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승기 씨가 능숙한 솜씨로 감자를 썰고 있다.
“먹는 것 즐겨야 요리 잘해”
어려서 부터 음식 만드는데 관심
먹어보면 재료의 종류·양까지 맞춰
패사디나에 거주하는 컴퓨터 그래픽 디자이너 성승기(27)씨는 친구들 사이에서 요리 잘 하기로 소문난 싱글 남.
“어려서부터 요리에 관심이 많아 어깨너머로 혹은 요리책을 통해 요리를 익히고 이를 응용해 새로운 요리들을 만들어 냈어요. 내가 만든 음식을 친구들이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볼 때 가장 행복하지요. 요리를 통한 창조의 기쁨은 여러 사람과 함께 즐길 때 두 배로 불어납니다.”
이날의 메뉴는 잔치국수와 야채참치 부침. 성씨가 능숙한 솜씨로 야채를 다듬으며 동시에 장국을 만드는 동안 하나 둘 친구들이 모여들었다.
크리스마스나 생일 등 특별한 날에는 늘 친구들을 초대해 음식을 나누며 우정을 나눈다는 성씨는 요리를 잘 하기 위해서는 먼저 먹는 것을 즐길 줄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음식을 먹는 것은 단지 주린 배를 채우기 위한 것이 아닌, 맛과 멋을 즐기면서 감사로 받아들이는 숭고한 행위라는 설명이다. 그도 그럴 것이 잔치 국수의 고명을 만들기 위해 고기를 재우고, 굽고, 계란과 야채들을 볶고, 부치고, 썰고, 자르는 등 쉴 새 없이 움직이는데 이렇게 공을 들인 음식을 단지 배고픔을 해결하기 위해 먹는다면 요리사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는 말.
요리가 완성되고 친구들이 모여 앉아 식사를 시작했다. 시원한 국물의 잔치국수와 참치의 고소한 맛이 느껴지는 야채참치 부침의 조화가 일품이라며 모두들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친구들이 음식을 먹는 동안에도 음식이 혹시 싱겁지는 않은지, 면이 불지는 않았는지, 각 사람의 입맛에 맞춰 간장이나 고춧가루 등을 꼼꼼히 챙겨주는 성씨는 본인의 입맛이 까다롭기 때문에 자연히 남의 입맛에 대한 배려도 생긴다고 한다.
음식점에서 음식을 먹으면 각 음식에 들어간 재료의 종류와 양까지 단번에 알아 맞춘다니 이쯤 되면 거의 프로에 가까운 수준. 한편 성씨의 여자친구는 “같이 있을 때 항상 맛있는 음식을 해줘서 살이 찐다”며 행복한 푸념을 늘어놓기도 했다.
레서피
■ 잔치 국수
▲재료: 소면, 무 1/4개, 국물용 멸치 3마리, 국간장 1/2컵, 소고기 1/2 파운드, 파 2뿌리, 진간장 1/4컵, 설탕, 참기름, 다진 마늘, 소금 각 1 작은 술, 달걀 4개, 실고추 약간, 호박 1개, 김 1-2장, 표고버섯 4개, 양파 1/2개
▲만들기: 멸치와 무를 넣고 물을 끓이다가 간장, 소금으로 간을 해 장국을 만든다. 소고기는 다진 파, 간장, 설탕, 다진 마늘, 소금, 참기름으로 양념해서 재어 놓는다. 표고버섯을 썰고 소고기와 같이 간한 후 볶는다. 호박, 양파는 따로 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고 살짝 볶는다.
달걀은 황백지단을 만든다. 간해 놓은 고기를 불에 조린다. 끓는 물에 소면을 넣고 살짝 끓으면 찬물을 붓고 또 한번 끓인 다음 건져서 찬물로 헹군다. 그릇에 국수를 얹고 고명들을 얹고 장국을 붓는다.
부순 김과 실고추를 얹어서 서브한다.
■ 야채 참치 부침
▲재료: 참치통조림 2캔, 감자, 양파, 애호박 각 1개, 통깨, 소금, 참기름, 다진 마늘 각 1작은술, 밀가루 약간, 파 1뿌리, 달걀 5개
▲만들기: 감자와 호박, 양파는 1/4인치 두께로 썬다. 감자는 한 면에 밀가루를 바르고 양파는 속을 비운다. 호박은 가운데 칼집을 낸다. 참치통조림은 기름기를 빼고 큰그릇에 담는다.
통깨, 소금, 참기름, 마늘, 잘게 다진 파를 넣고 버무린다. 감자에는 밀가루 바른 면에, 양파는 가운데, 호박은 칼집을 낸 사이로 버무린 참치 속을 바른다.
기름을 두른 팬 위에 약한 불로 부친다.
아래 면이 적당히 익으면 한번 뒤집어 완전히 익을 때까지 부친다.
<홍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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