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균·유통과정 문제인 듯
지난 1일(금) 산호세의 한 마켓에서 한국산 라면을 구입한 신정희(가명, 50, 산호세 거주)씨는 라면을 끓이다 라면국물에 벌레가 떠 있는 것을 발견했다. 놀란 신씨는 지난달 9월중순경 구입한 수타면의 다른 한 박스에서 다른 라면봉지를 뜯었다. 그러자 라면봉지에서 살아있는 벌레 여러 마리를 발견했다.
신씨의 제보를 받고 6일(수) 오전 찾아간 기자에게 문제의 수타면을 싼 비닐봉지를 보여주었다. 비닐봉지 안에는 쌀벌레로 보이는 애벌레 여러 마리와 함께 이미 변태한 것으로 추정되는 벌레가 날고 있었다.
신씨는 지난 4일(월) 저녁 라면유통과정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고 삼양라면 본사와 미주 유통업체에 사실정황을 문의하기도 했다.
▲살균과정 vs. 유통과정
본국 삼양라면 해외영업팀의 김공억씨는 지난 6일(화) 오후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문제가 된 라면박스는 지난 5월 6일 원주공장에서 출고해 5월 21일 선적됐으며 6월 1일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한 2,700상자 가운데 하나인 것으로 확인했다”며 “소비자 문의 후 작업일지등을 통해 살균처리시스템과 유통과정을 추적했으나 별 다른 문제점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제조공정에 대해 김씨는 “면은 180도의 팜유로 튀기므로 면에서 유충이 발생할 소지는 없으며 야채스프를 제조할 때 방사선 살균이 아니면 100% 살균이 되지 않는 것이 실정”고 말했다.
이어 김씨는 “살균처리한 스프에서 유통과 보관과정에서의 습도 및 온도 문제로 유충이 발생한 것 같다”며 “라면 및 과자 유통에서 자주 발생하는 핀롤(찢김, 파손 등)문제일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삼양라면의 미주 수입 및 유통업체인 LA의 SC 콘티넨트 코퍼레이션의 여운배 부장은 6일 오후 전화통화에서 “라면의 야채스프에 포함된 야채를 저온 살균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 같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한편 신씨가 구입한 라면 박스는 유통기한이 2005년 5월 26일로 기재돼 있다.
현재 문제의 수타면이 유통이 된 마켓에서는 소비자 제보 직후 수타면을 모두 반품시킨 상태이다. 이 마켓 매니저 심모씨는 “당일 저녁 소비자와 함께 라면을 개봉했을 때 문제가 없었으나 피해자가 추가로 발생할 수 있어 미주 유통업체에 연락을 하고 수타면을 모두 반품했다”고 말했다.
▲원천적으로 해결은 힘들어
삼양라면 회사측에 따르면 라면은 살균과정과 유통과정에서 모두 삼각지대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방사선 살균이 금지된 본국의 살균공법상 살균이 완전하지 않으며 유통과정에서 유충이 부화할 수 있을 소지가 충분히 있다는 것이다. 특히 뚜껑과 용기가 분리된 컵라면의 경우 유충 발생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본국에서도 오마이뉴스(www.ohmynews.com) 의 기사제보란을 통해 라면, 콘플레이크, 비스킷, 참치캔, 사탕류 등의 제품에서 벌레가 발견됐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참고 :http://www.ohmynews.com/articleview/article_view.asp?no=189253&rel_no=1)
<유호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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