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훈 기자
지난 주 오클랜드 콜로세움 구장에서 양키즈와 A’s의 경기를 관전할 기회가 있었다. 약간 추운 날씨였으나 약 4만여 관중들이 운집, 양키즈와 A’s의 경기를 관전했다. 콜로세움 구장에는 압도적으로 많은 A’s 팬들 사이에서 제법 많은 양키즈 팬들이 섞여 ‘Go yankees’를 외치는 모습도 보였다. 미 전국적으로 수많은 팬들을 확보하고 있는 양키즈는 이날 저력의 명문답게 2-3으로 뒤지던 경기를 9회초에 가볍게 뒤엎고 4-3으로 역전, 양키즈 팬들을 열광시켰다.
양키즈는 이날 오프 시즌 동안에 양키즈에 새로 입단한 A. 로드르게즈가 홈런을 뿜는 등 연봉 2천만불의 몸값을 톡톡히 하는 바람에서 거의 질 뻔한 경기에서 승리, 양키 구단주의 어깨를 으쓱하게 만들었다.
A’s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만만치 않은 전력으로 양키즈등과 막상막하 박빙의 승부를 연출한 바 있으나 올해에는 양상이 조금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A’s는 올 양키즈를 상대로 1승5패, 전력의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부족한 재정에도 불구하고 거의 매년 플레이오프에 오르며 이스트베이 지역의 자존심을 지켜온 A’s의 운명이 올해 부터는 어쩐지 먹구름이 드리우기 시작하고있다.
A’s(팬)는 특히 지난 6일 15년 만에 오클랜드를 방문한 메이저리그 코미셔너 버드 셀리그의 발언으로 더욱 울상이다. 셀리그는 A’s가 팀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콜로세움을 떠날 때가 됐다며 오클랜드 시민들의 자존심을 긁었다. 코미셔너는 A’s가 콜로세움과의 리스가 만기되는 2007년 보다 시장 규모가 큰 산호세 지역으로 옮겨 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시사, 그동안 풍문으로만 떠돌던 A’s의 이전문제를 사실상 표면화 시켰다.
크로니클지의 스포츠 평론가 그렌 디키 역시 11일자 컬럼에서 커미셔너가 옳은 발언을 했다며 A’s의 이전을 편들었다. 그렌 디키는 스포츠도 이제 경쟁력을 유지해 나가기 위해서는 투자가 필요할 때가 됐다며 스타 플레이어를 밥먹듯 팔아먹는 A’s를 비하했다. 양키즈와 애너하임등은 작년 시즌 거금을 풀어 스타 플레이어들을 영입한 덕에 전력이 크게 강화했다. 덕분에(?) A’s는 올 시즌 양키즈를 상대로 1승5패, 애너하임에 2승4패로 밀리려 2류 팀으로 전락한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A’s는 특히 작년 시즌 케이스 펄크라는 마무리 투수를 레드 삭스에 빼앗겨 양키즈를 상대로한 5연 전에서 모두 막판 역전패로 무너졌다. A’s가 작년 시즌 약간의 손해를 감수하고라도 펄크를 붙들어 두었다면 양상은 훨씬 달라질 수도 있었을 것이다. 물론 스포츠는 돈으로 하는 것만은 아니라 하더라도 결과는 언제나 돈과 비례해 나타나고 있다. A’s는 현재 오클랜드 다운타운 구장을 건립 등 오클랜드 잔류를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부족한 시 재정등 결과는 무척 회의적이다. 늦어도 2010년이면 A’s의 유니폼이 바뀔 가능성이 현재로선 매우 높다. 70년대의 황금기를 거쳐 88, 89, 90년 3연속 월드시리즈 올랐던 이스트베이의 영광… A’s 구단의 앞날을 예상하는 기분이 찹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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