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전만해도 없었던 소비자층이 생겼다”
’클레어스 클럽’의 가구들.
각자 아홉살난 아이들을 데리고 ‘드라이 아이스’ 매장을 찾은 테라사 마이어(왼쪽)와 앨리슨 가줄로.
자기 방 치장 큰 관심
가구도 스스로 선택
8∼14세 ‘tweens’들은
윗세대보다 감각도 세련
틴에이저 및 프리틴을 위한 가구 시장이 커가고 있다. 이 연령대 소비자들이 자신의 주변환경을 꾸미는데 상당한 열의를 보임에 따라 2년전부터 새로운 시장이 형성되고 있는 것.
‘틴 보그’와 ‘틴에이지 리서치 언리미티드’ 조사에 따르면 3학년부터 12학년까지 청소년들은 심부름해서 번 돈, 부모에게 받는 용돈, 친척들에게서 선물로 받는 돈들을 모아 자기 방을 치장할 가구를 구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비싼 것을 살 때는 부모의 도움도 받지만 선택은 온전히 이들의 몫이다. 틴에이저는 물론 소매업자들이 ‘트윈스(tweens)’라 부르는 8~14세 아동들도 자기 방에 들여 놓을 물건은 자랑스럽고, 고집스럽게 스스로 고른다.
작년에 이들이 자기 방 치장에 쓴 돈은 평균 386달러로 10년전에 비해 2배나 증가했다고 청소년 전문 마케팅회사 ‘원더 그룹’은 밝히고 있는데 상인들이 이와같은 추세를 놓칠리가 없어 이 부문에 수많은 창업사들이 진출, 몇몇은 성공을 거두고 있다.
샤핑 몰에서 카트 비지니스를 하다 3년전에 7개, 올해는 40개로 매장을 늘린 청소년 가구 전문 ‘드라이 아이스’는 연간 매출이 3,000만달러에 이른다. 티셔츠에 컬러풀한 원숭이 얼굴을 그려 파는 것으로 시작한 폴 프랭크도 원숭이 얼굴과 해골 무늬 침대 시트및 베갯잇등 트윈스를 위한 침대장식품 캐털로그를 낸 데 이어 최근에는 맨해턴을 포함한 몇군데에 매장을 냈다.
1년전 개설된 파터리 반의 ‘PB틴스’ 웹사이트는 지난주까지 11만7,000명이 클릭했다. PB틴스 부사장 패트릭 윈호프는 “2년전만 해도 찾아볼 수 없던 소비자층이 형성됐다”며 “이제까지 10대들은 자기 방을 장식할 물건을 사려면 ‘아이키아’나 ‘타겟’, 아니면 어른들을 위한 가구점에 가거나 스스로 만들어 써야 했지만 이제는 선택의 범위가 아주 넓어졌다”고 말했다.
틴에이저를 위한 가구및 액세서리를 취급하는 독립매장 ‘미시매시’에서 실패했던 ‘리미티드 투’도 새로 그보다 어린 7~14세층을 겨냥한 ‘저스티스’라는 체인을 가지고 시장에 다시 뛰어 들었다. 벌써 33개나 되고 내년에 12개가 더 늘어날 이 매장에서 가장 잘 팔리는 물건은 7달러짜리 프라이버시 초인종이다. 부모나 형제도 들어오기 전에 누르라는 초인종이다.
그러나 틴에이저나 트윈스가 상대하기 쉬운 손님들은 아니라고 소매업자들은 입을 모은다. 그러나 한가지 분명한 것은 그들의 구매및 자기 방을 장식하는 방법에 대한 부모의 영향력이 아주 적어졌다는 점이다.
‘드라이 아이스’의 스티브 토마스 사장도 “ 나는 어렸을 때 두 형과 방을 함께 썼어요. 가구도 부모님이 결혼할 때 장만했던 낡은 것이었죠”라고 말하지만 미국의 주택 자체가 1970년대에 비해 50%나 커 진 요즘 아이들은 대부분 자기 혼자 쓰는 방을 가지고 있는데다 물건 구입시 행사하는 지배력도 훨씬 커졌다.
블루밍데일 백화점의 실내디자인 담당 부사장으로 이 분야에서 25년간 일한 아일린 조이스는 요즘 아이들은 그 어느 때보다 자기 방 장식에 열심이라고 말한다. “과거에는 부모들이 모두 꾸며줬지만 요즘 부모들은 아이들의 의견을 먼저 물어 봅니다” 조이스에 따르면 10대와 트윈들은 취향이 확연히 다르다. “17세 소녀들이 러플과 캐노피가 달린 침대 좋아하는 반면 13, 14세 아이들은 플랫폼 베드를 더 좋아합니다. 훨씬 현대적이고 세련됐죠” 요즘 아이들의 자기 방 장식에 대한 관심은 사춘기 이전에 시작된다. ‘드라이 아이스’ 매장에는 8세 소녀도 열심히 찾아와 마음에 드는 물건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한편 7~17세 소녀들을 위한 장신구및 액세서리 전문 체인 ‘클레어스’도 ‘클레어스 클럽’을 확대하기 시작, 최근 정규 매장 안에 침실 장식품 섹션을 개설했다. 미니애폴리스 외곽의 ‘몰 오브 아메리카’에서 시작해 1,700개 매장을 갖고 있는 ‘클레어스’는 지난 2주 사이에 ‘클레어스 클럽’ 최초의 독립 매장을 3개나 열었다.
사실 이 연령층 손님들은 까다롭기가 이를 데 없다. 미시간대학의 여성및 성별 연구소가 운영하는 웹사이트 ‘스마트 걸’에는 이들 청소년용 가구에 대한 소녀들의 평가가 자주 올라오는데 자칫 했다간 ‘품질은 별로 좋지 않은데 값만 비싼’ 물건으로 낙인찍힌다.
게다가 이들의 감각은 날로 세련되어가고 있다. 많은 여자 아이들이 이미 패션을 자기 것을 소화하고 다니는 것은 물론 남자 아이들까지도 주택이나 실내 개조에 관한 TV 프로그램을 즐겨 시청하고 있다. 한 조사에 따르면 65%의 틴에이저들이 ‘트레이딩 스페이시즈’’디스 올드 하우스’ 같은 집단장 쇼를 보고 있다.
어쨌든 이들이 행사하는 구매력은 엄청나다. 미국 인구중 6~14세는 2,300만명, 12~19세는 3,200만명이다. 틴에이저의 숫자만 해도 1990년 이후 16.6%가 증가했는데 이들은 이제 자기 방뿐 아니라 집 전체를 단장하는 일에까지 발언권을 강화하고 있다.
<김은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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