗이 비웠다. <김영수 기자>
한식 홍보대사역 ‘톡톡’
‘음식 탐험’ 30년 필력
아시아 요리 큰 관심
타운식당 수없이 소개
LA타임스 푸드섹션의 기자 바바라 핸슨씨는 자신을 ‘탐험가’(explorer)라고 부른다.
캘리포니아에 넘쳐나는 수많은 식당을 골목골목 찾아다니면서 신기한 음식 먹어보고 레서피 배우는 일을 그녀는 ‘탐험한다’는 말로 표현하는 것이다.
그녀의 탐험은 자신을 인터뷰하겠다고 만난 한국일보 기자에게도 적용됐다. ‘강서면옥’에서 냉면을 먹자는 제의에 “냉면 먹어본지 오래 됐어요”라며 흔쾌히 응한 핸슨 기자는, 처음 만나 악수하고 자리에 앉으면서부터 한국음식과 식당에 관한 다양한 의견과 질문들을 풀어놓았다.
“웨스턴의 우래옥은 왜 문을 닫았지요? 라시에네가 우래옥보다 훨씬 한국적인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곳이었는데…”
“한국식당에 가보면 외국인 손님은 나 혼자일 때가 많아요. 왜 그런지 혹시 말해줄 수 있나요?”
“한인타운에 좋은 찻집이 있습니까? 빵집은요?”
“한국음식은 아주 독특하고 맛있어요. 양념이 매우 다르지요. 특히 고추장과 김치 같은 발효음식은 완전히 독창적인 쿠진이라 다른 나라 음식들과 확연히 구분됩니다”
“메뉴를 좀더 잘 읽기 위해 한국문화원에서 한글 클래스를 택하려고 했었죠. 그런데 휴가 스케줄과 겹치는 바람에 포기할 수밖에 없었어요. 언젠가 반드시 한국어반을 수강할 계획이랍니다”
마른 몸집에 조용한 말씨와는 달리 음식에 대한 끊임없는 호기심과 열정을 숨기지 않는 핸슨씨는 LA타임스에서 30여년간 일하면서 한국음식과 타운 식당들에 관하여 가장 많이 소개해온 우리음식 홍보대사. 한국문화원이나 요식협회 같은 곳에서 표창이라도 수여해야 할 일등공신이다.
그녀가 가장 최근에 쓴 리뷰는 8가와 킹슬리에 있는 닭전문점 LA영양센터.
작년에는 진상, 용궁, 함지박에 관해 소개했고 그 전에도 시누랑올케랑, 두꺼비, 동일장, 만나, 강남, 대성옥, 신라부페, 전주한일관을 비롯해 지금은 사라진 라서울 가든, 후루사토 등의 식당이 모두 핸슨 기자 덕분에 LA타임스에 실렸었다.
그 외에도 비빔밥에 관한 기사를 썼고, 코리아타운 갤러리아의 푸드 코트를 소개했으며, 기억도 다 나지 않는 크고 작은 코리안 푸드 기사들이 그녀의 손을 통해 기록됐다. 30년 필력을 자랑하는 만큼 한인타운의 30년 식당 역사도 대충은 꿰뚫고 있는데 지금은 없어진 호반 식당을 너무 좋아했었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웬만한 한국음식은 다 먹어보았고, 웬만한 한국요리 단어들을 줄줄이 꿰며, 한국요리책을 사다놓고 집에서 만들어보기도 한다는 그녀는 조금 과장해서 말하면 우리보다 한국타운의 식당과 음식, 마켓들에 대해 더 많이 아는 것 같았다.
음식 뿐 아니라 각 나라마다 다른 문화와 예술을 즐기는 핸슨씨는 특별히 아시아와 멕시코 음식에만 조예가 깊다.
“이탈리아, 프랑스 등의 유러피언 쿠진은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그런 음식들은 전문가들이 워낙 많기도 하지만 나는 별로 관심이 없답니다. 아시안 음식들이 훨씬 더 플레이버가 풍부하고 흥미로워요”
멕시코, 베트남, 타이, 인도, 홍콩, 필리핀, 말레이시아, 일본, 중국 등등. 이런 곳들을 자주 여행하면서 현지 음식 먹어보는 일을 가장 즐긴다는 그녀는 호화로운 식당, 세련된 퓨전음식보다는 허름해도 전통있는 맛집, 토속음식을 선호한다고 했다.
핸슨씨와 가끔 식사를 함께 한다는 문화원의 김세정씨는 “핸슨 기자는 한국음식을 너무 좋아하고 자주 먹으러 다니기 때문에 젓갈과 고춧가루에 따라 달라지는 김치의 섬세한 맛까지 구분할 정도”라며 “미국인들에게 한국음식이 많이 알려지지 않은 것을 안타까워하는 마음으로 소개하고 있다”고 칭찬했다.
바바라 핸슨 기자가 LA타임스에서 일하고 있다는 것, 매우 감사하고 다행으로 생각해야할 것 같다.
<정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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