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빼낸다더니….’
NFL 드래프트가 끝난 뒤 채 사흘이 지나지 않았지만 이미 NFL의 베테랑 쿼터백 서너명은 아직 정식으로 신고식도 치르지 않은 새내기들 때문에 신세가 처량해졌다.
베테랑 QB 콜린스·블렛소·매덕스
신인에 밀려 방출·연봉삭감등‘수모’
뉴욕 자이언츠를 불과 3년전인 2001년 수퍼보울로 이끌었던 쿼터백 케리 콜린스는 조만간 팀에서 방출될 것이 분명하고 NFL 사상 첫 총액 1억달러 초과계약 기록을 세웠던 드루 블렛소(버펄로 빌스)는 팀과 남은 잔여계약을 재조정해 팀의 연봉부담을 감축시키는데 협력하지 않을 수 없었다. 피츠버그 스틸러스 쿼터백 타미 매덕스는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를 만큼 열이 머리끝까지 뻗쳐 빌 카워 감독과 ‘한바탕’ 설전을 벌였다.
이들 3명의 베테랑은 모두 아직 은퇴를 생각하기에는 젊은 나이임에도 불구, 이번 드래프트에서 소속팀이 1라운드에 유망한 신인 쿼터백을 지명함에 따라 자리를 위협받고 있다는 공동점을 갖고 있다. 콜린스의 경우는 위협정도가 아니라 아예 잡을 빼앗긴 케이스. 자이언츠가 전체 넘버1 지명선수인 일라이 매닝을 영입하자 즉각 자신의 자이언츠 커리어가 끝났음을 안 콜린스는 26일 제너럴 매니저와 면담을 가진 뒤 팀에 작별인사를 했다. 아직 31살로 선수로서 커리어가 창창하고 불과 3년전 팀을 수퍼보울까지 이끌었던 ‘전공’도 빵빵하건만 현실은 냉혹했다. 자이언츠에게 올해 700만달러의 연봉을 받을 콜린스는 감당하기 어려운 ‘사치’가 되어버린 것. 콜린스는 계약 재조정 오퍼를 거부한 뒤 팀과 작별을 고했으나 정작 갈곳은 마땅치 않다. 볼티모어 레이븐스와 달라스 카우보이스 등이 거론되고 있는 정도다.
블렛소(32)의 경우는 27일 빌스와 자의반 타의반으로 잔여계약 재조정에 합의, 연봉은 줄었지만 당분간 팀의 주전 쿼터백 자리는 지킬 수 있게 됐다. 하지만 팀이 1라운드에 지명한 J. P. 라스만(툴레인)을 자신의 잡을 넘겨줘야 할 후계자로 키워야 하는 궁색한 처지가 됐으니 불과 2∼3년전 만해도 리그 최고의 쿼터백 중 하나로 꼽혔던 블렛소로서는 격세지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게 됐다.
그나마 이들은 수백만달러를 받는 고액연봉에 발목을 잡혔다는 점에서 조금은 자위할 수 있는 여유가 있다. 하지만 스틸러스 쿼터백 매덕스(32)의 경우는 그런 위안거리조차 없다. 올해 그의 연봉 75만달러는 NFL 스타팅 쿼터백 가운데 단연 최하위.
지난 2년간 팀의 스타팅 쿼터백으로 활약한 그는 올해 팀이 주전 쿼터백 위상에 맞도록 연봉을 재조정해줄 것을 믿어 의심치 않았지만 스틸러스가 1라운드 11번 지명권으로 쿼터백 벤 로슬리스버거를 지명하자 모든 희망이 사라졌다. 더구나 팀이 드래프트전 1라운드에서 쿼터백을 뽑을 계획이 없다고 밝혔었기에 배신감은 더욱 컸다.
그는 26일 카워감독과 면담할 예정이었으나 너무 화가 치밀어 올라 미팅을 하루 연기해야 했었을 정도. 매덕스가 미팅에서 무슨 요구를 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콜린스와 마찬가지로 자신을 받아줄 팀을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속만 타고 있을 것은 물어볼 필요도 없을 것 같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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