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이 굳게 잠긴 산호세 가이리 마켓 내 예당가구
2일부터 연락 두절, 경영난 빛압박 때문인듯
산호세 가이리 프라자 내에 위치한 예당가구(대표 황인영)가 지난 2일 이래 문을 닫고 황씨의 행방이 묘연하다.
제보를 받고 기자가 방문한 7일 오후에 예당가구는 문이 굳게 걸린 채 문 옆에 ‘주인 황씨를 찾고자 하는 분은 전화요망’이라는 피해자 가운데 1명이 영어로 기재해 놓은 메모만 붙어 있었다.
점포 안에는 앞쪽에 작은 가구 몇 점만 진열되어 있고 큰 장식장이 안쪽이 들여다 보이지 않게 전시가 되어 있어 점포 내부의 가구가 잘 보이지 않았다.
사건은 점포 문을 닫고 난 후 피해자들이 전화통화가 되지 않자 예당가구 옆의 가이리 마켓을 찾으면서 드러났다.
한편 동업자로 알려진 실제 예당가구 사장이라고 밝힌 남신진씨는 전화통화에서 “몇 달 전부터 세금보고 문제 등으로 황씨와 전화통화를 하려 했으나 실패했다”며 “예당가구가 문을 닫은 것을 6일 저녁에 되어서야 알게 되었다”고 밝혔다.
한번은 한국에 계신 아버님이 편찮으셔서 한국에 갔다고 부인이 대신 대답한적도 있다고 했다. 궁여지책으로 남씨는 1주전 빌딩주인에게 전화를 했다. 그러나 빌딩주인은 가게세가 이미 3달치가 밀려있으나 가게 안에는 여자가 장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남씨에 따르면 주인 황씨는 가게 영업이 제대로 되지 않아 렌트비도 못내고 있다고 하소연한 것으로 전했다.
결국 지난 2일부터 황씨는 가게 문을 닫은채 종적을 감췄다.
남씨와 황씨는 지난 1999년 시애틀에서 만나 동업을 결심하고 산호세에 예당가구를 오픈했다. E-2 비자로 체류 중인 황씨의 신분 때문에 남씨가 가게 렌트비를 비롯해 은행의 라인 오브 크레딧까지 얻어 가구점을 시작한 것으로 남씨는 전했다. 자신도 피해액이 10만불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고 말하는 남씨는 8일 오전 산호세로 와서 피해상황을 확인하고 변호사를 비롯하여 회계사, 은행, 피해자를 만나 황씨에 대한 법률적인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현재 남씨는 동업자 신분이므로 황씨를 고소할 수 없는 상태이며 피해자들을 도울 생각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이번 사건의 피해자들은 엄연히 소비자들이다. 지난 11월 가구를 주문했으나 하자투성인 가구를 받아 다시 재주문한 적이 있다는 프리몬트에 사는 한 소비자는 “세관통과가 어렵다고 해서 약정서를 쓰고 10,000달러를 꾸어 주기도 했다”며 “어떻게 한인사회에 이런 일이 있느냐”며 호소했다.
프리몬트에 거주하는 다른 피해자 부부는 “총 33,000 달러의 리모델링 비용 가운데 계약금으로 22,000 달러를 선납하고 연락이 없어 전화 연락을 취해 봤으나 전화통화가 되지 않아 직접 가게에 나와 봤다”고 울분을 터트리며 말했다. 또한 황씨와 계약을 맺은 작업 컨트랙터들도 이로 인해 피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LA에서 예당가구를 운영하는 잠적한 황씨의 형인 황치영씨도 동생의 행방을 모른다고 밝혔다. 전화통화에서 황씨는 “지난 3월 6일 산호세에 방문하기 전 동생과 전화통화를 시도했으나 실패했다”며 “답답한 심정이며 한국 등 알만한 곳에 황씨의 소재파악을 부탁해놓았다”고 답했다. 황씨는 가구 및 건설 인건비 용도로 형으로부터 지금까지 몇 번에 걸쳐 총 15,000여 달러의 돈을 빌려 쓰기도 한 것으로 밝혀졌다.
예당가구의 회계업무를 담당했던 이모 회계사는 기자와의 통화직전까지 황씨가 잠적한 것을 모르고 있었으며 소득세 보고 때문에 황씨 연락을 기다리고 있었다고 말했다. 7일 현재 황씨의 핸드폰이 꺼져 있어 연락이 되지 않았다.
<유호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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