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 굶주린 어린이 “오줌도 마셨다”
중상·탈출시도자 무차별 사살 ‘잔혹’
◎…총과 폭탄으로 무장한 인질범들은 먹을 것과 마실 물을 통제해 인질로 잡힌 어린이들은 오줌까지 마셔야 했다. 부상자들도 치료를 받지 못해 고통에 이를 악물어야 했다. 이들에게 지난 52시간은‘지옥’ 그 자체였다.
인질범들은 ‘러시아 당국이 협상에 나서지 않는다’는 이유로 음식반입을 거부, 인질들은 3일 동안 굶어야 했다. 인질범들은 단 한 차례 한 컵의 물만 제공했다. 풀려난 한 여성은 “배가 고픈 어린이들이 화장실의 수도꼭지에서 물을 마시려는 것도 인질범들은 강제로 막았다”고 말했다. 막 구출된 한 어린이는 “오줌도 마셨다”고 말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인질극이 터진 날은 신학기 개학식 날로 북오세티아 베슬란에 있는 이 학교에는 총 11학년에, 학년마다 75~100명의 학생이 있었다. 학기가 시작되는 이날 저학년 어린이들의 학부모가 대거 개학식에 참석, 학교에는 1,200여명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체첸 반군 정예요원 소행
◎…러시아 북오세티아 자치공화국에서 인질극을 벌인 범인들은 체첸 반군 지도자 휘하 정예요원들로 알려졌다. 이들은 어린 학생들을 총으로 위협하고 폭발물을 터뜨리는 행위를 서슴지 않았다. 겁에 질린 아이들을 사흘째 굶기고, 부상자와 시신들을 바닥에 그냥 방치하는 등 잔인성을 드러내 보이기도 했다.
인질범들은 총으로 위협해 학생과 학부모들을 체육관으로 몰아넣었고 성인남자들은 좁은 복도에 모이게 했다. 약 250명에 달하는 부상자들은 라커룸으로 옮겼다. 부상자 중 180여명이 어린이였다. 부상이 심한 사람은 복도에서 잔인하게 사살됐다.
범인들은 3일 러시아 보안군이 진입, 총격전이 벌어지자 탈출을 시도하는 인질에 무차별총격을 가했다. 범인중 5명이 사살되는 등 수세에 몰리자 13명은 민간인 복장을 하고 인질들 틈에 섞여 학교 밖으로 달아난 것으로 확인됐다.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은“이들 가운데는 얼굴을 가린 여성 자살폭탄 테러범들도 있었고 지휘관들도 있는 듯했다”고 북오세티아 국무부 관계자를 인용 보도했다.
구출작전 알파부대등 투입
◎…인질 구출 작전에 동원된 러시아의 특수부대는 연방보안국(FSB)소속 대테러부대인‘알파’부대와 내무부 산하 대테러부대‘오몬’과 기동타격대인‘소브르’요원들로 2002년 모스크바 극장 인질 사건 진압 요원들이 대거 포함됐다.
이들은 헬기 정찰 지원을 받으며, 3~4명씩 조를 짜 학교로 진입하는 과정에서 반군들과 격렬한 총격전을 벌였다.
알파부대는 지난 1974년 창설이래 국제적인 명성을 쌓아왔다. 항공기 테러나 건물내의 테러범 제거가 주임무로 핵시설 핵발전소 테러에 대항하는‘빔펠’과 더불어 FSB가 자랑하는 특수부대다. 1979년 소련의 아프간 침공시 대통령궁을 기습했으며, 지난 1995년 체첸 반군들의 부다뇨프스크 병원 인질 사건 때도 투입됐다. 특히, 그해 모스크바의 크렘린궁 주변에서 발생했던 현대그룹 연수생 버스 인질 사건에도 투입돼 전원을 구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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