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렴한 숙박비 분위기는 ‘쿨’
조립식 주택처럼, 미리 만들어진 작은 방들로 이루어진 새로운 종류의 호텔이 곧 등장한다. 콩깍지나 누에 고치를 연상케 하는 이 작은 호텔 방들은 숙박비가 상대적으로 싸지만 고급스런 디자인 덕에 매우 기능적이라 비행기로 여행하며 어디서나 잘 잘뿐만 아니라 간소한 생활양식을 선호하는 새로운 종류의 고객층에 어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침대 세면대 변기 제공
전화 TV 창문은 없애
가격 9-110달러 다양
절약형 여행객에 인기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낮잠방 젊은층 많이찾아
뉴욕의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에서는 이미 이 새로운 개념의 호텔방을 변형시킨 낮잠방이 운영되고 있다. ‘메트로냅스’라는 이 낮잠방은 피로에 지친 뉴요커들이 20분당 14달러에 잠깐 눈을 붙이게 하고 있다.
뉴욕의 건축가 조엘 샌더스가 디자인한 미니 스토리지 한칸 사이즈의 방은 ‘이지젯’ 항공사를 운영하는 런던의 대기업 이지그룹에 의해 연말께 런던에 ‘이지호텔’로 개업할 예정이며, 런던의 ‘요! 스시’ 식당 체인 또한 비행기 1등석을 연상시키는 ‘요텔’이라는 이름의 조립식 호텔을 디자인하고 있다.
샌더스가 디자인한 100 스퀘어피트짜리 이지호텔 모듈에는 더블 베드와 세면대, 변기, 거울과 샤워가 제공된다. 전화, TV, 창등은 비용 절약을 위해 삭제한 이지호텔에는 로비도 없다. 손님들은 호텔 정문에서 방 열쇠를 받는다. 식당이나 룸 서비스도 물론 없으며 하우스키핑을 원하면 비용을 따로 내야 한다.
현재 핀랜드에서 제작중인 이 방들은 밤새 클럽을 돌아 다니며 놀고 전화는 셀폰을 사용하지 방에서는 6시간도 못되게 머물며 잠이나 자는 젊은층 고객들에게는 충분할 것이라고 이지그룹을 창업한 스텔리오스 하지-이오아누는 자신하고 있다. 숙박료는 비수기 조기 예약시 9달러부터 성수기 막판 예약시에는 110달러까지. 작년 런던시내 호텔의 평균 숙박료는 180달러였다.
그보다 조금 여유 있는 ‘요텔’에는 필요할 때만 펴서 쓸 수 있는 침대와 테이블, 평면 TV와 Wi-Fi, 다운로드할 수 있는 영화와 오디오가 들어간다. 나무등 천연 자재를 많이 사용하며, 넓어 보이도록 욕실에는 사방에 거울과 모자익 타일을 붙이며, 유리벽으로 수면공간과 분리시킨다. 내년에 런던에서 개업할 예정으로 숙박료는 130달러.
이들은 모두 여행객들이 호텔 방에서는 잠만 잘 것이라는 가정 아래 디자인된 것들이다. 반면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의 ‘메트로냅’은 밤잠이 아니라 낮잠만 자도록 디자인됐다. 후드가 달린 멋진 장의자 모양으로 꽉 막힌 감을 주지 않으면서 프라이버시를 느낄 수 있고, 깊은 잠을 자게 하는 평면이 아니라 곡면 바닥에 헤드폰을 통해 뉴에이지 스타일 음악도 들을 수 있다. 장차는 BMW 컨버터블처럼 마감한 고급형도 만들 예정인데, 메트로냅은 현재 이 낮잠용 유닛을 7,950달러에 판매하고 있기도 하다.
한편 인터콘티넨탈 호텔 그룹이 올해말 애틀랜타에 개업할 차세대 저가 부틱형 브랜드 ‘인디고’는 침대가 놓인 사무실 같은 체인 호텔의 모습을 탈피한 고급형 디자인이 특색이다. 일일 숙박료 100달러의 이 호텔은 ‘젯블루’를 선호하며 C 클래스 머세이디즈를 타고 ‘타겟’에서 샤핑하는 알뜰 소비자 계층을 겨냥했다.
호텔리어들은 외관및 평판상 ‘모텔 6’ 수준인 이 새 업소들이 활성화되면 절약형 여행객및 멋쟁이 도시 젊은층 손님들이 모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호텔값이 너무 싸도 혹시 비지떡이 아닐까 두려움을 갖게 되는 요즘, 훌륭하게 디자인된 간결하고 깔끔한 방은 존재 자체가 매력이라는 것이다.
<김은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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