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커스 코비 혼자만‘펄펄’…매직 팀웍에 역전패
클리퍼스 무기력한 디펜스로 닉스에 끌려다녀
매직의 그랜트 힐(앞쪽)의 돌파를 저지하던 코비 브라이언트가 파울판정을 받은 뒤 항의하고 있다.
닉스의 스테폰 마버리(왼쪽)가 클리퍼스 코리 머게티를 제치고 돌파해 들어가고 있다.
코비 원맨쇼로는 18점차 리드도 지킬 수 없었다. LA 레이커스가 올랜도 매직과의 원정경기에서 코비 브라이언트의 시즌 최고인 41점 쇼에도 불구, 스티브 프랜시스와 그랜트 힐 등 4명이 20점 이상을 뽑아내는 고른 경기를 펼친 매직에 한때 18점차 리드를 날려버리고 113-122로 역전패했다. 한편 이틀전 적지에서 그때까지 전승가도를 달리던 인디애나 페이서스를 34점차로 대파하는 기염을 토했던 LA 클리퍼스도 뉴욕 닉스와의 원정경기에서 시종 무기력한 경기끝에 96-110으로 완패, ‘역시 클리퍼스’라는 탄식만을 자아냈다.
12일은 LA 농구팬들에게 한숨이 나올 수밖에 없는 우울한 하루였다. 레이커스는 1쿼터 공수에서 거의 완벽에 가까운 경기를 보이며 훌쩍 앞서나갔고 2쿼터 초반 39-21까지 앞서며 적지에서 인상적인 승리를 낚아 올리는 듯 했으나 리드를 지킬만한 뒷심이 없었다. 특히 부상의 악몽에서 회복돼 돌아온 수퍼스타 힐이 왕년의 모습을 되찾아가고 있는 올해의 매직은 쉽게 무너질 호락호락한 팀이 아니었다. 지난 2000년 매직과 계약한 이후 심각한 발목부상으로 인해 첫 4년간 단 47게임에 나서는데 그쳤던 힐은 올 시즌 완전한 컴백을 노리고 있는데 이날 레이커스를 상대로 27득점에 12리바운드, 4어시스트, 4스틸을 기록하며 매직의 컴백을 주도해 커리어 부활의 청신호를 밝혔다. 힐은 이날 2쿼터에서 8점을 뽑아내며 컴백의 시동을 걸었고 트레이시 맥그레이디 트레이드로 로케츠에서 이적해 온 프랜시스가 2쿼터 마지막 9점을 쏟아 넣으며 경기를 뒤집었다. 레이커스는 3쿼터 초반 잠시 리드를 되찾았으나 매직(4승2패)은 13-0 런으로 완전히 경기의 주도권을 휘어잡은 뒤 막판 레이커스의 추격을 힐의 3점포 2방으로 뿌리치고 승리를 지켜냈다. 2연패를 당한 레이커스는 시즌 3승4패로 승률이 5할미만으로 떨어졌다.
한편 적지에서 동부컨퍼런스의 강호 페이서스에 34점차 패배의 수모와 함께 시즌 첫 패를 안겨주며 기세가 등등했던 클리퍼스(3승3패)는 불과 이틀만에 땅바닥으로 추락하며 “역시 클리퍼스”라는 자조적인 탄식을 안겨줬다. 닉스(2승2패)가 스테폰 마버리, 자말 크로포드, 팀 토머스, 마이클 스위니, 제롬 윌리엄스, 앤퍼니 하더웨이 등 6명이 두자리 수 득점을 기록하는 등 전원이 고른 활약을 보이긴 했어도 이날 클리퍼스는 특히 디펜스에서 전혀 열의를 찾아볼 수 없는 무성의한 경기로 시작부터 끝까지 단 한 번도 앞서지 못한 채 일방적으로 끌려간 끝에 참패했다. 코리 머게티(29점), 크리스 윌칵스(21점), 엘튼 브랜드(20점) 등 3명을 제외하곤 모두들 무기력한 플레이로 일관했다. 마이크 던리비 감독은 “경기 전에 (이렇게 될 위험성을) 지적했다. 그런 성공(페이서스에 34점차 승리)에 금세 우쭐하는 자세를 버리지 못하는 것을 보면 우리는 아직 너무 어린 팀인 모양이다”라며 침통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김동우 기자>danny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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