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번 지명 차저스
‘꼴찌 딜레마’
QB 매닝 놓고 고민중
꼴찌의 딜레마.
샌디에고 차저스는 꼴찌를 한 대가로 받은 종합 1번 신인 드래프트 지명권 때문에 골치가 아프다. 누가 진짜인지 확실하게 알 수 없는 마당에 귀하게 얻은 첫 번째로 골라 가질 권리를 행사해야하는 것인지, 아니면 팔아서 여러 구멍을 막아야 하는 것인지 결정을 내리자니 후환이 두렵다.
오는 24∼25일 이틀간에 걸쳐 실시되는 2004 NFL 드래프트의 최고 대어는 인디애나폴리스 콜츠 쿼터백 페이튼 매닝의 동생인 미시시피 출신 쿼터백 일라이 매닝으로 평가되고 있다. 차저스도 쿼터백이 필요한 상태라 현재로는 매닝을 선택할 가능성이 가장 높다.
그러나 차저스는 98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쿼터백을 잘못 뽑았다가 호되게 데인 경험이 있어 다시 쿼터백을 뽑자니 식은땀이 난다. 차저스는 아이러니컬하게 바로 페이튼이 가장 먼저 뽑혔던 그해 “페이튼보다 더 크고 더 멀리 던진다”며 2순위에서 라이언 리프를 지명했다가 낭패, 아직도 “이 모양 이 꼴”인지도 모른다. NFL이나 NBA에서는 한번 드래프트 농사에 실패하면 그 후유증이 10년은 간다고 한다.
차저스는 ‘망나니’ 리프 때문에 집안이 뒤집혀 2년 뒤 꼴찌로 추락, 역시 쿼터백인 마이클 빅이 최고 대어였던 2001년 드래프트에서도 1순위로 뽑게 됐다. 그러나 차저스는 전형적인 NFL 쿼터백이 아닌 발빠른 빅을 뽑았다가 또 만신창이가 될까봐 결론적으로 선수 5명을 받고는 1번 지명권을 애틀랜타 팰콘스에 넘겨줬다. 돌이켜보면 차저스는 남은 것도 별로 없고 그때 빅을 뽑았어야 ‘리프의 악몽’에서 헤어나는 것이었다.
그러나 차저스는 이미 NFL 최고의 무기로 부상, 팰콘스에 플레이오프 1승을 안겨준 빅을 뽑지 않았기 때문에 아직도 쿼터백이 필요한데 이에 따른 두 가지 문제가 있다. 하나는 쿼터백 말고도 막아야할 구멍이 많다는 것, 둘은 차저스가 비슷한 수준으로 보는 쿼터백 재목이 2명 더 있다는 것이다.
쿼터백은 작년에 종합 1번으로 지명된 뒤 단 한 경기에도 투입되지 않았던 카슨 파머(신시내티 벵갈스)처럼 데뷔시즌에는 구경만 하며 배우는게 ‘정석’이다. 꼴찌탈출에는 도움이 안 된다. 따라서 차저스는 아이오와 출신 오펜시브라인맨 로버트 갤러리 또는 피츠버그 와이드리시버 래리 피츠제럴드, 또는 마이애미 세이프티 숀 테일러를 뽑을 생각도 하고 있다.
그러나 차저스가 정작 원하는 것은 다른 구멍도 막을 선수들을 얹혀 받고 뒷자리에 있는 팀과 지명순위를 바꿔주는 트레이드다. 차저스는 리더십이 뛰어난 노스캐롤라이나 스테이트 쿼터백 필립 리버스와 체격조건이 발군인 마이애미(오하이오) 쿼터백 벤 로슬리스버거를 일라이 매닝과 거의 동급으로 평가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NFL 전문가들은 차저스가 매닝을 뽑았다가 실패할 가능성보다 안 뽑았다가 후회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결국에는 매닝의 이름을 부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편 2번 지명권을 들고 있는 오클랜드 레이더스는 갤러리, 3번 애리조나 카디널스는 피츠제럴드, 4번 뉴욕 자이언츠는 로슬리스버거, 5번 디트로이트 라이온스는 마이애미 타이트엔드 켈렌 윈즐로 주니어를 뽑을 추세다.
<이규태 기자> clarkent@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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