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 게임을 하며 자라난 첫 세대가 나이를 먹으며 성인용 비디오 게임들도 늘고 있다. 연간 70억달러 규모의 비디오게임 업계가 이제 10대만이 아니라 평균 연령 29세의 플레이어들에게도 눈을 돌리고 있는 것. 아직 2003년에 판매된 전체 게임의 85%는 누구나 할 수 있는 ‘E’나 10대용을 표시하는 ‘T’ 등급이었지만 시장의 변화를 감안할 때 “비디오 게임이 영원히 순수하고 순결하리라 생각하는 것은 순진한 발상”이라고 오락용소프트웨어협회 회장 더글러스 로윈스틴은 말하고 있다.
‘더 가이 게임’
‘럼블 로우지즈’
‘플레이보이: 더 맨션’
업체들 20-30대 겨냥 선정적 내용 담아 출시
영화 ‘R’등급 넘어… 아동들에 악영향 우려
지난 8월에 출시된 ‘더 가이 게임’. 비키니 차림의 여대생은 첫번째 질문부터 막힌다. “카드에 나오는 ‘킹’ 중에서 콧수염이 없는 것은?” 전혀 모르겠다는 표정의 여대생은 그러지 않아도 아슬아슬한 수영복 윗도리를 바로 잡으며 “스페이드예요?”라고 묻는다. 게임 호스트의 “틀렸습니다”라는 말에 환호하며 휘파람부는 남학생들의 고함과, ‘어머어머’하는 여학생들의 비명이 섞인다. 정답을 맞추지 못한 여학생은 윗도리를 벗어야 하는 것이다.
상으로 여자의 상의를 벗기는등 누드와 명백한 성적 내용을 담은 비디오 게임들이 올 가을들어 주요 게임회사들로부터 잇달아 출시되고 있다. ‘더 가이 게임’과 ‘레저 수트 래리:마그나 쿰 라우데’는 이미 나왔고, 성인용 ‘싱글즈: 플러트 업 유어 라이프’는 온라인 판매에 곁들여 조금 정도를 약화시킨 ‘M’등급 버전을 곧 내놓을 예정이다. 11월에는 ‘플레이보이: 맨션’과 최초의 여성 레슬링 게임으로 낯뜨거운 장면들이 당연히 들어있을 ‘럼블 로우지즈’가 나온다.
주류시장에 나온 것중 가장 선정적인 이들 게임은 성적 내용의 사실적인 그래픽들로도 새로운 선례가 되고 있다. 일부 전문가는 오늘날 최대 인기 오락종목인 비디오 게임에 섹스를 결합시킨 것은 업계가 한단계 진화한 것으로 ‘M’ 등급의 심사 요건을 거친 언사와 폭력에 더해 외설까지 확대시키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참신한 게임 아이디어를 개발하기 위해 ‘탑헤비 스튜디오스’를 2년전에 만들었다는 CEO 제프 스팽언버그는 첫 작품 ‘더 가이 게임’에 대한 평가는 엇갈리지만 매상은 훌륭하다면서 “비디오 누드는 새로운 개념”이라 강조했다. “토플리스가 영화에 처음 등장했을 때도 많은 사람들은 못믿겠다는 반응이었습니다”
올 시즌에 나온 ‘프로 피싱 챌린지’ ‘아웃로 골프 2’ 역시 야한 내용. 코나미의 ‘럼블 로우지즈’는 옷을 거의 벗은 여자 둘이 분수에서 레슬링을 하는, 작년 ‘밀러 라이트’ 맥주의 TV 광고에서 힌트를 얻어 제작된 것으로 출전한 선수들의 아슬아슬한 비키니 차림이 때로 안보이기도 한다.
벗는 얘기에서 플레이보이가 빠진다면 이상한 일. 곧 나올 ‘플레이보이: 맨션’에서 플레이어는 휴 헤프너가 되어 플레이보이 왕국을 건설하지만 게임 내용이 모두 비지니스는 아니다. 구석구석에서 바니들이 등장하고, 게임은 디지털 애니메이션이지만 마지막까지 성공하면 보너스로 진짜 플레이메이트 사진들이 제공된다. 플레이보이 잡지는 10월호에서 이 게임을 비롯한 기타 섹슈얼한 내용이 담긴 비디오 게임에 관한 특집 기사를 게재, 대대적인 선전공세까지 펼치고 있다.
비디오게임에 섹스가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1994년에 ESRB 등급이 실시되기 이전에 이미 성인용 게임들이 나왔었다. 그 원조로1980년대말에 나온, 한량 래리가 돈 많은 여자를 유혹하는 ‘레저 수트 래리’에 이어 비키니 차림 육체파나 창녀들이 등장하는 게임들이 쏟아져 나왔었다. 지난 달에는 툼 레이더 시리즈 제조사 에이도스가 성인용 ‘싱글즈: 플러트 업 유어 라이프’를 온라인으로 출시했다.
이 새로 나온 게임들은 포르노에는 못미치더라도 영화의 ‘R’ 등급은 문제없이 받을텐데, 그 내용 때문에 마케팅 담당자들은 골머리를 앓고 있다. 우선 게임 콘솔 제조사 ‘소니’ ‘마이크로소프트’ ‘닌텐도’의 허가를 받아야 할 뿐만 아니라, 내용 때문에 ‘월마트’나 ‘타겟’ 같은 곳은 꿈도 못꾸고 비디오게임 가게나 인터넷을 통해 배급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일부 비평가들은 이와 같은 성적인 내용의 비디오 게임들은 여자 아이들의 자기 이미지, 남자 아이들에게는 여성에 대한 태도에 나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하지만, 부모들이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해마다 콘솔이나 PC용으로 새로 나오는 게임이 1,000개에 가깝지만 성적인 내용으로 문제되는 것은 극소수이며, ‘M’ 등급과 게임 내용 설명, 부모들의 지도를 통해 아이들의 손에 들어가지 않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은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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