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에 구워 저장해도
고온·다습환경선 5년 못가
흠집나면 아예 읽기 불능
백업 파일 여러개 만들고
사진파일은 종이로 보관
정부선 통합기준 제정 착수
미국의 1억1,500만대나 되는 홈컴퓨터에는 수백만장의 사진, 각 분야를 망라하는 음악, 산더미 같은 e메일 등 어마어마한 양의 자료들이 담겨 있다. 그런데 이 각자의 보물들이 대대로는커녕 앞으로 10년을 보존할 수 있을지가 의문이다. 이미 미국에서 찍히는 사진의 반은 디지털 카메라가 찍고 있고 그 대부분은 PC의 하드 드라이브를 떠나지 못하고 있는 형편인데, 벌써 엄청나게 많아졌고 앞으로 더 많아질 디지털 정보의 보존이 각국 정부, 대기업은 물론 개개인이 모두 직면하고 있는 전세계적 문제로 떠오른 것이다.
미 의회도서관은 이미 거액을 투입하여 장기간에 걸쳐 디지털 자료들을 보존하여 장차 사용될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에 상관없이 읽어낼 수 있는 통합 기준을 마련하기 위한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개인들도 저마다 고심하고 있다. 책상 서랍이나 옷장 속에 구형 컴퓨터, 집 디스크, 3.5인치짜리 디스켓, 그보다 오래된 5.25인치짜리 플라피 등을 쌓아놓고 있는 이들에게 전문가들은 온갖 자료들을 CD에 복사하고 다른 백업 포맷도 마련하라고 권하지만 백업에 쓰이는 매그네틱 테입, CD, 하드드라이브조차 완벽하지 않다. 버너로 구워낸 CD의 경우 고온 다습한 곳에 두면 수명이 5년 정도로 단축될 수 있다. CD에 흠집이라도 날 경우에는 아예 읽을 수가 없게 된다. 종이에 쓰여진 잉크는 흐려져도 읽을 수 있지만 디지털 파일은 망가지면 복원이 불가능하다.
전문 기록보관인이나 사서 같은 이들은 자료를 다른 포맷으로 복사하거나 되살릴 기재와 기술을 갖고 있지만 일반인의 경우에는 나름대로 대책을 강구할 수밖에 없다. 모든 파일을 계속 새로 나오는 컴퓨터와 매체로 옮기는 것, 이제는 쓰지 않는 구형 컴퓨터에 보관하는 것, 정말 중요한 자료는 종이에 프린트해 놓는 것 등이 현재 사람들이 사용하는 방법인데 특히 사진의 경우에는 종이 보관이 설득력을 더해가고 있다. 지금도 필름에서 인화해 뽑은 사진의 경우 잘만 보관하면 75년 동안 변색되지 않으므로 요즘 새로 나오는 사진용 종이의 경우에는 200년쯤 끄떡없다는 것인데 하드 드라이브에 저장해 놓은 디지털 사진에는 그만한 보장이 없다.
그래서 요즘은 현재 가장 통일성 있는 포맷인 웹이 자료보관 방법으로 인기를 얻고 있지만 보관업을 하고 있는 업체가 문을 닫을 경우에는 그 또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결국 현실 세계에서나 가상 현실에서나 이래저래 쓸데없는 자료나 물건들을 끌어안고 고민하느니 필요 없는 것은 얼른 얼른 버리는 것이 슬기로운 삶의 자세다.
<김은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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